배추 모종엔 한랭사를 덮어 주었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39] 항상 김장 채소 심을 때가 되면 날짜와 날씨를 놓고 저울질한다. 때로는 예보가 잘 맞지 않는다고 투덜대지만, 그래도 믿을 건 그것밖에 없으니 최근 예보를 보며 계획을 세울 수밖에. 그렇게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날짜가 8월 28일이었다. 그나마 그때부터는 기온이 조금 내려갈 것 같고, 한랭사를 씌워주면 모종들이 무더운 날씨도 그럭
“이 집 고추는 누런 잎도 없고 어떻게 그렇게 싱싱해요?”[윤용진의 귀촌 일기 138] 텃밭이 있으니 할 일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먹고살려고 짓는 농사가 아닌데도 그렇다. 나야 햇빛이 따가우면 집안으로 쏙 들어오면 그만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대파밭에는 땡볕 아래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있다. 혹시 저러다가 쓰러지는 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누구든 시골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농산
경북 문경의 예약제 다원에 다녀왔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37] 난 커피를 즐겨 마신다. 그렇다고 커피매니아는 아니고, 아침과 점심 식사 후에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정도다. 그것도 숭늉처럼 묽은 아메리카노를. 예전에는 커피를 아예 달고 살기도 했다. 하루에 커피 여섯, 일곱 잔은 기본이었으니까. 또 귀촌 후 한동안은 믹스커피를 즐겨 먹기도 했다. 농사일로 힘들 때 달달한 믹스커피를 마시면
울타리는 고치면 되지만, 허전해진 마음은…[윤용진의 귀촌 일기 136] 올해 토마토 농사는 수확도 못 해 보고 끝났다. 하루아침에 망가진 토마토밭을 보면 속이 끓기도 하고, 한편으론 허탈하기도 하다. 원래 농작물이란 게 심어만 놓으면 저절로 자라는 것처럼 보여도, 때로는 사소한 실수로 허무하게 죽기도 한다. 나 역시 그동안 수없이 많은 농사를 망쳐 봤다. 이력이 쌓인 이후 큰 실수는 하지 않는다지
아마추어가 만든 서랍장…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윤용진의 귀촌 일기 133] 급한 일들은 대충 마무리됐다. 텃밭에는 아직 수확을 기다리는 양파와 마늘, 양배추가 남아 있지만 급히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금 상태로 봐선 며칠 더 기다렸다가 수확해도 될 것 같다. 그렇게 뜸을 들이며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비 오는 날 그동안 미루어왔던 목공 작업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농사도 비 오는 날은 공치는
6월 텃밭, 수확의 계절이 시작됐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32] 6월은 텃밭 작물을 수확하는 시기다. 씨앗을 뿌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수확한다고? 수확은 가을에나 하는 거 아냐? 도대체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웃하실지도 모르겠다. 물론 심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고추나 토마토는 이제야 겨우 뿌리를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텃밭에는 고추나 토마토만 있는 게 아니다. 텃밭 절반쯤에는
욕실 온수기가 고장났다…시골에선 맥가이버가 돼야 한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31] 오래된 시골 단독주택에 살다 보면 보수공사를 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데크가 망가지고, 보일러가 고장 나고, 갑자기 지하수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큰 공사야 전문가를 불러 해결하지만, 소소한 문제들은 내가 직접 처리하곤 했다. 시골에서는 전문가를 찾는 게 쉽지가 않고, 또 매번 전문가를 부르려면 비용도 많이 들기 때
이제 우리 집 사과나무는 ‘이지플’이 아니라 ‘아오리’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30] 4월 중순에 모종을 사러 장에 갔다.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날씨가 제법 쌀쌀하니 양배추, 브로콜리, 비트, 대파처럼 추위에 강한 모종들만 샀다. 요즘은 장에 가면 모종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데, 서로 경쟁하듯 급하게 모종을 사려는 것 같다. 마치 지금이 모종을 심는 마지막 시기인 것처럼! 하지만 언제 어떻게 날씨가 변덕을
수국도 품종에 따라 전지 시기가 달라진다는 걸 알았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29] 우리 집에는 수국이 7그루나 있다. 5그루는 심은 지 10년이 지난 큼직한 수국이고 나머지 2그루는 아직 작다. 작은 수국 두 그루는 꽃이 예쁘다는 말에 몇 년 전에 얻어다 심었는데, 우리 집에 옮겨온 이후 아직까지 꽃이 핀 적이 없다. “이 집은 다른 꽃은 별로 없으면서 유난히도 수국은 많네!” 수국이 활짝 피는 초여름에 우
농자재를 아끼는 나만의 방법![윤용진의 귀촌 일기 128] 집 앞 언덕에는 이른 봄부터 퇴비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드나들었다. 그렇게 많은 퇴비를 갖다 붓는 것을 보면 올해도 고구마 농사를 짓는 건 아닌 게 분명했다. 언 땅이 녹는 이른 봄에 트럭이 드나드는 모습이 주민들에게는 영 달갑지가 않은데, 바로 차바퀴에서 떨어진 진흙으로 도로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트럭 운전수야 퇴
묘목시장에 가서 사과·살구나무를 샀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27] “혹시 올해 묘목시장 개장했나요?” 산림조합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예, 월요일부터 개장했어요!” 드디어 우리 지역에도 묘목시장이 생겼다. 재작년인가 처음 개장했다는데, 해마다 3월부터 5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작년에 뒤늦게 알고 찾아갔는데,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탓인지 남은 묘목이 거의 없었다. 올해는 묘
“올해 텃밭에 감자, 수세미, 작두콩은 안 심을 것이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26] 한 해 농사는 텃밭 계획을 세우는 일로 시작된다. 아직 땅이 꽁꽁 얼어있는 한겨울에 내 마음속에는 이미 봄이 성큼 다가와 있다. 돌이켜 보면 작년에 농사를 망친 건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고, 경험이 쌓인 올해는 분명히 잘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봄이면 막연한 기대 속에 농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면, 농사꾼은 꿈을 먹고 산
여든을 바라보는 옆집 아저씨가 주식을 하고 싶단다…[윤용진의 귀촌 일기 125] “오늘 바쁘지 않으면 점심이나 같이할까?” 오랜만에 옆집 아저씨께서 전화를 하셨다. 그러잖아도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반가운 전화다. 재빨리 준비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동네에 새로 개업한 식당을 찾아갔다. 먼저 있던 식당이 폐업한 이후 오랫동안 문이 닫혀 있던 곳인데, 작년 언젠가부터 실내 공사를 다시 시작했던 것 같다.
한쪽 다리가 저려왔다…의사대신 00에게 물어보고 효과를 봤다[윤용진의 귀촌일기 124] 몇 달 전부터 한쪽 다리와 엉덩이가 저려왔다. 텃밭에서 잠시만 쪼그리고 있어도 다리가 저려왔고, 심지어는 오랫동안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아내는 아픈 나를 보고 위로는커녕 한심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그런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끙끙거리기만 해야 했다. 바로 지은 죄가 있었으니까.
우리집 가훈을 바꿨다![윤용진의 귀촌일기 123] 겨울이 되면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보낸다. 추운 날씨에 감기도 조심해야하고, 혹시 눈이라도 내리면 집안에서 꼼짝도 하지 말아야 한다. 공연히 밖으로 나돌다 미끄러지는 날에는 어디가 부러질지도 모르니까.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니 조심 또 조심이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면 두꺼운 옷을 껴입고라도 무조건 밖으로 나선다. 하루 이틀도
새해에 드리는 기도녹우정에서 띄우는 편지 (70)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돌아보니 감사가 넘친다. 아내를 마님으로 모시고 녹우정에서 꽃심고 채소 기르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아내가 벌에 쏘여 위급한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 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무릎주사를 맞아가면서도 풀 뽑고 씨앗 뿌리는 아내에게 무리하지 말고 살살 하라는 말도 이젠 하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일을... 이제는 그려볼거야[윤용진의 귀촌일기 122] 몇 달 전 친구가 책 한 권을 보내왔다. 친구가 책을 출간했나? 그런데 저자를 보니 친구는 아니고 조금 낯익은 이름이었다. 바로 친구의 아내가 쓴 그림책! 그 책은 색연필로 꼼꼼하게 그림을 그려 넣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적은 그림일기였다. 평생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일! 누구나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자신의 이야
올해 한 해를 마감하며…아내와 여행을 떠났다[윤용진의 귀촌일기 121] 연말이라는데 내 주위의 세상은 조용하기만 하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는 고사하고 동네 분들 얼굴 보기도 힘들다. 추운 날씨에 외출조차 귀찮다는 듯, 모두들 집에 틀어박혀 지내시는 것 같다. 하긴 내 나이에 아직도 막내인 우리 동네에서 무슨 활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우리 집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예전에는 아
월동준비가 끝났다. 이제 봄까지 방학이다!녹우정에서 띄우는 편지 (69) 김장을 하니 텃밭농사 끝이다. 빈 밭에 버려진 무, 배춧잎이 나뒹글고, 잘라낸 옥수수, 수수, 콩대도 지저분하다. 이대로 겨울을 지낼 수 없다. 갈퀴와 괭이를 들고 텃밭으로 내려간다. 버려진 무, 배추잎을 알뜰하게 모으고 옥수수, 수수, 콩대를 모아 버린다. 아내가 내려와 보곤 그냥 두면 썩어서 거름이 될텐데 힘들게 치우느냐
복숭아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윤용진의 귀촌일기 120] 과일 값이 치솟자 다시 유실수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농약 값이야 좀 들겠지만 대신에 맛있는 과일을 실컷 먹을 수는 있을 테니까. 그간 주위에서 과일을 얻어먹기도 하고 마트에서 과일을 사 먹기도 했지만, 예전에 내가 직접 키워 먹었던 시절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거기에다가 아내의 부추김도 한 몫을 했다. “과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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