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농자재를 아끼는 나만의 방법!

더농부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트래픽뷰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윤용진의 귀촌 일기 128]

집 앞 언덕에는 이른 봄부터 퇴비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드나들었다. 그렇게 많은 퇴비를 갖다 붓는 것을 보면 올해도 고구마 농사를 짓는 건 아닌 게 분명했다. 언 땅이 녹는 이른 봄에 트럭이 드나드는 모습이 주민들에게는 영 달갑지가 않은데, 바로 차바퀴에서 떨어진 진흙으로 도로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트럭 운전수야 퇴비만 실어 나르면 그만이고, 외지인인 밭주인은 한참 뒤에야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집 앞에 떨어진 진흙을 치우며 조금은 툴툴거린다. 농사를 짓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지만, 그래도 이웃을 조금은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난주부터 사람들이 밭에 뭔가를 심는 모습이 멀리 보였다. 아직 3월인데 뭘 심는 거지? 궁금해서 가까이 가봤다. 역시나 대파다. 작년에 대파 가격이 좋았다고 하더니만 올해도 대파를 심나 보다. 그런데 대파를 심은 방법이 조금 특이하다. 작년에는 비닐 없이 대파를 심었는데 올해는 비닐을 부분적으로 씌었다. 대파줄기는 흙으로 덮어줘야 하얗게 변하는데, 나중에 북주기(흙덮기)를 하기 쉽게 비닐 양쪽 끝에 대파를 심었나 보다. 역시 농사법이란 건 환경에 따라 계속 바뀌는 것 같다.

나중에 북주기 쉽게 대파를 비닐 양 끝에 심었나 보다. ©윤용진

봄이 되면 항상 분주하기 마련인데, 올봄에는 여유가 있다. 감자 하나 심지 않는 건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푸근하다. 그동안 너무 일에 치여 살았나 싶기도 하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완두콩을 심고, 4월 중순에 심을 당근, 열무, 아욱 밭을 만들고, 끝으로 5월 초순에 심을 고추, 토마토 밭을 만들면 된다.

집에 남아 있는 퇴비는 올해 몽땅 다 써버리고, 앞으로는 퇴비 없이 농사를 지어볼 생각이다. 흙을 좋게 만드는데 퇴비가 좋다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무거운 퇴비를 뿌려주는 게 점점 만만치가 않다. 자칫 장비 없이 몸으로 퇴비를 뿌려주다가는 허리가 먼저 망가진다.

얼마 전 지인 과수원에 놀러 갔다가 퇴비가 이미 뿌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와, 퇴비를 뿌려주느라 고생하셨네요!” 그러자 지인은 “요즘은 퇴비를 주문만 하면 알아서 직접 뿌려주기까지 해요.” 하신다. 대부분 노인들만 있는 시골이니 꼭 필요한 서비스다. 다만 퇴비를 뿌려주는 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고, 주문 물량도 많아야 한단다. 퇴비가 조금 필요한 소규모 농가에서는 본인이 직접 뿌려야 하고.

그동안 사용하고 남은 퇴비들. 올해 다 써버릴 생각이다. ©윤용진

그러고 보니 우리 집은 5년 전에 퇴비 두 팔레트를 구입했었다. 퇴비장 옆에 쌓아두고, 그동안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 썼는데 이젠 거의 바닥이 났다. 따지고 보면 퇴비는 거름기가 별로 없다. 대신에 유기물이 많아 미생물이 살기 좋고, 또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토양개량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흙이 부드러운 우리 집 텃밭은 이미 그 조건을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농사지으며 갖다 부은 퇴비만 해도 몇 톤은 되니까.

반면에 완숙되지 않은 퇴비는 오히려 작물에 악영향을 미친다. 발효가 덜 된 퇴비는 심하게 냄새가 나는데, 밭에 뿌려주더라도 오랫동안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만약 퇴비가 흙속에서도 계속 발효가 일어난다면, 이때 발생하는 가스로 농작물이 시들어 죽기도 한다. 따라서 퇴비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면, 퇴비를 일 년쯤 보관했다가 사용하든지 미리 밭에 뿌려주어 가스가 충분히 날아가도록 해줘야 한다.

퇴비를 완두콩밭에 뿌려주었다. 역시 퇴비를 나르는 건 힘들다. ©윤용진

올해로 퇴비를 뿌려주는 일은 끝내고, 앞으로는 비료와 액비, 미생물제만을 사용해 보려 한다. 그 방식이 일하기도 쉽고 비용도 조금이나마 적게 든다. 요즘에는 이상기후 탓인지 비료보다는 농약 값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농자재를 사용하면 비용을 조금 더 절약할 수 있다.

어제는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서 EM, 미네랄 액, 아미노산, 그리고 고초균을 얻어왔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좀 이르지만, 때가 되면 값비싼 인산칼슘도 무상으로 준다. 액비를 얻으러 건물 안에 들어가 보니 미생물 생산시설이 어마어마하다. 집에서 이들 자재를 만들려면 적어도 몇 달이 걸리는데, 이곳에서는 며칠이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혹시 무상으로 주는 거라 효과도 별로 일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경험상 이들 농자재의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좋다.

튼튼한 폐어망을 그물망으로 사용했다. 여기에는 뭘 심을까? ©윤용진

농자재를 아끼는 방법을 궁리하다 보니,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은 뜻밖의 선물도 있다. 어촌에서 폐기해야 할 물건이나 자재들이 때로는 시골에서 훌륭한 농자재로 변신하기도 한다. 바닷가에 버려져 악취를 풍기는 게 껍질로는 키토산 액비를 만들 수 있고, 생선 폐기물은 아미노산 액비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 어촌에서 처리하기 골칫거리라던 폐그물이 우리 집에서는 훌륭한 그물망으로 탄생했다.

작년에 너구리가 땅콩을 파먹었다는 말을 들은 지인이 폐어망을 울타리로 사용하라며 가져오셨다. 그런데 말이 폐어망이지 끊어진 곳도 없고 멀쩡해 보였다. 더구나 그물이 어찌나 튼튼한지 멧돼지도 뚫지 못할 것 같았다. 다만 그물코가 너무 커서 작은 너구리라면 충분히 드나들 수 있어 보였다. 큰 너구리만 우리 집을 찾으란 법은 없으니까. 아무래도 폐어망을 너구리 방지용으로 사용하기는 어렵겠고, 어디에 쓰면 좋을 지 고민하다가 딱 좋은 사용처를 찾아냈다. 바로 오이 망 대용품으로!

오이나 단호박, 수세미와 같은 넝쿨작물에는 그물망을 설치해야 한다. 그간 나는 오이 망을 구입해 사용해 왔는데, 오이 망은 단호박이나 애플수박처럼 무거운 열매를 매달기에는 약한 것 같다. 더구나 오이 망은 수명도 짧아 해마다 수확이 끝나면 망을 철거하고, 봄이 오면 또다시 새 오이 망을 설치해야 했다.

반면에 이번에 얻은 폐어망 양옆에는 굵은 줄도 있어 망이 늘어지지도 엉키지도 않고, 폭도 2미터는 족히 된다. 굳이 돈 들여가며 비싼 농자재를 구입하기 보다는 폐자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비 한번 오더니만 수선화가 예쁘게 꽃을 피웠다. ©윤용진

밭 만들기를 일부 끝내고, 단호박, 마디호박, 울타리 콩 심을 자리에 폐어망을 설치했다. 그물망이 워낙 튼튼해서 열매가 무거운 작물을 심어도 될 것 같다. 울타리 콩 대신에 애플수박을 심어볼까? 앞으로 우리 집은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폐기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 한 번이면 충분할 테니까.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그물코가 15cm나 되니 도대체 어떤 고기를 잡던 그물망이지? 틀림없이 작은 물고기는 그물 사이로 빠져나갔을 텐데. 그물망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싱싱한 생선회가 당기는 하루다.

비 한번 오고 나더니 주위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마당에는 벌써 노란 수선화 꽃이 삐죽이 얼굴을 내밀었다. 어느새 봄이 한껏 무르익었다.

▼윤용진 작가의 「귀농 귀촌인을 위한 실전 텃밭 가꾸기」를 만나 보세요. ▼

글·사진=윤용진(농부·작가)

정리=더 농부

author-img
더농부
content@viewcash.co.kr

[여행맛집] 랭킹 뉴스

  • 서울 세디치 맛집, 성수동 마스카포네 뇨끼의 진수
  • 군위군 펜션 추천 2026 베스트 여행지, 이번 시즌 가볼 만한 곳
  • 발리 남부투어코스 체크아웃 투어 타나바락 해변 울루와투 사원까지
  • 김치 부대찌개 재료 푸짐한 스팸 김치찌개 레시피
  • 전남 명사십리제2야영장, 여름 방풍림 해변 캠핑 명소
  • 성남시 래프팅 즐기는 방법과 도심 속 자연 명소 6곳

당신을 위한 인기글

  • 李대통령이 ‘좋아요’ 누른 유시민의 청년층 향한 “너희는 쓰레기” 영상
    李대통령이 ‘좋아요’ 누른 유시민의 청년층 향한 “너희는 쓰레기” 영상
  • 국민의힘 유용원, 과거 ‘핵잠수함’ 계획 유출이어 이번에도 또 유출…’논란’
    국민의힘 유용원, 과거 ‘핵잠수함’ 계획 유출이어 이번에도 또 유출…’논란’
  • DMZ 지뢰 문제 제기한 한동훈에 “모르면 닥쳐라”라고 흥분한 인물 정체
    DMZ 지뢰 문제 제기한 한동훈에 “모르면 닥쳐라”라고 흥분한 인물 정체
  • 50년째 미스터리인 육영수 여사의 죽음…왜 박정희 자작극설이 나왔나?
    50년째 미스터리인 육영수 여사의 죽음…왜 박정희 자작극설이 나왔나?
  • 민간인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에 연루된…유시민의 부끄러운 과거
    민간인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에 연루된…유시민의 부끄러운 과거
  •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 DMZ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이 깨어나자마자 한 말
    DMZ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이 깨어나자마자 한 말
  • 한국인 99%가 모르는…美이 부러워 하는 北멸망시킬 한국군 특수부대
    한국인 99%가 모르는…美이 부러워 하는 北멸망시킬 한국군 특수부대

당신을 위한 인기글

  • 李대통령이 ‘좋아요’ 누른 유시민의 청년층 향한 “너희는 쓰레기” 영상
    李대통령이 ‘좋아요’ 누른 유시민의 청년층 향한 “너희는 쓰레기” 영상
  • 국민의힘 유용원, 과거 ‘핵잠수함’ 계획 유출이어 이번에도 또 유출…’논란’
    국민의힘 유용원, 과거 ‘핵잠수함’ 계획 유출이어 이번에도 또 유출…’논란’
  • DMZ 지뢰 문제 제기한 한동훈에 “모르면 닥쳐라”라고 흥분한 인물 정체
    DMZ 지뢰 문제 제기한 한동훈에 “모르면 닥쳐라”라고 흥분한 인물 정체
  • 50년째 미스터리인 육영수 여사의 죽음…왜 박정희 자작극설이 나왔나?
    50년째 미스터리인 육영수 여사의 죽음…왜 박정희 자작극설이 나왔나?
  • 민간인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에 연루된…유시민의 부끄러운 과거
    민간인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에 연루된…유시민의 부끄러운 과거
  •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 DMZ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이 깨어나자마자 한 말
    DMZ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이 깨어나자마자 한 말
  • 한국인 99%가 모르는…美이 부러워 하는 北멸망시킬 한국군 특수부대
    한국인 99%가 모르는…美이 부러워 하는 北멸망시킬 한국군 특수부대

추천뉴스

  • 1
    한국 여자농구,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일본 꺾고 정상 탈환

    연예 

  • 2
    북한 리광천 감독, 일본 축구 판정 불만…“페어플레이 맞나”

    스포츠 

  • 3
    최민석 9K·박준순 3안타…한국 야구, 중국 잡고 한일전 결승

    스포츠 

  • 4
    전기차 사려다 멈칫… 제주 전기차 보조금, 8월에 벌써 소진?

    차테크 

  • 5
    “박지수도 박지현도 없는데 금메달?” 11명만 데려간 여자농구, 중국 꺾더니 일본 안방까지 뒤집었다.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효자종목으로 등극한 농구, 아이치·나고야 AG서 금3 동1 획득

    스포츠 

  • 2
    '황금세대' 女농구, 박지수·박지현 없이 中·日 넘고 정상 우뚝

    스포츠 

  • 3
    한국 여자 농구, 일본 맹추격 뿌리치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금메달 획득

    스포츠 

  • 4
    최민석 1회 1실점 버텼다…한국 야구, 중국에 4-1 역전

    스포츠 

  • 5
    아빠등에 껌딱지 처럼 붙어있는 이 아기는 세계 1위 슈퍼스타가 됩니다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