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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맛있는 배추김치를 만드는 법, 입동부터 소설까지 한 달 남짓…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었습니다.
하나하나(11)의 재료가 모여 김치가 지닌 22가지 효능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11월 22일로 정해졌다는데요. 김치산업진흥법에 근거한 식품 분야의 첫 법정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김장철이 본격적으로 무르익는 이 시기에 매년 저는 같은 질문을 떠올립니다. 왜 김장은 늘 겨울 직전이어야 할까요?
김장은 해마다 입동(11월 7일)과 소설(11월 22일) 사이에 집중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한 해 농사가 끝나고, 배추의 속은 단단히 차오릅니다. 한국인은 이 짧은 시기를 ‘올해 김치 맛’을 결정하는 골든타임으로 여겨왔다고 합니다.
배추가 가장 맛있게 영글기 때문
계절에 따른 배추의 특성 ©매경헬스
김장 배추라고 들어보셨나요?
배추는 수확 시기에 따라 김장 배추, 여름 배추, 봄 배추, 월동 배추 등으로 나뉘는데요. 해마다 가을에 가장 좋은 품질을 보입니다. 김장 배추는 초여름에 모종을 심어 11월 전후에 수확하기 때문에 잎의 결이 단단하고 수분과 당도가 균형을 이루는데요. 아삭함이 유지되면서도 절였을 때 과하게 물러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땅이 서늘해지는 10~11월엔 병해가 줄어들고 작물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 맛이 안정됩니다. 같은 배추라도 초가을 수확분은 조직이 물러지고 한겨울 수확분은 얼어 손상되기 쉽겠죠.
김장철이 자연스럽게 11월로 고정된 이유입니다.
저장에 최적화된 계절이 발효와 보존의 안정성을 높인다
이맘때에 김장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계절적 특성입니다.
예전에는 장독대가 김치를 보관하기 위한 자연 냉장고였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치는 서늘한 온도가 유지될 때 가장 이상적으로 숙성됩니다. 0~4℃의 저온에서 유산균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신맛과 감칠맛이 균형을 잡는다 합니다. 겨울이 다가오는 11월은 기온이 땅속 저장고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가는 시기인데요.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는 땅을 깊게 판 저장고와 장독대가 김치의 최적 숙성실 역할을 했습니다. 낮은 온도는 부패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산균 발효 속도를 안정적으로 조절해 몇 달 동안 김치를 상하지 않게 하는 자연 냉장고였던 것이죠.
김치의 발효 단계와 각종 특성의 변화 ©최홍식
발효도 계절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유산균이 늘어나는 양에 따라 초기, 적숙기, 과숙기, 산폐기 김치로 나뉘는데요. 초숙 단계에서는 재료 본연의 향이 살아 있고, 적숙 단계에서 유산균이 폭발적으로 늘며 김치의 맛이 절정에 이릅니다. 숙성이 깊어지면 락토바실러스가 산미를 조절하고 묵은지 단계에서는 효모와 젖산균이 어우러져 깊고 구수한 향을 만듭니다. 겨울철 저장 환경이 이 모든 변화를 가장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김장은 한 해를 정리하고 관계를 잇는 공동체 의례
김장은 우리 민족에게 한 해의 끝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장은 우리 민족에게 음식을 만드는 행사를 넘어, 한 해의 끝을 정리하는 의례의 역할을 합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수십 포기의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버무렸습니다. 물자가 귀했던 시절엔 밥과 김치가 식사의 중심이었기에 김장은 ‘반양식’이라 불렸다는데요. 어느 집이든 부담이 적지 않은 대작업이었고, 자연스레 가족·이웃이 서로의 손을 돕는 김장 공동체 문화가 형성됐습니다. 김장을 마친 뒤 김치를 조금씩 나누는 풍습은 고마움과 연대를 상징했고,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정서를 보여주는 문화로 남아 있습니다.
더농부 인턴 남신이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
세계김치연구소, 『우리 김치 바르게 바르게』
세계김치연구소,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
박채린, 『한국 김장문화의 역사, 의미, 전개양상』
동아일보, 『왜 하필 추운 겨울에 김장을 담글까』
매경헬스, 『김장, 왜 배추로 담글까? 김치 이모저모』
한국농협김치, 『김치정보』
최홍식, 『김치의 발효와 식품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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