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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무는 왜 유독 더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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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8]

‘겨울 산삼’ 무···추위가 만든 무의 생존 전략

겨울에 무국을 끓이거나 동치미를 담글 때,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은근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흔히 이런 말도 하죠. “겨울 무는 썰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고요. 같은 무인데도 계절에 따라 맛이 달라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겨울 무는 정말 더 단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사실 이 차이는 기분이나 조리법의 문제가 아니라, 겨울이라는 환경 속 무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무는 ‘양분을 저장’하는 작물이다

겨울철 노지에서 자란 무는 다른 계절의 무보다 당 함량이 높고 육질이 치밀한 특징을 보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무가 어떤 작물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무는 잎채소가 아닙니다. 땅속의 뿌리가 비대해진 채소로 생육 과정에서 만든 양분을 뿌리에 저장하는 작물입니다. 자라는 동안 잎에서 광합성으로 만든 에너지를 바로 소비하지 않고, 뿌리에 차곡차곡 쌓아 두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무는 우리나라에서 배추, 고추, 마늘과 함께 즐겨 먹는 4대 채소 중 하나입니다. ©농사로

이 때문에 무는 자라는 환경이 달라지면 뿌리에 저장되는 양분의 양과 형태가 함께 달라집니다. 기온·토양 상태·생육 속도 등 조건에 따라 무의 조직과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즉, 무는 계절과 환경의 영향을 고스란히 품고 자라는 채소이며 겨울 무의 맛 변화 역시 이 저장 구조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무의 육질

: 무 속 조직의 구조와 밀도를 의미합니다. 무의 육질이 치밀하다는 의미는 조직 사이에 빈 공간이 적고 수분이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추위가 오면, 무는 ‘전분’을 ‘당’으로 바꾼다

겨울이 되면 무가 자라는 환경도 달라집니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땅속 온도 역시 낮아지고, 뿌리 속 세포는 얼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때 무는 뿌리에 저장해 두었던 전분을 포도당·자당 같은 가용성 당으로 바꾸기 시작합니다. 전분은 평소에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추운 환경에서는 당의 형태가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 가용성 당

: 가용성 당은 보통 물에 녹아 가용성 고형분(가용성 탄수화물)으로 측정되는 당(주로 단당류)을 뜻하며, 식품의 당도·농축도(°Brix)와 밀접한 개념으로 쓰입니다.

보관해 두던 ‘전분’을 추위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당’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더농부

이렇게 만들어진 가용성 당은 세포 속 수분 균형을 맞추고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것을 줄이며 저온에서도 조직이 손상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무는 추워질수록 뿌리 속 에너지의 쓰임새를 바꾸는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 속 당 함량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우리가 느끼는 단맛도 한층 극대화됩니다. 즉, 겨울 무의 단맛은 추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맛은 늘고, 매운맛은 줄어든다

겨울 무는 매운맛이 덜 자극적이고 상대적으로 단맛이 더 잘 느껴집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의 매운맛을 내는 주된 성분은 ‘이소티오시아네이트(isothiocyanate)’ 계열입니다. 이 성분은 무 속에 원래부터 매운맛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손상될 때 효소 반응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무가 자라면서 축적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물질이 잘리거나 씹힐 때 효소와 만나 이소티오시아네이트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은 생육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기온이 높고 생육 속도가 빠를수록 무의 대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글루코시놀레이트 축적과 효소 반응도 증가합니다.

조건

대사 과정

매운맛 성분

기온·생육 속도↑

활발

증가 경향

기온·생육 속도↓

완만

감소 경향

반대로, 겨울처럼 기온이 낮고 생장이 느린 환경에서는 이러한 대사과정이 완만해지면서 매운맛 성분의 생성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그 결과 겨울 무는 매운맛이 덜 자극적이고 상대적으로 단맛이 더 잘 느껴지며 오래 끓이거나 조려도 맛의 균형이 잘 유지되는 것이죠. 그래서 겨울 무는 국이나 조림처럼 열을 가하거나 시간이 필요한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 유황화합물(Allyl Isothiocyanate)

: 무의 매운맛은 유황화합물(Allyl Isothiocyanate) 때문입니다. 이 유황화합물은 양파에도 많이 들어 있는 성분으로 식물이 땅속의 양분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황을 함께 흡수하기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겨울 무는 ‘동삼(冬蔘)’이라 불렸다

전통 식치에서는 겨울에 자란 무를 ‘동삼(冬蔘)’, 겨울 산삼이라 불러왔다고 전해집니다. 추운 환경에서 자란 겨울 무는 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해 몸에 작용하는 힘도 강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죠. 전통적으로 겨울 무의 성질은 ‘하기(下氣)’, 기운을 위로 띄우기보다 아래로 내려 몸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는 식재료로 설명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겨울 무는 차분한 기운이 필요한 겨울철에 귀하게 쓰이던 식재료였습니다.

맛있는 겨울 무 고르는 법

✅무는 무거운 것이 좋습니다. 무가 무거울수록 바람이 들지 않은 무이며, 바람이 든 무는 두드렸을 때 퐁퐁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무청에 가까운 위쪽 부분이 녹색이 진할수록 당도가 높은 무입니다. 무청에 가까운 부위가 가장 단맛이 강하며 수분이 많습니다.

오늘 지식채널ⓐ, ‘겨울 무는 왜 유독 달아질까’ 이야기 어떠셨나요?

평소 궁금했던 질문이 조금은 정리되셨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궁금증을 풀어볼까요?

우리가 자주 먹는 농식품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더농부 인턴 조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겨울 산삼, 무! 이렇게 먹으면 기침가래에 명약됩니다. 무우즙 효증」

농식품 올바로, 「농산물 효능」

aT KAMIS, 「식재료 백과(마키위키)」

농촌진흥청, 「농업기술길잡이 126. 무」

농사로, 「안정적인 월동 무 재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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