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252
용도별 땅콩 품종 특성 및 활용 방안
땅콩은 견과류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콩과 식물로 땅속에서 열매가 맺히는 작물입니다. 우리 식탁에서는 주로 볶은 땅콩이나 땅콩조림과 같은 반찬으로 익숙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기름, 버터, 소스 등 다양한 식품의 원료로 폭넓게 쓰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건강한 지방과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땅콩버터, 땅콩기름, 새싹 땅콩 등 활용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볶음용, 풋땅콩용, 가공용, 혼반용 등 용도별 특성을 살린 품종을 개발·보급하고 있습니다. 땅콩의 기본적인 특성과 함께 볶은 땅콩, 풋땅콩, 땅콩버터, 밥에 넣는 땅콩의 특성과 기능성, 품종별 차이, 섭취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땅콩, 어떤 식품일까?
땅콩은 콩과에 속하는 1년생 작물로, 꽃이 핀 후 수정된 자방이 땅속으로 파고들어 그곳에서 열매가 자라는 독특한 생육 특성이 있습니다. 식물학적으로는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대두, 팥, 녹두와 같은 콩의 일종이지만 지방 함량이 높고 고소한 맛이 강해, 많은 분이 호두나 아몬드와 함께 견과류처럼 인식하고 있습니다. 영양 측면에서는 땅콩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식이섬유, 지용성 비타민, 각종 폴리페놀이 풍부하여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인 동시에 기능성을 가진 식품으로도 의미가 깊습니다.
한 줌의 영양과 고소함, ‘볶은 땅콩’
‘신팔광’ 농가 재배 사진 ©국립식량과학원
먼저 볶은 땅콩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형태의 땅콩입니다. 볶는 과정에서 수분이 줄어들고 열에 의한 변성으로 특유의 고소한 식감과 풍미가 살아납니다. 볶음 땅콩에 적합한 품종은 대체로 알의 크기가 적당하고 일정하며, 볶았을 때 향과 맛이 잘 살아나는 방향으로 육성됩니다. 같은 볶은 땅콩이라도 품종에 따라 알의 크기, 식감, 고소한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올’ 땅콩(우) 식물체, 꼬투리, 종실 사진 ©국립식량과학원
대표 품종으로는 현재 전국적으로 가장 보급이 많이 된 ‘신팔광’ 품종과 고올레산 품종 ‘해올’이 있습니다. 특히 고올레산 특성을 지닌 품종은 지방의 산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볶은 뒤 보관하는 동안 산패가 더 천천히 진행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중에서 볶은 땅콩을 구매할 때는 원산지와 유통기한뿐 아니라, 가능하다면 품종이나 가공 방식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하면 품질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삶거나 쪄서 먹는 땅콩, ‘풋땅콩’
풋땅콩은 땅콩이 아직 완전히 여물기 전인 여름철부터 이르게 수확하여 말리지 않고 유통되는 땅콩을 가리킵니다. 이 시기의 땅콩은 수분이 많고 조직이 부드러워, 삶거나 쪄서 먹기에 특히 적합한 편입니다. 꼬투리째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 먹는 풋땅콩은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며, 밤을 연상시키는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 덕분에 간식이나 술안주로 인기가 있습니다. 보통 볶은 땅콩에서 벗겨내는 땅콩의 속껍질(종피)에는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삶은 땅콩은 이러한 속껍질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어 땅콩 알이 가지고 있는 온전한 영양 성분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풋땅콩용 ‘고원1호’(좌), 조리한 풋땅콩(우) ©국립식량과학원
풋땅콩용 품종으로는 생육이 빠르고 크기가 큰 ‘고원1호’와 같은 품종이 있습니다. ‘고원1호’는 알이 굵고 쓰러짐에 강하며 풋땅콩으로 수확했을 때 수량성이 높아 풋땅콩 재배에 장점이 많은 품종입니다.
갈아먹는 땅콩, ‘땅콩버터’
땅콩버터(땅콩잼)는 볶은 땅콩을 곱게 갈아 만든 스프레드를 일컫는 말로 실제로 유제품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질감과 용도가 버터같이 쓰여 ‘땅콩버터’라는 말로 불립니다. 빵에 바르거나 과일과 채소, 크래커 등에 곁들여 먹는 등 활용 범위가 넓은 식품입니다. 땅콩버터는 빵에 바르는 방법 외에도, 우유나 요거트, 오트밀에 한 스푼 넣어 섞어 먹거나, 간장과 식초, 꿀을 더해 샐러드 드레싱이나 소스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시판 제품 중에는 설탕과 식물성 유지가 많이 들어 있는 제품의 경우, 열량과 나트륨, 포화지방 섭취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땅콩의 풍부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만으로 만들어진 가공품으로 땅콩버터의 성분표에서 땅콩 함량과 첨가물 비율을 확인해 가능한 한 단순한 조성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땅콩버터 보관온도에 따른 저장기간, 품종별 과산화물가 변이 ©국립식량과학원
땅콩버터는 볶은 땅콩을 그대로 갈아서 만들어지는 가공품으로 영양과 품질이 원료가 되는 땅콩에 따라 다양해집니다. 고올레산 땅콩을 원료로 사용한 땅콩버터는 올레산 비율이 높아 보관 시 산화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더 우수하며, 저장 중 품질의 변화에도 더 유리한 특성을 나타내었습니다. 이러한 올레산은 올리브유의 주요 지방산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일반 땅콩에 비해 올레산의 비율이 높은 고올레산 땅콩 품종은 땅콩버터와 같은 가공 제품의 용도로 적합합니다.
땅콩의 주요 품종별 지방산 조성 ©국립식량과학원
땅콩버터에 적합한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고올레산 품종인 ‘케이올2호’와 ‘해올’이 있습니다. 두 품종 모두 지방산 중 올레산 비율이 80% 정도로 높은 편이며, 일반 품종 대비 땅콩버터나 기름으로 제조하여 산화안정성을 비교했을 때 우수성을 나타냈습니다.
‘밥’에 넣어 먹는 땅콩?
‘보담’ 땅콩 취반 사진 백미(좌), 10%(w/w)혼합(중앙), 20%(w/w)혼합(우) ©국립식량과학원
가정에서 보통 흰쌀밥에 영양 성분을 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잡곡이나 콩을 섞어서 섭취하고는 합니다. 땅콩은 흰쌀에서 자칫 부족하기 쉬운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을 더해 영양 구성이 한층 균형 있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밥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땅콩은 씹는 재미를 높여 주고, 고소한 향이 쌀밥의 단맛과 어우러지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쌀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조리할 때는 쌀을 씻은 뒤 평소보다 물을 조금 더 잡고, 미리 불려 둔 땅콩을 함께 넣어 밥을 지으면 됩니다.
혼반용 검정 땅콩 ‘보담’(좌), ‘흑찬’(우) ©국립식량과학원
농촌진흥청에서는 밥에 넣어 먹기 부담스럽지 않은 작은 소립의 혼반용 땅콩 품종 ‘흑찬’과 ‘보담’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두 품종은 땅콩의 종피 색이 검정콩과 같은 검은색으로 땅콩 종피의 안토시아닌이 밥물과 함께 우러나며 건강을 더해줍니다. 땅콩 종피에 함유된 여러 영양기능성분으로 함께 취반 시, 항산화능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단백질 함량과 무기질 함량도 함께 높아지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흑찬’ 혼반 비율에 따른 항산화능 변이(좌), ‘흑찬’ 혼반 비율에 따른 주요 무기질 변이(우) ©국립식량과학원
맺음말
땅콩은 우리 식생활에서 간식과 반찬, 각종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땅콩의 활용성으로 볶음 땅콩, 풋땅콩, 가공용, 혼반용 등 용도에 적합한 땅콩 품종과 각 품종이 지닌 기능성 성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땅콩을 단순한 심심풀이 땅콩으로만 보기보다, 다양한 품종의 특성을 살려 다채롭게 먹어 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땅콩의 색다른 매력을 접할 수 있는 영양 가득한 식탁을 만들어보세요!
글=오은영 국립식량과학원 소득식량작물연구소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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