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자율주행 트렌드는 테슬라 주도의 ‘카메라 중심’
카메라 만으론 역부족, 라이다 필요하다는 리비안
카메라가 못 보는 것도 탐지, 절대 빠져선 안 돼
요즘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자율주행 트렌드는 명확하다. 센서를 잔뜩 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 중심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한때 미래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여겨지던 라이다(LiDAR)는 가격과 내구성, 통합 난이도 등의 문제로 완성차 업체들에게 점점 외면받는 분위기다. 테슬라는 이미 라이다는 물론 레이더까지 제거한 ‘카메라 온리’ 전략을 공식화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같은 전통의 강자들조차 라이다를 제외하고 카메라+레이더 조합만 남기는 선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회사가 있다. 바로 리비안이다. 리비안은 최근 열린 자율주행 & AI 데이 행사에서 “라이다 없는 자율주행은 불완전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메라만 사용했을 때와 라이다를 함께 사용했을 때의 인식률 차이를 실제 시연 영상으로 공개했다. 리비안의 이 같은 메시지는 라이다 제거에 열을 올리는 자동차 업계에 던지는 질문과도 같다. 자율주행이 인간보다 안전할 수 있으려면, 인간이 볼 수 없는 것까지 볼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한 게 아닌가 라는 것이다.
비싸고 사용도 어려운 라이다
업계는 라이다를 빼는 움직임을 보이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라이다는 기본적으로 수십만 원에서 고급형은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가 센서다. 차량 한 대에 여러 개가 필요하다 보니 라이다가 들어가는 순간 차량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같은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엔 탑재 가능하겠지만, 일정 수준의 가격을 넘어갈 수 없는 대중차나 엔트리급 전기차에서는 사실상 적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충격과 진동, 악천후 등에 취약해 내구성 문제가 있고, 관리 비용도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라이다를 넣어서 얻는 이득보다 부담이 더 크다는 게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의 결론인 것이다.

데이터 처리 문제도 크다. 라이다는 카메라보다 데이터 용량이 훨씬 크고, 포인트 클라우드 형태여서 엔드투엔드 방식으로 학습하기 매우 까다롭다. 대규모 학습을 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반면 카메라 데이터는 저렴하고 수집과 전송도 쉽다. 테슬라가 전 세계 수백만 대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영상 데이터를 모아 엔드투엔드 AI를 학습시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볼보 같은 전통 강자들도 결국 이 흐름을 받아들였다. 가격 경쟁력, 양산성,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모두 고려하면 라이다 제거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던 것이다.
카메라가 못 보는 것 보려면 라이다 필요
그러나 리비안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이 공개한 시연 영상은 카메라 온리 시스템이 갖는 근본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빛이 부족하거나 역광이 강하거나 안개, 비, 눈처럼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에서는 인지 정확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상 속 상황을 보면 카메라만으로는 도로 위 사물과 장애물, 보행자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반면 같은 환경에서 라이다를 함께 사용하면 인식되는 객체 수 자체가 확연히 늘어난다. 라이다는 어두워도, 모양이 불분명해도 물체의 거리와 형태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비안은 이 차이를 단순한 성능 향상 정도가 아니라 안전성의 본질적 개선으로 본다. 운전자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까지 감지해야 진정한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래서 리비안은 플래그십 라인인 R1 시리즈뿐만 아니라 그 아래 차급인 R2에도 라이다 센서를 기본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라이다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자율주행의 안전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대한 철학적 차이를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정말 라이다 없이도 충분한가
결국 자율주행 시장은 지금 두 가지 길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테슬라로 대표되는 카메라 중심의 효율적이고 대중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리비안처럼 인간 이상의 안전성을 목표로 라이다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라이다의 필요성에 대한 리비안의 시연은 분명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안전이 기술적 효율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면, 정말 라이다 없이도 충분한가 라는 질문이다.

자율주행 분야는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카메라 온리 전략이 소프트웨어와 AI 학습을 통해 인간 이상의 인지 능력을 얻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라이다 기반의 멀티 센서 방식이 다시 주목받는 흐름이 올 수도 있다. 다만 리비안이 이번에 제시한 비교 자료는 한 가지 사실을 명확히 드러낸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센서 구성은 단순한 부품 선택이 아니라 어떤 안전 기준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선언이라는 것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