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호출된 로보택시, 트렁크에 사람이…
주행 오류가 아닌 자율주행의 사각지대
금이 가는 로보택시의 신뢰
미국에서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 로보택시는 출퇴근은 물론, 자녀의 이동 수단으로 활용될 만큼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서비스다. 운전자가 없다는 점은 오히려 인적 실수를 배제한 ‘안전성’의 상징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한 영상은, 자율주행 기술이 전제하지 못한 위험이 어디에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문제는 도로 위가 아니라, 차 안이었다.
도착한 로보택시, 트렁크에 있던 낯선 남성


사건은 LA 맥아더 파크 인근에서 발생했다. 한 여성이 자신의 십대 딸을 태우기 위해 웨이모 로보택시를 호출했다. 차량이 도착한 뒤 그녀는 도어를 열었고, 그 순간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차량의 트렁크, 정확히는 적재 공간 안에서 한 남성이 몸을 웅크린 채 발견된 것이다. 영상 속 남성은 혼란스러운 상태로 보였고,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나를 여기에 넣었다(The people put me in here)”는 그의 말은 당황스러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차량 안에 있었는지도 알지 못하는 듯했다.
영상은 곧바로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조회수는 600만 회를 넘겼고, 후속 영상에서는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남성을 상대로 질문하는 장면도 담겼다. 촬영자는 딸과 함께 방금 목격한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로보택시는 아이를 안전하게 태우기 위해 선택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이후 성명을 통해 “이러한 경험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탑승객의 안전과 지역 사회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변경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남성이 어떻게 차량 트렁크에 들어가게 됐는지, 범죄나 고의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센서가 좌석은 보는데 트렁크는…

웨이모 차량은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도로 상황과 주변 객체를 인식한다. 차량 내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좌석에는 카메라와 무게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탑승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벨트가 제대로 착용되지 않으면 경고를 띄우거나 주행을 제한한다. 그러나 이 감지 시스템의 범위는 ‘좌석’까지다.
트렁크는 승객 구역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일한 수준의 감지 장비가 적용되지 않으며, 누군가 그 공간에 있더라도 시스템이 이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 401)에 따라 모든 차량에는 트렁크 내부에서 열 수 있는 비상 탈출 장치가 의무화되어 있지만, 이 장치는 수동식이며 로보택시의 승객 인식 시스템과 연동되지 않는다.
웨이모 역시 차량 내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지는 않는다. 원격 운영자는 시스템이 이상 상황을 감지했을 때만 개입한다. 좌석 센서와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는 트렁크 안의 사람은, 시스템상 ‘존재하지 않는 탑승자’가 될 수 있다.
온라인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일부는 남성이 다음 승객을 노린 위협일 수 있다고 우려했고, 또 다른 이들은 오히려 그가 피해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전 호출에서 하차하지 못했거나, 트렁크 탈출 장치를 인지하지 못한 채 차량이 다음 배차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라고 지적해 왔다. 2024년 RAND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자율주행 시스템은 규칙적이지 않고 예측 불가능한 인간 행동을 분류하고 대응하는 데 여전히 한계를 보인다. 트렁크에 숨어 있거나 갇힌 사람은 대표적인 ‘저확률, 고위험’ 사례다.

이 사건은 자율주행차가 교차로를 잘 통과하는지, 보행자를 피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로보택시가 탑승객에게 어디까지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웨이모는 스스로를 인간 운전자보다 일관되고 안전한 대안으로 소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모든 위험이 소프트웨어나 센서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로보택시가 믿을 수 있는 일상 교통수단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계속해서 생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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