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카 넘어 자회사 통해 로보택시 사업 추진
운전대 없는 2인승 목적 기반 차량
테슬라와 달리 ‘지오펜싱’ 통제 구역 운영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 하이퍼카 제조사 리막 그룹이 자회사인 베른(Verne, 구 프로젝트 3 모빌리티)을 통해 완전 자율주행 전기 로보택시 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영역을 대중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리막 그룹이 기존의 네베라(Nevera)와 같은 수십억 원대 슈퍼카 제조사를 넘어, 도시 교통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핵심 전략을 시사한다.

베른의 로보택시 사업은 기존의 차량 공유 서비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롤스로이스급의 편안함과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봄,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첫 상업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리막의 로보택시가 테슬라의 로보택시(사이버캡)와는 어떤 면에서 차별화되며, 왜 더 나은 대안으로 평가받는지를 분석한다.
베른 로보택시: 운전대 없는 ‘움직이는 거실’


베른 로보택시 차량은 탑승객의 안전과 편안함을 극대화하도록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2인승 자율주행 전용 전기차다. 이 모델은 운전대,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 심지어 앞유리 와이퍼도 없는 형태로 설계되어 “자동차보다는 거실에 가깝게 만들고 싶었다”라는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다.

내부 공간은 롤스로이스보다 넓은 레그룸(다리 공간)을 제공하며, 탑승객은 초대형 43인치 스크린과 17개의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터치패드를 통해 조명, 실내 온도, 심지어 차량 내 향기까지 개인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등 사용자 맞춤형 고급 경험을 제공한다.

기술적으로는 모빌아이(Mobileye)의 ‘Mobileye Drive’ 플랫폼을 사용하여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이를 위해 9개의 라이다(LiDAR), 5개의 레이더, 13개의 카메라 등 풍부한 센서 세트를 탑재하여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했다. 각 운영 도시에는 차량 유지보수, 청소, 고속 충전을 전담하는 중앙 집중식 허브인 ‘마더십(Mothership)’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테슬라 사이버캡과의 근본적인 사업 모델 차이
베른의 로보택시는 테슬라의 사이버캡(Cybercab)과 운전 장치가 없는 2인승 목적 기반 차량(PBV)이라는 형태적 유사성을 갖지만, 서비스 운영 모델에서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첫째, 소유 및 운영 주체의 차이다. 테슬라의 비전은 궁극적으로 개인 소유 차량(FSD가 탑재된 테슬라)을 네트워크에 공유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지향한다. 반면, 베른은 차량을 개인에게 판매하지 않고, 베른(리막)이 모든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관리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모델을 추구한다. 이는 일관된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둘째, 기술적 접근 방식의 차이다. 테슬라는 카메라만을 이용하는 비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고수하는 반면, 베른은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 등을 모두 사용하는 종합 센서 기반의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더 보수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받으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쉽게 받을 수 있다.
셋째, 목표 서비스의 차이다. 테슬라는 버스 요금 수준의 저렴한 운송 비용(마일당 약 0.3달러)을 목표로 하는 대중적이고 확장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을 지향한다. 이에 반해 베른은 기존 차량 공유 서비스보다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럽고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테슬라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다

리막(베른)의 전략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초기 상용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보고 배운 타산지석 전략으로 해석된다. 리막은 테슬라의 대담한 ‘완전 자율주행’ 비전보다는 현실적인 안전성과 규정을 고려한 단계적이고 통제된 상용화 전략을 선택했다.

테슬라 FSD가 ‘베타’ 딱지를 달고 일반 도로에서 안전성 논란을 겪은 것과 달리, 베른은 처음부터 특정 구역(지오펜싱) 내에서만 운행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최소화하여 안전성 확보에 유리하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더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 또한, 모든 차량의 유지보수, 청소, 충전을 중앙 허브인 ‘마더십’에서 관리하여, 개인 소유 기반의 테슬라 모델에서는 보장하기 어려운 일관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리막은 테슬라의 범용적인 접근 방식과 달리, 통제되고 제한된 환경 내에서 완벽한 레벨 4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여 안전성과 품질을 보장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리막 그룹의 로보택시 사업은 하이퍼카 제조사의 기술력이 대중 모빌리티 서비스로 전이되는 흥미로운 사례다. 운전대 없는 ‘움직이는 거실’을 표방하는 베른의 로보택시는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유럽과 중동의 주요 도시로 확장될 예정이다.
리막은 테슬라의 대담하지만, 논란이 많았던 비전을 따르기보다, 통제된 환경과 고급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하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베른이 과연 고급스러움과 효율성을 모두 잡은 미래 모빌리티의 해답으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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