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농부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
1️⃣ 라면이 이끌자 K-푸드 수출 가뿐히 100억 달러 넘었다
12월 23일 aT센터에서 열린 ‘K-푸드 글로벌 비전 선포식’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글로벌 케이(K)-푸드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단기간에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0월말 기준으로 112.4억 달러를 달성했다. 연내 1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5년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9월 중 100억 달러를 넘겼다. 전년도 기록(10월 17일)보다 18일 빠른 최단기간 달성이다. 통상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출은 17만 2400달러로 전년 대비 15.3% 증가하며 1위 수출국 자리를 지켰다. 유럽(15.8%↑), 걸프협력회의(9.6%↑), 독립국가연(5.6%↑) 등 유망시장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라면의 올해 수출액(1~11월)은 13억 82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4% 증가했다. 이밖에 김치(3.2%, 김(14.1%), 포도(45.2%) 등도 수출을 이끌었다. 한류 확산과 함께 한국산 소스류 수요도 늘었다.
정부와 aT는 수출업체 애로 해소, 긴급 자금·물류 지원, 환변동보험 완화 등 대응책을 병행했다. 한우 할랄 도축장 등록을 통한 중동 진출, 베트남 참외 수출 타결 등 품목 다변화도 성과로 꼽힌다. 정부는 K-푸드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30년 수출 목표를 210억 달러로 설정했는데, 이는 최근 5년간 수출 증가액(36억 달러)의 두 배를 상회하는 도전적인 목표인 만큼 관계부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범정부 수출 지원체계를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2️⃣ 쌀 소매가격 오름세… 20kg 6만2400원 육박
쌀 소매가격이 20㎏ 당 6만 원을 넘어섰고 계속 오르고 있다. aT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3일 쌀 평균 소매가격은 20㎏기준 6만 294원으로 전년보다 17.2% 올랐다. 평년 대비로도 14% 높은 수준이다. 쌀값은 7월부터 이미 오름세가 가팔라졌고, 정부가 8월 할인 지원에 나서며 잠시 5만 9000원대로 내려갔지만, 한 달 만에 다시 6만 원대로 복귀한 것이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2월 19일 기준 전국 평균 쌀 소매가격은 20㎏ 기준 6만2398원으로 전년 대비 14.1% 올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6만 원은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느끼는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햅쌀 출하를 앞두고 산지 유통 업체들이 원료 벼 확보 경쟁에 나선 것이 가격 상승의 배경이다. 정부는 양곡 3만 t을 대여 방식으로 공급하고 할인 폭 확대를 검토했지만, 체감 물가 부담은 줄지 않았다.
3️⃣ 35년 만에 일본 편의점 상륙한 한국 쌀…100만 달러 수출
농협이 일본어 온라인 쇼핑몰 ‘한국농협’을 통해 판매한 해남 쌀이 품절되었다. ©한국농협 홈페이지
한국산 쌀이 35년 만에 일본 시장에 상업적으로 진출했다. 농협과 aT에 따르면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 쌀 2톤은 판매 시작 열흘 만에 모두 팔렸다. 일본 쌀값 폭등 속에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처음 판매된 쌀은 전남 해남 옥천농협의 ‘땅끝햇살’ 브랜드로, 일본 농협 온라인몰과 도쿄 신오쿠보 한국 슈퍼마켓에서 유통됐다. 관세와 배송료를 포함해 10㎏ 당 9000엔 수준으로, 일본 시중 가격보다 약 10% 저렴했다. 일본의 쌀값은 전년 대비 92.1% 급등해 5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990년부터 한국 쌀의 대일 수출 통계를 집계해 온 aT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동일본 대지진 때 구호용으로 한국 쌀이 일본에 건너간 적은 있지만 판매용 수출은 여태까지 없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 쌀에 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를 부과한다”며 “일본 쌀 가격이 뛰면서 이런 관세를 부담해도 한국 쌀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aT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까지 일본으로의 쌀 수출액은 100만6000달러(약 14억8800만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 올봄 경북·경남 대형 산불과 과수농가 피해
올 봄 경남 산청, 경북 울진 등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대 최대 피해를 냈다. 산청 산불은 213시간 동안 1858ha를 태웠다. 축구장 2602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3월 21일 경남 산청군에서 발화돼 열흘간 하동군, 울산시,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진 산불은 14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산림청은 3월 30일 오후 1시를 기해 열흘간 이어진 산청·하동 산불의 주불 진화 완료를 공식 발표했다.
봄철 대형 산불은 경북·경남 과수 주산지를 직격했다. 사과·복숭아·자두 과원 다수가 불에 타거나 열 피해를 입었다. 불에 타거나 그을린 나무는 당장 수확이 어려울 뿐 아니라, 다년생 작물 특성상 앞으로 수년간 정상적인 생산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피해는 나무에 그치지 않았다. 저온창고, 관정시설, 관수장치, 농기계 등 농업 기반 시설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복구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농작물재해보험으로 일부 보상은 가능하지만, 시설 피해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는 현장 점검과 함께 과원 조기 복구 지원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해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과원 재조성을 희망하는 농가를 우선 지원하도록 사업 요건을 완화했다. 묘목 굴취와 토양 개량 등 시급한 복구 작업도 상반기 중 지원 절차에 착수했다.
의성 소재 과수 농가 방문, 농기계 임대사업소 방문한 송미령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5️⃣이재명 정부 첫 농식품부 장관에 송미령 장관 유임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내각 인선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유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출신인 송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다. 정권 교체에도 이전 정부 장관이 그대로 기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실은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한 이른바 ‘농망 4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유임된 배경으로는 쌀 생산 감축과 대체 작물 확대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점이 거론된다. 최근 국회 논의에선 정부 의무매입을 ‘조건부’로 완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농정 연속성과 정책 조정의 중심에 송 장관이 다시 서게 됐다.
송 장관은 지난 12월11일 업무보고를 통해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액 1조5천억원 달성’ ‘알뜰 소비정보 앱 개설’ ‘K푸드 플러스 수출 150억 달러’ ‘영농형 태양광 제도화’ ‘농협·농지 개혁’ ‘식량안보’ 등의 새해 구상을 밝혔다.
6️⃣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7곳 선정
장충남 남해군수는 “농어촌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해군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20일 7개 군(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인구 감소 지역 60개 군 가운데 49개 군이 신청해 70%가 넘는 참여율을 보였다.
시범사업은 2026~2027년 2년간 진행된다. 대상 지역 주민에게 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이 지급된다. 단순한 현금 이전이 아니라,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를 돌리고 공동체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연천은 기존 농촌 기본소득 경험을, 정선은 강원랜드 배당을, 신안과 영양은 재생에너지 수익을 재원으로 제시했다. 순창은 보편복지 확대 경험을, 청양은 사회적 경제 모델을, 남해는 청년 유입 기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정책 실험’으로 규정했다. 효과 분석 결과에 따라 전국 확산 여부가 결정된다. 기본소득이 농촌 소멸을 늦추는 해법이 될지, 또 다른 재정 논쟁의 불씨가 될지는 이 7곳의 2년이 가늠자가 된다.
7️⃣ ‘햇빛·바람연금’ 농촌 소득 모델로 급부상
구양리 태양광발전소 6개소 위치 ©농림축산식품부
태양광과 풍력이 농촌 소득의 새로운 이름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경기 여주시 구양리의 ‘햇빛소득마을’을 모델로 2030년까지 전국 500곳 조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구양리 마을은 1000kW 규모 태양광 발전으로 매달 약 1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익은 마을협동조합이 관리하며 무료급식, 마을버스 운영 등에 쓰인다.
정부는 이 수익을 주민에게 직접 나누는 ‘햇빛연금’, 풍력 수익을 공유하는 ‘바람연금’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농업과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도 확대 대상이다. 다만 경관 훼손과 외부 자본 유출, 주민 갈등이라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다. 정부는 주민 주도형 재생에너지 모델을 전제로 제도 설계를 서두르고 있다. 농촌이 에너지 생산지에 머무를지, 소득의 주체가 될지는 이 제도의 방향에 달렸다.
8️⃣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연간 거래액, 올해 첫 1조 원 돌파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2025년 월별 누적 거래 금액 ©농림축산식품부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이 유통 구조를 흔들고 있다. 개설 2년 만에 연간 거래액이 1조 원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배 증가한 수치다. 일평균 거래액은 18억 원에서 32억 원으로 뛰었고, 참여 업체도 5000곳을 넘어섰다.
청과 거래 비중이 가장 컸고, 산지-소비지 직거래 비중은 44%까지 확대됐다. 도매시장 반입 없이 직배송되는 물량도 늘었다. 유통 단계가 줄어들면서 가격 투명성과 물류 효율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일부 식자재 마트는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 가격을 20% 가까이 낮췄다. 농식품부는 2030년 거래액 7조 원을 목표로 제도 고도화에 나섰다. 경매·역경매 도입, 가격 결정권 강화, 전용 물류 체계 구축이 과제다.
9️⃣ 기후플레이션과 고환율이 부른 먹거리 물가
기후와 환율이 동시에 우리의 먹거리 물가를 흔들었다. 폭염과 가뭄은 수확량을 줄였고, 고환율은 수입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수박은 한 통에 3만 원을 넘겼고, 배추와 과일, 수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이른바 ‘기후플레이션’이 일상이 됐다.
한국은행은 기온이 1℃ 오를 경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최대 0.3%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압력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물며 커피, 육류, 과일 등 수입 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3~4배까지 치솟았다.
농업인들은 기후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로 체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 기반 강화와 함께 유통 구조 개선, 비축 확대 없이는 물가 불안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 한우·한돈·과일…연중 할인 시대
2025 소프라이즈 로고 ⓒ전국한우협회
한우, 삼겹살, 과일까지 연중 할인 행사가 이어졌다. 마트 개장 전부터 줄이 늘어서고, 준비 물량이 오후 전에 동나는 장면이 반복됐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소비 진작과 물가 완화를 명분으로 대규모 할인에 나섰다.
연말 한우 세일에서는 등심과 불고기용 고기가 평년보다 10~30% 저렴하게 풀렸다. 소비자는 숨통이 트였지만, 할인 의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상 가격에선 소비가 위축되고, 행사가 없으면 시장이 멈추는 구조다. 생산자 수익성과 유통 주도권 문제 역시 남는다.
할인은 버팀목이지 해법은 아니다. 연중 할인 시대는 고물가의 결과이자, 농식품 시장 구조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불안이 아닐까.
더농부 인턴 남신이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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