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246
축산 스마트팜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최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같은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공장,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지멘스는 ‘스마트 공장’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자동화와 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불량률을 크게 줄였고, 테슬라는 로봇과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 속도를 높였다. 또한,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해 운영을 자동화했고, 월마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고를 관리하고 자율주행 배송도 실험 중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축산업에서도 이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축산 스마트팜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축산 스마트팜이란?
스마트팜이란 말 그대로 ‘똑똑한 농장’으로 센서, 자동 장비,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이용해 가축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축산 스마트팜은 기술 수준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온도·습도 센서나 자동 급이기 같은 장비를 통해 축사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이나 PC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며, 작업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2세대 스마트팜은 여기에 더해 AI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가축의 상태나 환경에 맞는 최적의 가축 관리 방법을 제시해 준다. 3세대 스마트팜은 자동화 수준이 한층 높아진 형태로, 로봇 기술까지 접목돼 사람이 거의 개입하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한 ‘무인 자율형 축사’를 목표하며,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환경오염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축산 스마트팜 세대별 목표 – 1세대 스마트팜(왼), 2세대 스마트팜(중), 3세대 스마트팜(오) ©국립축산과학원
현재 농가에 보급 중인 1세대 스마트팜
지금 농가에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는 기술은 1세대 스마트팜이다. 이 기술은 크게 사양관리장치, 환경관리 및 영상모니터링 기술, 통합경영관리 시스템으로 나뉜다. 사양관리장치에는 모든 축종에 비슷하게 사용되는 자동사료급이기, 음수관리기와 축종별로 특화된 장치들이 있다. 젖소의 경우 로봇착유기, 유량·유성분분석기, 발정탐지기 등이 있고, 한우의 경우 젖소 농가에서 사용하는 장치 중 착유와 관련된 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을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돼지의 경우 출하돈 선별기가 있으며, 가금의 경우 깔짚자동살포장치, 계란선별기 등이 있다. 환경관리장치 및 영상모니터링 시스템에는 온습도, 암모니아 등 환경모니터링 센서, 송풍팬·환기팬 제어시스템, 냉·난방시스템, CCTV 등이 포함된다. 통합관리 및 경영관리 시스템은 PC 또는 모바일에서 여러 장치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고, 수정, 분만 등 생산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1세대 스마트팜 장치(예시) – 로봇착유기(왼), 깔짚자동살포장치(오) ©국립축산과학원
2세대 스마트팜 기술 개발 사례
현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축 상태 모니터링 기술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며, ICT 장비를 플랫폼과 연계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함으로써 농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세대 스마트팜 기술은 아직 연구개발 단계인 경우가 많지만 점차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첫 번째 사례는 돼지의 행동 및 발성음을 모니터링하는 기술이다. 가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지만, 농가에서 하루 종일 가축을 살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접목한 행동 및 발성음 모니터링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은 AI를 활용해 실시간 영상에서 돼지를 인식하고 개체별로 움직임을 추적하여 활동량을 분석한다. 또한, 돼지의 위치와 방향 정보를 바탕으로 사료를 섭취 중인지를 판단하고, 개체별 사료 섭취 빈도를 모니터링한다. 아울러, 건강 이상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기침소리와 비명소리의 빈도도 함께 모니터링하여, 행동이 비정상적으로 줄었거나 소리 발생이 증가한 개체를 조기에 식별하고 관리자에게 알려줌으로써 신속한 대응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돼지 행동 및 발성음 모니터링 기술 – 활동량 모니터링(왼), 발성음 종류 분류(오) ©국립축산과학원
두 번째 사례는 축사의 냉방 및 난방 에너지 부하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축사의 열환경 관리는 가축의 생육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며, 효율적인 관리에는 정확한 에너지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기후, 축사 구조, 단열재의 종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달라지기 때문에 개별 농가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이로 인해 과도한 냉난방 설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 기법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에너지 부하 진단 기술이 개발되었다. 사용자가 축종, 지역, 건물 구조, 단열 조건, 사육 조건 등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에 적합한 생육환경 조성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농장별 냉난방 전략 수립과 단열 보강 계획에 활용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운영비를 절감하는 데 기여한다.
축산 에너지부하 진단 기술 – 에너지부하 진단 웹 서비스 시작화면(왼), 에너지 부하 예측 결과(오) ©국립축산과학원
마지막으로 소개할 사례는 육계사에서 활용되는 주행형 환경관리 기술이다. 육계는 다른 축종에 비해 환경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온습도, 가스 농도, 바닥재 함수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행형 환경관리 기술은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센서 장비가 이동하며 온습도와 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이를 위치별로 시각화하여 관리자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문제 발생 지점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바닥이 자주 젖는 음수 라인 주변에는 자동으로 깔짚을 살포해 발바닥 피부염을 예방하고 암모니아 등 유해가스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나아가 이 기술은 작업자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육계 주행형 환경관리기술 – 주행형 환경관리장치(왼), 평면 환경 모니터링(오) ©국립축산과학원
축산 스마트팜의 미래
앞으로 2세대 스마트팜 기술이 하나둘씩 상용화되면서 축산 농장은 더욱 지능화되고 자동화될 것이다. 이는 가축의 생육환경과 작업자의 근무환경을 동시에 개선하는 한편,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 함께 접목되면서,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지능형 축산 관리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다.
글=김종복 국립축산과학원 스마트축산환경과 농업연구관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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