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N의 LFB 기능 삭제 위한 리콜 진행
레이스에서 드러난 소프트웨어 결함
기능 삭제 미동의 시 문제 책임 못 진다는 입장 밝혀
현대차가 자사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N의 리콜을 진행한다. 이번 조치는 VCU(차량 자세 제어 장치 시스템)의 업데이트로 이루어진다. 업데이트를 살펴보면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수준이 아니라, 차량의 정체성과도 연결돼 있는 기능을 직접 삭제하는 결단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LFB(Left-Foot Braking – 왼발 브레이킹)’이라는 레이싱 기술 기반의 기능을 없애는 만큼, 고성능 N 브랜드 팬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차는 리콜 안내문을 통해 기능 삭제 동의 시 70만원 현금 지급, 미동의 시 책임 불가라는 강경한 안내까지 더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ABS가 먹통이 된다고? 드러난 소프트 결함
이번 리콜의 핵심은 LFB 기능 삭제다. LFB는 운전자가 트랙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차량의 자세 제어 장치 일부를 해제해주는 기능으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은 상태에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두거나 ESC를 완전히 비활성화시키면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 기능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치를 계기로 삭제가 결정됐다. 이미 올해 3월 미국에서는 동일한 문제로 2025년형 아이오닉 5N 1,508대가 리콜된 바 있다.
문제는 2024년 6월 한 레이스 연습 중 처음 감지됐다. LFB가 작동된 상태에서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서 차량이 그대로 충돌했고, 현대차는 이를 테스트로 재현해 문제의 원인을 추적했다. 결국 11월 초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브레이크 페달이 작동 중인데도 가속 페달 입력이 감지될 경우 차량이 주행 속도를 오판하고, ABS가 필요한 제동 압력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 급제동 시 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LFB가 특정 상황에서 제동 성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초보의 실수? 아닙니다. 레이서들의 비밀 무기
왼발 브레이킹이라는 단어만 보면 흔히 초보 운전자의 실수, ‘도로 위의 폭탄’을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일반 도로 환경에서는 대부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레이싱 드라이버의 세계에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 기술이다.

레이싱 상황에서 코너 진입 전, 레코드 라인(코너에서 빠르게 돌아나가기 위한 차량의 이동 경로)를 그리기 위해서는 브레이킹을 통해 차량의 속도를 떨어뜨려야한다. 하지만 차량의 속도 저하시 필연적으로 차량의 RPM(엔진 분당 회전수) 는 떨어지기 마련이고, 이는 코너 탈출 시 빠른 가속을 어렵게 한다.
이때, 레이싱 드라이버들은 오른 발로 가속 페달을 밟은 상태를 유지하고 왼발로는 미세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조절해 속도와 RPM을 동시에 관리한다. 이 기술은 급격한 브레이킹을 피하게 해 차량의 요잉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프로 드라이버들에겐 필수적인 테크닉에 가깝다.

반면 일반 양산차는 BOS 시스템을 적용해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가속 입력을 차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페달 오조작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그러나 현대차의 아이오닉 5N은 ‘레이싱 DNA’를 강조한 모델인 만큼 LFB 기능을 통해 해당 기술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잇따른 페달 오조작 사고, 현실은 냉정하다
최근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며 사회적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부천에서는 차량이 시장 내부로 돌진해 2명이 숨졌고, 제주에서도 항구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가 나왔다. 이런 맥락에서 LFB 기능은 소수의 레이싱 드라이버에게는 매력적이지만, 대부분의 일반 운전자에게는 오조작 시 심각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한 명의 레이싱 팬으로서 해당 기능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도로 위의 안전, 그리고 더 나아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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