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차량, 급가속하며 검문소 충돌 후 폭발
2년 만의 소송: 유가족 “차량 결함” 주장
스로틀 결함 및 미국 내 리콜 미실시 논란
2023년 11월 22일,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두고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레인보우 브리지 국경 검문소에서 벤틀리 차량이 고속으로 충돌, 폭발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탑승했던 부부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초기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큰 사회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사고 발생 후 2년이 지난 현재, 이 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사망자 유가족이 차량 제조사인 벤틀리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단순한 운전자 과실 사고가 아닌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공중으로 솟구친 벤틀리: 충격의 레인보우 브리지 사고

사건은 2023년 11월 22일 오전 11시 30분경, 롱아일랜드 출신 사업가인 커트 빌라니와 모니카 빌라니 부부가 탑승한 2022년식 벤틀리 플라잉 스퍼(Flying Spur) 차량이 레인보우 브리지 미국 측 국경 검문소로 향하던 중 발생했다.
감시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차량은 검문소 진입 직전 갑자기 시속 100마일(약 160km/h) 이상의 속도로 추정되는 수준으로 급가속했다. 통제력을 잃은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공중으로 솟구쳐 검문 부스에 충돌한 후 폭발했다. 이 극적인 사고 영상은 테러 가능성에 대한 초기 우려를 키웠고, 미국과 캐나다 당국은 일시적으로 지역 내 국경 검문소 4곳을 모두 폐쇄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계를 발령했으나, FBI는 이후 테러 연관 가능성을 배제하고 단순 교통사고로 결론지었다.
유가족의 소송: “원인은 외부 요인이 아닌 차량 결함”

이 사고가 2년 만에 다시 주목받은 배경은 유가족이 벤틀리 자동차 제조사, 모회사인 폭스바겐, 그리고 관련 딜러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유가족 측은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과실이 아닌 차량 자체의 결함에 있다고 주장한다.

소송 배경에는 사고 원인 조사 과정의 어려움이 있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차량의 데이터 기록 장치(EDR)를 회수했으나, 충돌 및 폭발로 인해 장치가 심하게 파손되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난항을 겪었다. 유가족 측은 데이터 기록 장치 파손으로 인해 외부 요인을 배제하게 되자, 사고의 근본 원인을 차량의 전자식 스로틀 제어 시스템(ETC) 결함에서 찾았다.

유가족의 주요 주장은 ETC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해 차량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급가속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Brake Override System)이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이 동시에 밟힐 때 브레이크 신호를 우선시하여 강제 정지시키는 안전 기능이다.
미국 외 리콜과 제조사의 침묵

유가족 소송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과거 벤틀리의 해외 리콜 이력이다. 벤틀리는 2021년 여름, 2018년에서 2021년 사이에 생산된 컨티넨탈 GT 및 플라잉 스퍼 모델 일부에 대해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 원인은 액셀러레이터 페달이 끼일 수 있는 제조 결함이었다. 페달이 끼이면 운전자가 발을 떼도 차량이 계속 가속할 위험이 있었다.

소송인단은 벤틀리가 이처럼 급발진 가능성이 있는 액셀러레이터 관련 잠재적 결함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미국 내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벤틀리 측은 해당 문제가 우측 핸들(RHD) 차량에만 해당되며 좌측 핸들(LHD)인 미국 판매 차량에는 해당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유가족 측은 벤틀리가 미국 시장에서도 유사한 결함 가능성을 검토하고 예방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묻고 있다.
이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며, 벤틀리 및 관련 피고인들은 아직 유가족 측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고가 럭셔리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제기된 이번 소송의 결과는 향후 자동차 제조사의 안전 시스템 설계 및 글로벌 리콜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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