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이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손잡고 차세대 모빌리티 소재 개발 경쟁의 전면에 나섰다. 한국 소재 기업이 글로벌 완성차 OEM의 설계 테이블에 공동 파트너로 동석하는 새로운 협력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BS·EP·PCR 소재의 공동 개발·적용 확대
LG화학은 9월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폭스바겐그룹과 차세대·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개발 및 적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의 중심에는 LG화학의 3가지 핵심 소재 라인업이 있다.
첫째는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다. 충격 강도와 내구성, 가공성이 뛰어난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대시보드·도어트림·외장 패널 등 내·외장재에 폭넓게 사용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전환으로 센서,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장치가 늘어나면서 고광택·정밀 가공·내열성을 갖춘 고사양 ABS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둘째는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다. 나일론(PA), PBT, PC 블렌드 등 고내열성과 높은 기계적 강도를 갖춘 고부가 플라스틱으로, 배터리 모듈 하우징·커넥터·구조 부품 등에 적용된다. 금속 대비 경량화와 부식 저항성이 높아 전기차 전환 흐름과 맞물려 채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셋째는 PCR(Post-Consumer Recycle) 재활용 소재다. 소비자가 사용 후 폐기한 플라스틱을 회수해 재가공한 소재로, 유럽의 탄소중립·재활용 함량 의무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OEM들의 핵심 조달 과제로 부상했다. LG화학은 2020년 업계 최초로 화이트 컬러 PCR ABS의 상업 생산에 성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 자동차 내·외장재용 PCR 소재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자동차 경량화·성능 향상 △차세대 플라스틱 및 복합소재 공동 개발 △폭스바겐그룹 주요 완성차 브랜드 내·외장재에 PCR·원가 경쟁력 소재 적용 확대 △기술 트렌드·글로벌 시장 동향 공유 및 특정 소재 적용 타당성 공동 검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의 ABS 경쟁력… 글로벌 톱5, 연 235만 톤 생산능력
이번 MOU를 가능하게 한 물적 기반은 LG화학의 ABS 생산 규모에 있다. LG화학은 국내외를 합산해 연간 235만 톤 규모의 ABS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광택·고내열·무도장(Paintless) 공정이 가능한 자동차 전용 ABS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ABS 시장에서 LG화학은 INEOS Styrolution, Trinseo, SABIC, Chi Mei와 함께 세계 상위 5대 생산업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ABS 생산능력 기준으로는 중국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LG화학과 Chi Mei 등이 참여하는 한국·대만·중국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LG화학이 자동차용으로 보유한 무도장 ABS는 도장 공정 자체를 생략할 수 있어,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VOC(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을 줄이고 생산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탄소 저감 압박이 OEM 생산 라인 전반으로 확장되는 현 시점에서 친환경 제조 공정 지원 소재로서의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전무)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소재 기업이 미래 모빌리티 소재 혁신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부가·친환경 소재 분야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의 이정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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