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동행 취재]
농관원, 특별사법경찰관 등 약 3000명 보름간 전국 업소 불시 점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갈비류, 건강식품, 과일, 나물류 등 선물·제수용 농식품의 부정유통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9월 7일부터 9월 23일까지 총 17일간 전국적으로 농식품 원산지 표시 일제점검이 실시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번 단속에 특별사법경찰관 285명과 소비자·생산자단체 명예감시원 2,500명을 투입하여 단속에 나선다.
2026년 9월 15일 오후, 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A식당과 B정육점 2곳에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이 실시됐다. 불시점검 선정업체의 기준은 아워홈과 관세청 자료, 수입농축산물 정보를 기반으로 수입산이 유통된 식당과 가게를 모니터링한 결과다. 이 가운데 합리적 의심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A식당에서는 중국산 배추, B정육점에서는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유통되었지만 국산과 병기하거나 국산으로만 원산지를 표기했다. 단속반은 이날 원산지 표시가 명확하게 기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불시점검에 나섰다.
이날 불시점검에는 13년 차 베테랑인 임상균 농관원 수도권농식품조사팀 기동팀장과 김원일 단속반원이 함께 나섰다. ‘디지털 포렌식 업무’를 담당하는 김 씨는 조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숨기는 업체가 있을 경우, 영장을 발부받아 디지털 포렌식으로 증거를 확보하는 전문적인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원산지 ‘거짓’ 표시에 즉시 시정 명령
중국산 김치 유통 증거 자료를 확인하고 있는 단속반의 모습 /A식당에서 중국산 배추로 확인된 김치 사진 ©더농부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입니다. 원산지 표시점검을 위해 왔습니다.” 오후 2시, A식당의 원산지 표시 점검이 시작됐다. 방문한 A식당의 원산지 표시판에는 배추 ‘국내산’, 고춧가루 ‘중국산’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에 임상균 기동 팀장의 구두조사가 본격 시작됐다. 당시 식당에는 직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외부에 있던 사장과 유선으로 연결해 조사가 진행됐다.
“배추에 국내산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국내산이 정말 맞나요?”라는 질문에 A식당 사장은 “본사에서 확인하는 부분이라 모르겠다”, “배추가 국산일수도 있으니 본사에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자료를 통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원산지 표시판에는 ‘국내산’이라고 적혀있네요”, “사장님 지금 원산지 표시 위반하신 겁니다” 단속반은 중국산 김치 유통 증거 자료를 제시하며 구두 조사를 이어갔고, 결국 A업체 사장은 중국산 배추를 사용했음을 인정했다.
농관원은 국산과 중국산 배추/배추김치의 차이점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중국산 배추는 겉잎이 적고 김치에도 양념은 없고 고춧가루만 버무려 국산보다 더 붉다고 설명했다. ©더농부
중국산 배추와 국산 배추의 차이점은 육안으로 한눈에 파악하긴 어렵지만, 각자의 특징은 존재한다. 국산 배추의 경우 푸른끼가 도는 겉잎이 존재한다. 반면, 중국산 배추의 경우 겉잎을 제거을 제거하여 유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푸른 잎이 적다.
중국산 김치와 국산 김치의 경우에도 특징이 존재한다. 중국산 김치의 경우 저렴한 홍고추를 고춧가루로 만들어 약간의 붉은기가 돈다. 또한, 수분함량이 많아 뭉쳐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산 김치의 경우 장기간의 건조과정을 거쳐 전체적으로 연한 색을 띄는 경우가 많다.
A식당에서 찾은 거래명세서. 포기김치에 ‘중국산’이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더농부
단속반은 냉장고에 남아 있던 중국산 배추김치를 사진 촬영한 뒤, 현장에 없던 사장을 대신해 직원이 확인서를 작성했다. 이 확인서에는 중국산 배추김치의 판매 물량과 김치 활용 메뉴 등의 내용이 적혔다. 단속반은 즉시 시정 명령을 내렸다. 메뉴판의 ‘국내산’ 글을 가리고 ‘중국산’임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조치했다.
A식당은 배추가 중국산이지만 국내산으로 표기한 것으로 “원산지 거짓 표시”에 해당된다. 원산지 거짓 표시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혹은 1억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당 업체 사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대면조사를 진행한 이후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 아울러 원산지 표시 의무교육도 받게 된다.
콩 한 알 크기의 돼지고기로 원산지 확인이 가능하다
(왼쪽) B정육점에서 구매한 국내산 돼지목살 / (오른쪽) 2021년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개발한 돼지고기 원산지판별 검정키트 ©더농부
A식당의 단속이 끝난 후 인근 B정육점의 원산지 점검이 실시됐다. B정육점 조사는 암행평가 방식이 동원됐다. 조사원이 소비자인 것처럼 제품을 구매하고, 품질을 조사하는 일명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단속 기법을 통해 초기 조사를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국내산’으로 표시된 B정육점의 돼지고기를 대상으로 원산지 판별 검정키트 검사가 이뤄졌다.
돼지고기 원산지판별 검정키트는 2021년 농산물품질관리원 연구사가 개발한 것으로, 국내산 돼지가 백신접종을 통해 돼지열병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되었다. 돼지열병 항체 유무를 분석하여 판별하는 방법으로 키트에 두줄이 생기면 국내산(항체 有), 한줄이면 외국산(항체 無)으로 판별된다. 단, 제주도 돼지의 경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므로, 해당 검정키트를 통해서는 합리적 의심점을 만들고 현장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된다.
B정육점에서 국내산 돼지목살을 구매하여 검정키트를 진행한 결과 1줄(외국산)로 나왔다. ©더농부
검정키트 사용 방식은 콩 한 알 크기의 돼지고기 시료를 채취해 희석액에 넣고 20번 정도 짓누르고 필터 덮개를 덮는다. 시료액 3방울을 키트에 떨어뜨린 후 약 5분 뒤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B정육점의 돼지고기 검정키트 결과는 한줄(외국산)로 나왔다. 단속반은 검정키트의 결과를 통해 합리적 의심점을 도출하고, 검정키트 결과를 B정육점에 증거품으로 제시했다.
(왼쪽,가운데) B정육점에서 확인한 캐나다산 돼지고기 / (오른쪽) 국산 고기와 캐나다산 고기 비교 사진 ©더농부
“목살(돼지고기) 원산지가 어디인가요?” 불시점검을 시작한 김원일 단속반원의 질문에 B정육점 사장은 ‘국내산’이라고 답했다. 단속반은 사전에 실시한 돼지고기 원산지 검정키트의 한 줄(외국산) 결과를 제시했다. 검정키트 결과를 확인한 B정육점 사장은 “스티커를 잘 못 붙힌것 같다”, “알바생의 실수로 발생한 일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장님 지금 원산지 표시 위반하셨습니다”, “캐나다산인데 국내산으로 표시하신 것은 원산지 ‘거짓’ 표시에 해당됩니다” 단속반은 B정육점 냉동창고에 있던 캐나다산 돼지고기 여섯 덩이를 확인했다. 이어서 캐나다산 돈목살 거래명세서도 함께 확인했다.
B정육점에서 원산지 거짓 표시에 대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는 단속반 ©더농부
B정육점 사장은 국내산으로 표시된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진열된 2개 중 1개가 조사원에게 판매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량과 관계없이,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해 판매한 사실은 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B정육점 사장은 추석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대면조사를 받아야 한다. 조사가 끝난 이후에는 검찰로 송치되며, 원산지 표시 의무교육을 듣게 된다.
단속에 나섰던 임상균 기동팀장은 “소비자들은 업소의 원산지 표시를 믿고 구매한다”며 “소비자들의 알권리와 신뢰을 지키기 위해 힘들지만 단속을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업주들이 ‘원산지 표시’ 위반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이윤을 남기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을 보는데, 이는 결국 ‘소탐대실’이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추석기간 가장 많이 적발된 위반 품목은 뭘까?
지난 6년간 가장 많았던 원산지 표시 위반 품목은 559건으로 돼지고기가 가장 많았다. 배추김치는 531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더농부
지난 2025년 추석 명절 농식품 원산지 표시 점검 결과, 총 373개소에서 410건의 위반 품목이 적발됐다. 위반 품목의 상위 5개 품목은 배추김치가 99건으로 1위였으며 돼지고기 (59건), 두부류 (44건), 닭고기 (28건), 쇠고기 (5건) 순서로 많았다. 2020년~2025년 추석맞이 원산지 표시 점검에서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은 돼지고기가 전체 55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배추김치는 전체 531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제작 : 더농부 에디터 주연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농림축산식품부, 「돼지고기 원산지 5분 신속 판별 도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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