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282]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한꺼번에 줄이는 영농법
현재 영농현장에서는 비료를 토양 표면에 살포한 후 로터리 작업 등으로 토양과 혼합해 주는 방식으로 비료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질소성분이 암모니아(NH3) 기체로 배출되고 빗물에 씻겨 주변 하천으로 흘러가는 문제점이 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2O)의 배출량은 질소비료 사용량과 비례하여 증가하므로 질소비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 꼭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농작물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보급이 중요하다.
1. 질소비료는 농사에 필수!
고품질의 농작물을 생산을 위해 필요한 물질을 필수다량원소라 하며 필수 다량원소에는 질소, 인산, 칼리가 있다.
이 중 질소비료는 많이 사용되는 비료이며 환경에 따라 손실비율이 높은 비료다.
우리나라 질소비료의 사용량은 성분으로 연간 24.1만 톤이다(농림축산식품부, 2019). 또한, 2019년 OECD 농업환경지표에 따르면 질소의 소비가 많아 해마다 1ha(3000평)당 228kg의 질소가 토양에 과잉으로 살포되는 상태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질소의 사용량을 115kg/ha로 2022년보다 23% 감축하는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영농현장에서는 질소비료를 토양 표면에 살포한 후 로터리 작업 등으로 토양과 혼합해 주는 방식으로 비료를 살포하고 있으나 이 방식은 약 14%가 암모니아(NH3) 기체로 배출되고 질소흡수율이 낮은 문제점이 있다. 공기 중으로 배출된 암모니아 기체는 일산화질소, 아황산가스 등과 결합하여 초미세먼지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온실가스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2O)는 질소비료가 산소와 반응하여 질산을 형성하는 질산화 과정 중 부산물로 생성되며, 아산화질소의 배출량은 질소비료 사용량과 비례하여 증가하므로 질소비료의 과다한 사용을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응에 꼭 필요한 조치다.
2. 암모니아 배출량을 줄이려면?
“농경지에서 다량으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질소비료에서 배출되는 암모니아 기체와 아산화질소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농사에 필수적인 질소비료를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악영향도 줄일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이 바로 깊이거름주기 기술이다. 먼저 비료주는 방법에 따라 암모니아 기체 배출량은 달라질 것인지 확인하는 실험을 하였다. 현재의 방법과 같이 토양표면에 뿌리고 토양과 혼합해주는 방법, 토양 속 5cm, 10cm, 15cm, 20cm, 25cm, 30cm 속에 각각 질소비료를 넣고 토양으로 덮은 후 암모니아 가스의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물이 채워진 논 토양에서는 토양 속 10cm, 밭토양 조건에서는 토양 15cm 속에 질소비료를 주입하면 질소비료의 산소접촉을 막아 암모니아 기체의 배출이 완전하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질소비료를 토양 속에 주입하면 농작물의 생장은 어떠할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상추 모종을 심고 약 50일 후 생장을 비교하니 비료를 토양 속 깊이 주입한 시험 군의 상추 생장량이 50% 이상 많았고 상추 식물체가 흡수한 양분함량을 분석한 결과, 질소성분은 물론 인산과 칼리 성분의 흡수율을 약 4~5배 높았다. 실험에 사용한 질소비료에서 변하여 공기 중으로 날아가던 암모니아의 손실량이 줄어드니 약 14%의 질소비료를 더 준 것과 같은 효과였고 인산과 칼리 성분도 뿌리 생장 방향과 같이 토양 속 깊이 위치하여 뿌리의 접촉이 쉽고 흡수를 촉진한 결과였다.
3. 비료를 토양 속 깊이주려면?
비료를 토양 속 깊이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계는 있는가? 농업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이제는 실험실과 온실에서 확인했던 암모니아 기체 발생 저감 효과와 농작물 생장량 증가 효과를 농업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화해야 하는 단계가 있었다.
초기에는 기존에 일부 농업현장에서 사용 중이던 심토파쇄기와 이를 보완한 시험기를 이용하여 시험하였으나 속도가 늦고 비료주입부가 흙으로 막히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였다. 이에 실용화 장치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중 뜻밖의 장면에서 길을 찾게 되었다. 다양한 농기계 작동 영상을 찾아보던 중 트랙터를 이용한 쟁기 작업을 보고 가능성을 찾았다. 깊이갈이(심경) 쟁기는 토양이 뒤집히는 과정에서 작은 공간이 생기고 이를 이용해 비료를 주입할 수 있었다. 이후 깊이갈이 쟁기에 소형 비료투입기를 부착한 시험장치를 제작하였고 이 장치로 토양 속에 비료를 주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좌) 고정형 (단방향 시비, 60마력 트랙터, 작업량 20a/hr) (우) 회전형 (양방향 시비, 90마력 트랙터, 작업량 26a/hr) ©국립농업과학원
앞선 실험을 통하여 토양 속 10~15cm 속에 질소비료를 주입하면 암모니아 기체 배출은 완전히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논에서 써레질, 밭에서 이랑과 고랑 형성작업, 로터리를 이용한 평탄화 작업과정에서 주입했던 비료가 뒤집혀 다시 토양 표면에 나올 수 있어 토양 25~30cm 속에 비료를 주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4. 효과는?
깊이거름주기하면 표면살포로 보리 재배시 암모니아의 배출량이 5.9 kg·NH3/ha이던 것이 0이 되었다. 이어지는 포장실험에서 벼는 12.4kg/ha이던 것이 역시 배출량이 없었고 마늘은 17.2 kg/ha이던 것이 4.5kg/ha로 배출량이 저감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좌) 토양속에 비료 투입 (중) 암모니아 배출 제로화 증가 (우) 마늘 주아재배 60% 증가 ©국립농업과학원
한편, 농작물의 생산량은 깊이거름주기로 크게 늘어 벼 9%, 감자 23%, 배추 24%, 콩 25%, 보리 27%, 조사료 옥수수 29%, 양파 52%, 조사료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61% 증가하였다. 조사료 옥수수 잎의 무기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질소성분 56%, 인산과 칼리 성분이 각각 13% 증가하여 깊이거름주기한 비료로 공급된 양분의 흡수율이 크게 높아졌다.
깊이거름주기는 질소성분의 흡수율이 높아져 질소비료 웃거름도 생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벼 재배시 이삭거름을 생략하면 질소비료를 22∼25% 절감할 수 있으며 (N 9kg/10a 기준 22%, 11kg/10a 기준 25%), 마늘과 양파 재배시 생육재생기에 살포하는 웃거름 3회 중 1회를 생략하면 질소비료를 21%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주요 작물재배의 웃거름 생략으로 질소비료의 사용량을 21∼25%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성 분석결과, 양파 2,678천원/10a, 밀 226천원/10a, 조사료 옥수수는 283천원/10a 수익이 증가했다.
그림 (좌) 잡초경감효과-마늘 주아재배 (우) 잡초경감 효과-벼 건답직파 ©국립농업과학원
2025년부터 실시한 포장실험에서 무멀칭 마늘재배의 깊이거름주기 처리시 마늘의 생산량은 무멀칭 관행 표층시비 보다 무멀칭 깊이거름주기 처리로 22~31% 증가하여 무멀칭 마늘재배에서 깊이거름주기 기술을 접목하여 정상적인 생산량을 확보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완주군에서 수행된 마늘 주아재배의 깊이거름주기 재배시험에서 잡초 발생이 85% 이상 크게 경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2025년 서천군 시험포에서 수행한 건답직파 벼 깊이거름주기 재배시험에서 생육 초기의 잡초발생량이 87% 감소했던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이와 같은 현상은 깊이거름주기로 깊이갈이(심경)하게 되어 광발아 종자인 잡초종자가 토양 속에 묻히게 되어 발아가 억제되고 또 발아한 잡초종자도 토양표면의 비료 양분함량이 낮아 잡초발생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작물재배시 깊이거름주기 하면 생산량의 감소 없이 질소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잡초발생량도 줄어 친환경농업에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5. 보급현황 및 계획은?
깊이거름주기 기술은 2025년에 질소비료 사용량 절감에 의한 온실가스 절감기술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새로운 저탄소농업기술로 인증을 받았다. 2024년부터 밭작물 유해물질 저감 시범사업(국립식량과학원)으로 농업현장에 시범 보급하였고, 2025년부터는 마늘양파 깊이거름주기 수량증대 시범(국립농업과학원), 올해 2026년부터는 탄소감축 논 물관리 및 깊이비료주기 시범(국립식량과학원), 저탄소 고품질 쌀 혁신벨트 시범, 논 타작물 이모작 혁신벨트 시범사업(농진청)을 추진하여 전국에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농업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깊이거름주기 장치를 농기계임대사업 대상 농기계로 지정하여 지역 농기계임대사업소에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홍성창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대응과 농업연구관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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