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농지법 개정안’ 발의
‘농지는 식량주권 실현위한 필수 요소’ 개념 재정립
농지법 개정안 핵심은 ‘식량주권’ 명시와 ‘실경작자 전환’ 의무화
지난 3월 9일 더불어민주당 전종덕 의원 등 13명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왜곡된 ‘농지 소유’를 바로잡고자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번에 발의된 농지법 개정안은 농지에 대한 국가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이번 농지법 개정안은 농지에 대한 국가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첫째, 농지의 기본 이념 재정립입니다. 농지를 단순히 ‘한정된 자원’으로 보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임을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지는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식량주권 실현을 위해 소유·이용되어야 함을 원칙으로 세웠습니다.
둘째, 실경작자 소유 전환 정책의 의무화입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스스로 농사를 짓지 않는 비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실제 경작자의 소유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이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선언적 의미를 넘어 실질적인 행정 의무로 구체화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가짜 농부’ 전수조사
이러한 입법 움직임의 배경에는 “농지는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농사가 목적이 아닌데 땅을 사놓고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이른바 ‘가짜 농부’를 뿌리 뽑기 위한 전수조사와 강제 매각 등 고강도 조치를 지시했습니다.
농사가 목적이 아닌데 땅을 사놓고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정부는 3월 중 전국 농지에 대한 이용 실태를 들여다보는 건국 이래 첫 전수조사에 착수키로 했습니다. 금융 당국까지 나서 농지담보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부적정 소유가 적발될 경우 대출금 즉시 회수라는 초강수 대책을 내놓으며 투기 세력의 자금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비농업인 소유 확대·임대차 비중 증가세
국회에서 이번 개정안이 발의된 이유는 농지의 사유화와 투기화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발의된 이유는 농지의 사유화와 투기화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① 농지 면적 급감: 1970년 229.8만ha에서 2024년 150.5만ha로 경지면적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50년간 농지가 약 79.3만ha 사라졌습니다. 이는 서울시 면적(약 6만ha)의 13배가 넘는 농지가 지도에서 사라진 것을 의미합니다.
② 비농업인 소유 확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농지 167.9만ha 중 농업인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는 전체의 56.2%인 94.4만ha에 불과하고, 비농업인이 전체 농지의 43.8%인 73.5만ha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③ 임대차 비중 상승: 헌법은 제121조에서 경자유전의 원칙과 농지의 소작제도를 금지하고 현행법이 농지임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농지의 임대차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995년 임차농지 비중은 42.2%였는데, 2024년 임차농지 비율은 47.0%로 30년간 4.8%P가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농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정작 농업의 미래인 청년 농업인과 귀농인들이 농사를 시작할 최소한의 기반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개정안은 실경작자 보호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신설했습니다.
① 공공농지 확대 및 우선 임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농지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이를 청년 농업인과 귀농인 등 실경작자에게 우선적으로 임대하도록 규정했습니다.
② 농지 이용 효율화 정책: 농지가 농업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과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이용 증진 정책 수립을 명문화했습니다.
농지법 개정안의 신·구조문 대비표를 바탕으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실제로 어떤 문구들이 바뀌고 그것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제3조(농지에 관한 기본 이념): 가치 중심의 변화
기존에는 농지를 단순히 ‘식량 공급 기반’이자 ‘한정된 자원’으로 보았다면, 개정안은 이를 국가 존립을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격상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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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현행 |
개정안 |
정책적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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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
국민에게 식량 공급 및 국토 환경 보전 기반 |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 |
농지 보존이 국가의 의무인 ‘식량주권’과 직접 연결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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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원칙 |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관리 |
미래세대 위한 안정적 공급 |
현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성 강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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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목적 |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 |
식량주권 실현을 위하여 소유·이용 |
현생산 효율성보다 ‘실제 경작을 통한 자급’이 우선시됨 |
2. 제4조(국가 등의 의무): 행정 책임의 구체화 (신설)가장 큰 변화는 국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매우 구체적인 ‘의무’로 규정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실경작자 보호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신설했다. ©게티이미지뱅크
1) 실경작자 중심 소유 전환 (제3항)
– 내용: 자기 농업에 이용하지 않는 자(비농업인)의 농지를 실경작자 소유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수립 및 시행 의무화.
– 분석: 그동안 방치되었던 ‘가짜 농부’의 농지를 실제 농민에게 환원시키는 법적 근거가 강화되었습니다.
2) 식량안보를 위한 이용 증진 (제4항)
– 내용: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농지가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정책 시행.
– 분석: 농지를 단순히 ‘보존’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경작률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을 예고합니다.
3) 공공농지 확대 및 우선 임대 (제5항)
– 내용: 공공농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청년농업인·귀농인 등 실경작자에게 우선 임대.
– 분석: 농지 가격 상승으로 진입 장벽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국가가 직접 농지를 공급하는 ‘공공 임대’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마무리 하며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문구를 수정하는 수준을 넘어, 농지 소유의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농지 소유자에게 ‘농사를 짓지 않으면 실경작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압박이 법적으로 명문화되었습니다. 권리보다 의무를 강조한 것이죠.
농사를 짓지 않으면 실경작자에게 넘겨야 한다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선언이 실경작자 전환 정책과 결합하여 실행력을 갖게 됩니다. 청년과 귀농인을 위해 ‘공공농지 우선 임대’라는 구체적인 혜택을 명시하여 농촌 소멸 대응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농지 투기 근절 정책과 맞물려, 농지가 자산 증식의 수단에서 식량 안보를 책임지는 공공 자원으로 돌아가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농부 인턴 이진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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