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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스마트농업의 진짜 힘은 ‘기술보다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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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農)여지도 그리는 농업 외교관 (7)

네덜란드에서 직접 보고 느낀 세계 농업의 흐름:

6박 8일의 밀도 높은 국외연수 이야기

2026년 병오년, 말의 해가 떴다. 지난해 두 차례 네덜란드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중 얼마 전 다녀왔던 네덜란드 국외연수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이번 연수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하 농진원)에서 주관한 프로그램으로 김제, 고흥, 상주, 밀양 4개 지역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보육센터의 청년 농업인 16명과 함께한 6박 8일 일정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팜 기술과 농업 혁신 생태계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던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

네덜란드 농업은 재배기술, 환경제어, 에너지 효율, 데이터 활용, 생물학적 방제 등 여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연수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잘 되는 농업’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재배-경영-기술-교육-연구-산업이 어떻게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단순히 해외 농장, 기업, 대학, 기관을 보는 수준을 넘어, 기관–농장–연구소–기업까지 이어지는 네덜란드 농업의 전주기 혁신 구조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 돋보였다. 농업 컨설팅 기업 델피(Delphy), 렌티즈(Lentiz) 농업 전문 교육기관, 월드홀티센터(WHC), 엘에이 반 스키 토마토 농가(L.A. Van Schie) 토마토 농가, 반노르트 그로워즈(Van Noord Growers) 토마토, 오이 농가, WUR 와게닝겐 대학교, 애그테크 기업 파츠(PATS), 환경제어 회사 리더(Ridder) 등 각기 다른 역할을 가진 기관들을 방문함으로써, 최신 기술 개발 및 연구, 현장 실증, 품종 육성, 에너지 관리 등 스마트팜의 핵심 요소들이 어떻게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학습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농업인 교육생들에게 실제 농장을 운영할 때 필요한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네덜란드가 어떻게 농업 강국으로 자리 잡았는지 그 원동력을 직접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4개 지역의 청년 농업인이 함께 연수에 참여함으로써, 앞으로 한국 스마트농업을 함께 이끌어갈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는 점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첫날 방문한 데이터 기반 농업 컨설팅 기업인 델피(Delphy)에서는 데이터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명확히 볼 수 있었다.

데이터 기반 재배관리 모델을 중심으로 한 문제 해결 방식을 통해 컨설팅 및 최신 연구를 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온실에 적용시킨 사례, HPS(고압나트륨) 등과 LED의 비교 연구를 통해 작물의 생산성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환경·생육·품질·수익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처방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에 청년 농업인에게도 데이터 농업 (Data-driven Agriculture)에 대한 강한 시사점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기반 농업 컨설팅 기업 델피(Delphy) ⓒ최대근

특히 작물 생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과 생산량 개선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KPI 기반 접근법은 우리 농가가 기존의 경험 중심 재배에서 벗어나 과학적·객관적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모델 같았고, 향후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교육에서 데이터 기반의 농업 교육을 할 때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둘째 날에는 네덜란드 청년 농업인 및 후계농의 농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방문한 농가 2곳은 에너지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L.A. Van Schie 농가와 LED 등의 도입을 통해 에너지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Van Noord 농가 방문을 하였다. 일반적으로 해외 농업 연수를 갈 때, 유럽에서는 농가 방문을 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이번에는 와게닝겐 대학 네덜란드 동문 친구 덕분에 농가 섭외를 할 수 있었고, 실제 작물이 재배되는 온실을 면밀히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무엇보다 이 농가의 운영 주체 역시 청년 농업인이었기 때문에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농업인들과 재배 방식뿐 아니라 농장 경영 관리, 투자 회수, 수익 구조까지 심도 있게 토론을 하고, 현실적인 대화가 오갈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특별했다.

L.A. Van Schie 농가 방문 사진 ⓒ최대근

청년 농업인 교육생들의 질문과 네덜란드 농가의 답을 통해 네덜란드 농가들은 고품질 생산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강하게 고려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Van Noord growers 농가 방문 사진 ⓒ최대근

아래는 Van Noord Growers 농가에서 테스트 중인 수확용 로봇 사진이다.

Van Noord Growers 농가에서 테스트 중인 수확용 로봇 ⓒ최대근

농장 내부에서 작물이 실제로 자라고 있는 현장을 보며 이어진 토론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선 학습의 장이었다. 기술 도입의 명암, 비용 대비 효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까지 솔직하게 공유되는 모습은 혁신밸리 청년 농업인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농장 이외에도 네덜란드 농업 혁신의 중심인 와게닝겐 대학 방문을 통해 실제 최신 현장 연구 (NPEC의 자동화된 표현형 분석, 기후 관리, LED 광원 연구) 그리고, 수확 후 관리 (Postharvest) 연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연구실의 실험이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농가로 이전되는 구조가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있었다. 한국이 데이터 기반 재배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연구–현장–산업 연계 모델’의 한 단면을 본 느낌이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교 NPEC 연구센터 및 수확 후 관리 연구동 ⓒ최대근

이어 방문한 애그테크 기업 파츠(PATS)는 AI 카메라·드론 기반 해충 탐지 및 방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었다. 노동력 부족과 함께 화학적 방제 규제 강화라는 글로벌 농업의 과제에 대응하는 기술로 실제 네덜란드 농가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연수 교육생 중 몇몇은 이전에 개발자로 근무했던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파츠 담당장의 발표 후 실제 온실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부분을 진취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도 좋았다.

드론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해충 탐지 애그테크 기업 파츠(PATS) ⓒ최대근

이후에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온실 환경제어 기업인 리더(Ridder)를 방문했다. 기후, 관수, 에너지, 스크리닝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리더사 방문을 통해 센서 데이터, 해석, 기후 관수 에너지의 통합 관리 방식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단순 자동화의 방식이 아니라 작물 생육 목표를 중심에 둔 데이터 기반 제어 개념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온실 환경제어 기업 리더 방문 사진 ⓒ최대근

이번 네덜란드 연수를 통해 느꼈던 필자의 시사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한국 농업도 교육–실증–기업 간의 협력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로 한 단계 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 네덜란드의 젊은 청년 농업인들의 네트워크 같은 조직이나 협회처럼 국내에도 4H같은 청년 농업인들의 네트워크, 그리고 나아가 다양한 전공의 청년 농업인들끼리 협업을 하는 구조가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농진원에서 이런 좋은 국외 연수 혹은 워크샵을 기획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이 추가적으로 연계된다면 교육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연수에서 농업인 교육생들의 디브리핑 세션 및 자발적인 질문 공유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 청년농업인들과의 토론,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창업 농업인 간 공동 워크숍 등을 통해 상호 자극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면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에 네덜란드-한국 청년 농업인들의 공동 워크숍을 시작하기가 어렵다면 우선 국내 4개 지역 스마트팜 혁신 밸리 교육생 간 워크숍을 통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협력을 통한 학습을 하는 장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네덜란드 농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첨단 기술에 있지 않았다. 기술을 다루는 사람, 이를 연결하는 조직,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의 조화가 진짜 힘이었다.

한국 농업 역시 청년 농업인의 역량 강화, 실증 기반 데이터 체계 구축, 산학연 협력이 함께 갈 때 지속 가능한 농업 미래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연수가 그 첫걸음이 되었으며, 앞으로 더욱 실질적이고 교류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글= 최대근 교수

정리= 더농부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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