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순직 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내보내는 과정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특검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로 해외 대사 임명을 주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공소장에서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1월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이제 이종섭을 호주로 내보내자”라고 직접 지시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수사에 대한 부담을 인식하고 핵심 당사자를 국외로 이동시키려 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종섭 당시 장관의 탄핵 추진을 공식화한 다음 날인 2023년 9월 12일 조 실장에게 “적절한 시기에 대사라든지 일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이는 이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날과 일치한다.

이후 조 실장이 “호주 대사 자리를 고려해 보자”라고 제안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적절한 기회를 주자”고 답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지시가 실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장관이 수사를 받게 되면 지시자인 윤 전 대통령에게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해석이다.
조 실장은 곧바로 외교부 관계자에게 “기왕이면 빨리 보내자”라며 호주 대사 인사 절차를 지시했고 이 전 장관은 외교부의 정식 인사 검증 절차 없이 서류심사와 서명만으로 ‘적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외국어 능력 점수조차 제출하지 않았지만, 심사는 신속하게 완료됐다. 당시 호주 대사는 임기가 남아 있었고 교체 대상도 아니었지만, 이 전 장관의 임명은 이례적인 속도로 진행됐다.

출국 과정에서도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은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한 사실을 윤 전 대통령이 보고받았으며, 이에 따라 “출국금지 해제까지 시간이 걸리니 부임 일정을 2주 연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은 이재유 당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인데 출국금지 때문에 못 나가게 하는 게 맞느냐”라며 출국금지 해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부장은 아직 공수처의 의견도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제를 위한 긍정적 검토 보고서를 지시했고 결국 출국금지 해제는 성사됐다.
특검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를 직접 주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 공소장에는 이 전 장관이 출국하기까지 각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한 정황이 담겨 있으며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이를 체계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적시됐다.
한편, 이종섭 전 장관은 현재도 호주 대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관련해 주요 증인 중 하나로 이 전 장관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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