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예상외의 내연기관 차량 다수 보유
폐차장에서 직접 부품을 찾아올 정도의 ‘자동차광’
영화 007속 차량부터 자동차의 원조까지
올해 대한민국 국가 예산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가진 기업가가 있다. 전기차 혁명을 이끌고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까지 흔들고 있는 인물, 바로 일론 머스크다. 포브스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그의 자산은 5,001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무려 700조 원이 넘는 규모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테슬라의 CEO라는 이유로 전기차만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차고 문을 여는 순간 그 편견은 단번에 깨진다. 예상과 달리 그의 차고에는 진한 가솔린 향기가 폭발하는 ‘근본’ 넘치는 클래식 내연기관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다.
자동차 시대의 시작과 전 세계 전기차 시대의 시작
세계 최초 컨베이어 벨트를 통한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성공한 차량, 미국의 자동차 시대의 포문을 열고 전 국민에게 ‘내 차’를 선물한 차량. 바로 모델 T가 그의 차고에 한 자리를 차지한다. 아마 일론 머스크의 차고에서 가장 오래된 차량일 듯한 이 모델은 1900년대 초 미국의 모빌리티 혁명을 이끈 실질적 기원이자 포드 왕조의 출발점이 된 자동차다.

포드는 당시 자동차를 ‘노동자도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결과 모델 T는 총 1,650만 대가 생산되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차가 되었다. 머스크는 이 차량을 지인에게 선물로 받았다고 말했는데, 전기차 시대의 시작을 이끈 그가 내연기관 시대의 첫 장을 연 모델 T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묘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페라리 창업주와 테슬라 창업주를 동시에 홀린 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리스트를 뽑는다면 빠지지 않는 자동차가 있다. 페라리의 창업주 엔초 페라리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은 차. 디자인과 성능, 무엇하나 빠짐이 없는 차. 재규어의 E-TYPE 로드스터이다.

전 세계에 재규어를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이 차량은 1960년대~1970년대를 대표하는 유럽 스포츠카이다. 르망 24시에서 축적된 레이싱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된 만큼 7초대 제로백과 240km/h의 최고속도, 디스크 브레이크 등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을 모두 담고 있었다. 여기에 페라리나 애스턴 마틴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이라는 경쟁력까지 갖추며 차량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1961년부터 1975년까지 약 72,500대가 생산된 이 차량은 동급에서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종종 테슬라 로드스터가 계속 출시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머스크가 이 모델만큼의 완성도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농담 섞인 추측도 나온다.
폐차장에서 직접 부품을 찾을 정도로 사랑한 ‘첫 차’
일론 머스크의 첫 차는 BMW 3시리즈 초기 모델이다. 그는 “나의 첫 차는 1978년식 320i였다. 1993년에 1,400달러에 샀는데 4단 변속기가 고장 나 폐차장에서 찾은 5단 변속기를 넣어 핫로드로 개조했다”라고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힌 적이 있다.

해당 차량은 1960년대 데뷔한 BMW 2002라인의 뒤를 잇는 모델로 개발되었다. 시대를 앞서나간 외관과 인테리어로 큰 인기를 끈 이 차량은 후륜구동 기반의 차량으로 출시되었다. 또한 짙은 오버스티어 성향을 띈 이 차는 현재까지도 드리프트 레이스에서 활약하며 거대한 팬덤을 지니고 있다.
내연기관의 낭만을 아는 전기차의 아이콘
이 외에도 일론 머스크의 차고에는 당시 F1 기술이 농축된 Mclaren F1, 영화 007에서 ‘웻 넬리’로 등장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은 1976년식 로터스 에스피릿 등 대중 취향과는 거리가 있지만 마니아라면 열광할 차량들이 짙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전기차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가 사실은 내연기관의 역사와 감성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가 수십 년 간의 기술과 디자인을 집요하게 탐구해 왔기에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모빌리티 혁명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의 차고에 담긴 취향은 단순한 수집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매개체에 대한 깊은 사랑 그 자체이며, 그 열정이 미래의 테슬라 로드스터 혹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차량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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