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7과 iX5에 EREV 도입 검토 중
대형 EV 특유의 무게, 주행거리 한계가 배경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전략 변화의 신호
전기차 시장의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느려졌고, 국가별 충전 인프라 격차는 여전히 크다. 특히 덩치가 큰 대형 세단이나 SUV의 경우 배터리 중량과 충전 편의성 문제가 더 크게 드러나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피로도 또한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BMW가 i7과 향후 공개될 iX5 프로젝트에 EREV(Extended-Range EV)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순수 전기차에 소형 가솔린 엔진을 ‘주행 동력’이 아닌 발전기 역할로 넣는 방식이다.
i7, iX5에 엔진 발전기?
미국의 금융, 소프트웨어, 데이터 및 미디어 기업인 블룸버그(Bloomberg)의 보도에 의하면 BMW가 대형 전기차 i7과 향후 전동화될 iX5 SUV에 EREV 구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모델은 차체 크기가 크고 설계 여유가 넉넉해, 소형 엔진을 추가해도 구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로 거론된다. 또한 BMW는 소형 내연기관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개발 비용과 출시까지의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REV는 차량의 구동을 전기모터가 전담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전기차’다. 다만 전기 충전이 어렵거나 긴 이동이 예상될 때, 내연기관이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엔진이 바퀴를 구동하는 하이브리드와는 구조가 전혀 다르고, 소비자는 기존 EV처럼 조작할 수 있으면서도 충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대형 전기 세단과 SUV는 배터리 용량을 극단적으로 키울수록 무게가 급증하고, 이는 전비 악화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i7의 듀얼 모터 사양은 WLTP 기준 약 590km 전후의 주행거리를 자랑하지만, 실제 장거리 운행 환경에서는 충전 회전율과 인프라가 소비자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
X5 라인업의 경우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xDrive50e)가 존재하지만 순수 전기 버전은 판매되지 않고 있다. BMW는 별도로 수소전기차 iX5 Hydrogen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전동화 방식을 시험하고 있는데, 이번 EREV 검토 역시 이러한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형 전기차의 현실과 BMW 전략의 방향
대형 EV가 가진 구조적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배터리 팩을 키우면 중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그로 인해 효율은 떨어지며, 제조 비용은 상승한다.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다면 문제를 완화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에 따라 편차가 크다. 특히 장거리 이동 비율이 높은 소비자층에서는 ‘전기차를 충전만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EREV는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 가깝다. 배터리 용량을 과도하게 늘리지 않고도 실사용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시장별 인프라 차이가 크더라도 소비자 경험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이 주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기’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전기차의 주행 감각과 정숙성을 유지하면서도 편의성은 높아진다.
또 하나 중요한 관점은 중국 시장이다. 현지에서는 BYD 등 로컬 브랜드가 EREV를 기반으로 높은 판매 성과를 내고 있으며, 소비자 선호 역시 장거리 확장성에 집중되어 있다. BMW가 이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별 선호도에 맞춘 전략을 검토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BMW는 아직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사용 패턴, 고객 요구, 시장 흐름을 분석하며 다양한 기술의 시장성을 검토 중이라는 정도만 확인된다. 이는 전기차 전략이 단일한 ‘직진 로드맵’이 아니라, 시장 환경과 기술 현실을 모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MW가 i7과 iX5 같은 플래그십 전기차에 EREV 방식을 적용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논의는 전동화 전략이 새로운 방향을 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앞으로 브랜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EV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조정될지 여부는 전동화 시대의 다음 단계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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