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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인가 압박인가” 현대차·기아 공급망, 탄소감축 전면전 돌입

뉴오토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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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까지 번진 탄소 규제 압박
지원 체계 갖췄지만 부담은 여전
공급망 전체가 재편되는 변곡점

이미지 : 연합뉴스
이미지 : 연합뉴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환경 규제가 제품 단위까지 확장되면서 국내 공급망 전체가 새로운 압박에 직면했다. 완성차만 대응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고, 이제는 부품을 만드는 중소 협력사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수출 자체가 막힐 수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차·기아가 정부와 함께 공급망 전반의 탄소감축 체계를 구축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열린 ‘자동차 공급망 탄소 감축 상생 협약식’은 바로 이 변화의 분기점을 상징한다. 정부와 현대차·기아가 먼저 1차 협력사의 노후 설비 개선을 지원하고, 1차 협력사가 그 금액을 다시 2차 협력사로 환원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대기업→중견·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탄소감축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공급망 전반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협력사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설비 전환 비용과 운영 부담은 여전히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부품 기업들은 탄소 발자국 관리 실패가 곧 ‘거래 중단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협약은 지원이자 압박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협력사 부담 커지는 탄소감축 전쟁의 현실

사진 출처 = 현대차
사진 출처 = 현대차

EU를 비롯한 주요국의 규제가 기존 사업장 단위에서 제품 단위로 세분화되면서, 공급망 전체가 규제의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완성차 기업이 공장 배출을 관리하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부품 하나의 생산 과정까지 탄소 수치 제출을 요구받고 있다. 이처럼 규제가 정교해지자 협력사들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출 시장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먼저 의식했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환경 기준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고, 특히 완성차 브랜드의 지속가능경영 평가에서 공급망의 탄소관리 수준이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1차 협력사의 저탄소 설비 투자에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며 전체 생태계의 대응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결국 공급망의 경쟁력이 곧 완성차의 경쟁력이 된 셈이다.

협력사들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설비 전환은 단순한 교체가 아니라 생산 공정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작업이다. 비용 부담과 기술 전환 속도를 고려할 때 중소기업에게는 큰 도전이다. 내연기관 부품사 중 일부는 전동화 전환까지 겹치며 이중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지원인가 압박인가”라는 말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 현대차
사진 출처 = 현대차

정부도 협력사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LG전자·포스코·LX하우시스·LG화학 등 4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하며 탄소감축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 중이다. 내년에는 ‘산업 공급망 탄소 파트너십 사업’을 통해 자동차는 물론 다른 제조업 공급망까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중소 부품사의 탄소중립 설비투자 지원 확대를 예고하며 부담 완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협약이 산업 전반의 저탄소 전환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탄소 경쟁력’을 제품 경쟁력의 일부로 평가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협력사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완성차의 수출도 영향을 받는다. 공급망 전체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현대차·기아가 이번 협약을 통해 산업 생태계 전환의 실질적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원과 압박 사이, 기로에 선 공급망

사진 출처 = 현대차
사진 출처 = 현대차

협력사들은 마주한 현실을 피할 수 없다. 탄소 발자국 관리가 새로운 수출 장벽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방식에 머무르는 기업은 경쟁력 상실을 피하기 어렵다. 동시에, 완성차와 정부의 지원 체계가 본격화되며 대응에 필요한 발판도 마련되고 있다. 문제는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공급망 전반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진 만큼, 업계는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경영 전략 차원의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중소 협력사들은 기술 투자와 생산 효율 향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완성차–협력사 간의 신뢰와 조율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변화는 자동차 산업 전체의 생존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탄소 규제가 더 강해지는 흐름 속에서 공급망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지 못한다면 국제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지원과 압박이 교차하는 지금이 바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결정적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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