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현장에서 바라본 농업의 미래
농림위성 영상으로 생육상태를 확인하는 스마트농업과 자율운행트랙터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에서 한국 기업들이 다수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전체 347개 혁신상 가운데 206개를 한국 기업이 차지했고, 이 중 중소기업 비중이 70%를 넘는 150개에 달했습니다.
이번 CES 2026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로 바라볼 수 있는데요. 특히 농업 분야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에너지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새팜 (SaeFarm)은 ‘AI 위성농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고, 터빈크루(TurbineCrew)는 무선 충전 드론 기반 생육 예측 시스템 ‘틀랫팜(TlatFarm)’을 선보였습니다. HL디앤아이한라 & 대동로보틱스는 골프장 디봇(Divot) 보수 AI 로봇 ‘디봇픽스’로 로보틱스 모빌리티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파우나노텍 (Fawoo Nanotech)은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위한 모듈형 나노버블 생성기로 수상했습니다. CES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스마트농업 기업들을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농업 솔루션 기업, 새팜
CES 2026 ‘SaeFarm AI Satellite Farm Monitor’ 서비스 ©경기도농업기술원
새팜은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 연천군과 함께 개발한 기술로 ‘지속가능성·에너지 전환 기술’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기술은 0.7m급 고해상도 농림위성 영상과 AI 분석 기술을 활용해 작물 생육 상태를 일별로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는 시스템으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연천 지역에 먼저 적용해 연천 벼 재배 농가 168곳과 콩 재배 농가 52곳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농업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기반 알림 서비스를 제공해 생육 이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자동 영농일지 작성과 작업 이력 관리 기능을 통해 현장 노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이번 기술은 ‘SaeFarm AI Satellite Farm Monitor’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품됐습니다. 위성 기반 스마트농업 기술인 만큼, 기후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진 농가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으로 주목할 만합니다.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에너지 인프라, 터빈크루
터빈크루는 드론과 스마트폴(지능형 기둥), 원격 제어 기술을 결합한 농작물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 ‘틀랫팜(TlatFarm)’으로 ‘건설·산업 기술’ 분야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태양광과 풍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폴을 통해 드론을 무선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자율비행 드론이 최적 경로로 농지를 촬영하고, 수집된 영상은 AI 분석을 거쳐 병해충 발생 여부를 진단한다. 이를 통해 관수와 수확의 적정 시점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CES 2026 전시장에서는 소형 풍력 터빈 ‘ECO-CLEBINE’도 함께 주목받았습니다. 이 제품은 초속 2m 수준의 미풍에서도 작동이 가능하고, 저소음 구조와 360도 전방향 회전 설계를 적용해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유연하게 대응합니다.
외형 디자인 역시 기존 풍력 설비와 차별화됐습니다. 곡선형 구조와 절제된 디자인을 적용해 농촌과 해안 경관에 설치해도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터빈크루의 전기은 대표는 전남 지역의 바다와 평야에서 검증된 이 에너지 사이클을 글로벌 농업·도시 에너지 인프라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습니다.
CES 2026 현장에서 터빈크루는 지역 기반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터빈크루 소형 풍력 터빈 ‘ECO-CLEBINE’ ©에이빙뉴스
대동로보틱스와 HL그룹의 기술 협업, ‘디봇픽스’
‘디봇픽스’ CES 전시 사진 ©HL디앤아이한라
HL디앤아이한라는 대동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골프장 디봇 보수 로봇 ‘디봇픽스’로 ‘로보틱스’와 ‘차량·첨단 모빌리티’ 두 개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로봇은 비전 AI와 라이다(LiDAR) 기술을 활용해 디봇을 실시간으로 탐지한 뒤, 정량 분사 시스템으로 모래를 자동 투입해 복구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대동로보틱스는 이번 개발을 계기로 농업 중심이던 로봇 사업 영역을 레저·스포츠·공공 인프라 등 실외 서비스 로봇 분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CES 혁신상 수상은 지난해 AI 재배기 수상에 이어 대동그룹의 AI 로봇 기술력이 다시 한번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게 작용합니다. 실외 작업에 특화된 지능형 로봇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방향성도 분명히 제시했습니다.
몸이 아픈 농업인을 위한 ‘손 재활 기술’, 메리핸드가 보여준 가능성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손과 팔은 곧 생계입니다. 모종을 심고, 낫을 쥐고, 수확물을 옮기는 모든 과정이 손과 손목, 팔 힘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노동으로 손목이 아프거나, 어깨와 팔이 굳어도 병원에 가서 정확히 진단받고 꾸준히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CES 2026 현장에 등장한 손 재활 전문 스타트업 메리핸드의 기술은 농업인에게도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해결책으로 바라볼 수 있어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메리핸드가 선보인 기술은 손과 팔의 움직임을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해 몸 상태를 데이터 지표로 보여주는 시스템입니다. 기존에는 병원에서 각도를 재고 상태를 확인하는 데 수고스러움이 있었지만 이 기술을 쓰면 1분 안에 손과 손목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메리핸드의 솔루션은 이미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고, 건강보험 적용도 추진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단순한 전시용 기술이 아닌 실제 병원과 재활센터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농촌 보건소나 농업인 재활 프로그램과 연계가 이루어진다면 진단 시간을 줄이고 재활 경과 기록을 축적 시킬 수 있겠네요!
CES 2026 전시장 메리핸드 부스에서 박은수 대표(오른쪽)와 관계자가 AI 손 재활 진단 장비를 소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이빙뉴스
향기로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다. ‘딥센트’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 딥센트의 권일봉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딥센트는 인공지능(AI)으로 개인의 취향이나 공간의 성격에 어울리는 맞춤형 향기를 제공하는 제품입니다.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조향기를 활용해 사람의 냄새나 공간 내 공기위생 등을 분석한 뒤 데이터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죠.
딥센트는 삼성전자가 2023년 지역 기반 스타트업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광주에 도입한 ‘C랩 아웃사이드’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권일봉(오른쪽) 딥센트 대표가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서 맞춤형 향기 설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딥센트는 이미지, 분위기, 음악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감정과 환경에 맞는 향기를 실시간으로 조합하는 AI 기반 스마트 향기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입니다.
비록 농업 생산 기술은 아니지만, 향기 기술은 푸드테크와 농산물 브랜딩, 식품 소비 경험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딥센트는 농업이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오감 경험 산업’으로 확장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는 기업으로 사료되어집니다.
CES 2026에서 주목받은 린솔의 음향 기반 드론 탐지 기술
CES 2026에 참가한 린솔 관계자 분들 모습 ©에이빙뉴스
린솔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벤처 1호로 출발한 기업으로, 군사 무기체계에서 검증된 음향 기술을 민간 안전 분야로 확장한 ‘어쿠스틱 아이(Acoustic Eye)’를 통해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어쿠스틱 아이는 린솔이 개발한 음향 기반 드론 탐지·식별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카메라로 보는 대신, 소리로 ‘듣고 판단하는 보안 기술’ 입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드론을 카메라나 레이더로 탐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소리만으로 드론의 침입 여부와 위치를 감지하는 점이 차별점이 있습니다. 전시 현장에서는 글로벌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프랑스와 중국 등 여러 국가의 기업들은 드론 탐지뿐 아니라 린솔이 보유한 AI 기반 음향 분석·분리 기술 자체에 주목하며 협업 가능성을 문의했을 정도로 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기술은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를 시작으로, 카메라 설치가 부담스러운 주거 공간이나 민감 시설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향후에는 스마트팜과 대규모 농업 시설, 종자 연구단지처럼 보안이 중요한 농업 인프라에서도 유용한 해결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드론을 이용한 불법 침입과 정보 탈취 위험도 커지는 만큼, 린솔의 음향 기반 보안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을 막아주는 새로운 농업 보안 솔루션으로 주목해볼 수 있겠습니다.
세계 최대 농기계 업체 존디어가 내놓은 자율운행 트랙터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 8R ©존디어
미국 농기계 기업 존디어는 이번 CES 2026에서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8R’을 선보였습니다. 정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 대규모 AI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트랙터는 옥수수밭을 주행하며 잡초에만 제초제를 살포하는 기술을 갖췄습니다. 갓 싹을 틔운 작물을 밟는 상황을 방지하고, 야생동물이 갑자기 접근하거나 막다른 구간에 도달하면 스스로 작동을 멈추는 메커니즘을 띄고 있죠.
주어진 명령만 수행하던 기존 농기계와 달리, 위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미래형 농기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피지컬 AI’, 즉 기기에 탑재된 AI가 농기계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I와 로보틱스가 이끄는 미래형 농업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향후 농업 분야에서 AI가 접목된 시장이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AI 농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죠.
정부가 추진하는 AI 농정 대전환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농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현 정부의 구상은 AI 기반 농업 혁신의 성패에 달려 있고 이번 CES 2026은 그 방향성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농업 시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CES 2026 농업·연관기술 혁신 기업 리스트 ©더농부
더농부 인턴 이진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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