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규방문화 관계자 및 현대예술가, 일본차 전문가 등이 우리의 궁중상화(床花)를 포함한 꽃일을 배우기 위해 대한민국 유일의 궁중상화 명인이자 전통지화 1호 명인인 김태연 대구대 명예교수를 찾아 왔다.

이들은 지난 6일 대구시 북구 삼성 크리에이티브(창조경제) 캠퍼스 대구창작아티스트 센터 이제랑(理濟廊)에 모여 국내에서는 거의 사라지고 있는 규방공예인 궁중상화 중 홍도별간화 등 한국 전통지화를 배우며 감탄을 연발했다.

궁중상화를 응용한 홍도별간화 등 다화만들기를 체험한 이들은 조화미 한국차문화협회 교토(京都)지부장과 그 여동생 조명미씨, 경희대에서 한방(韓方)을 공부한 아오시마 시호코(靑島志穗子), 일본 현대예술가 다나카 마유미 씨 등이다. 국내에서는 손영학 씨, 김보경 문화재복원 및 민화작가(대구대 디자인대학원 겸임교수·대구예술대 외래교수)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 가운데 조화미, 조명미씨 자매는 조고약을 발명한 조성언(趙性彦)씨의 직계 손녀들이다.
“한국차문화협회 교토지부 회원들은 거의 다 일본인이지만 한국 규방공예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는 조화미 지부장은 나가노 올림픽 때 이건희 회장 통역사로 배정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년동안 한달에 두번씩 입국하여 2박3일간 수업을 받고 차 전문가가 된데 이어 이번에는 궁중상차림 등에 필수로 배치되던 한국전통꽃일을 배우러 대구의 김태연 명인을 찾아온 것이다.

조화미 지부장은 “작은 달항아리에 피어오른 홍도별간화를 다화로 낼 수 있다는게 큰 기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본에도 종이문화가 아주 발달하여 꽃만들기도 많이 하지만 한국의 궁중상화 같은 입체감은 적다”는 조 지부장은 “일본 신사 한군데서 특수한 문양이 있는 지화를 만드는 곳이 있다”고 전한다.

“일본의 종이꽃은 평면으로 접고, 붙이고 해요. 그러나 우리 전통지화는 입체감이 탁월합니다. 궁중상화를 되살리는게 제 꿈인데, 이렇게 일본에서 배우겠다고 관심을 보이니 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요” 김 명인은 “대구에서도 차문화를 즐기는 분들이나 연구가들의 생활속에 궁중상화가 생활 다화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다.

1999년 조선 신정왕후의 팔순잔치를 기록한 궁중의궤 그림과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궁중상화를 재현해낸 김 명인은 지난 10월 대구 범어동 아트웨이 ‘묵혀둔 대회전’에서 궁중상화전을 열어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사라져가는 우리 궁중상화에 대해 관심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이번 기회에 궁중상화를 살릴 길을 찾아야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의 궁중상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일본에 와서 가르쳐달라는데, 제가 해외연수를 지속적으로 할만한 체력이 안되니까, 이분들이 대구로 나오게 된 것”이라는 김 교수는 국내에서 전통지화공예가 거의 다 사라질 지경인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김 교수는 “옛날에는 꽃이 출발이었다. 임금의 상에 꽃이 없으면 안되고, 차와 술을 바치기 전에 꽃공양이 먼저였고, 상차림에도 임금·어사 머리에도 어사화 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통지화에는 불교지화, 무속지화, 축제지화, 궁중상화, 궁중지화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한편 김태연 궁중상화 명인은 2004년 영천에 ‘김태연 궁중상화연구소 &꽃일 전시관’을 열어서 궁중상화 및 전통꽃일 지키기에 평생을 헌신해오고 있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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