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로를 살리는 사람들]
‘30년 닭고기 가공·유통 외길’ 김부수 대한푸드 대표
대한푸드 김부수 대표 모습>.< ©더농부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
경기도 구리시 왕숙천 인근에는 농업회사법인 대한푸드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김부수 대표는 외환위기가 오기 전인 1997년부터 닭고기 가공·유통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30년간 한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어떻게 닭고기 유통업에 처음 발을 디뎠냐”고 물었더니, 김 대표는 “알바로 일을 하다가 미래 전망 가능성이 보여 사업을 인수하게 됐다”고 말하더군요. 단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시작했지만, 30년간 김 대표는 ‘당일 도계한 신선닭 공급’과 ‘직원들 월급날 사수’를 생명처럼 지켰다고 합니다.
지난 2월초 입춘이 왔지만, 아직 쌀쌀한 날씨속에서 대한푸드 인근의 농장에서 겨울 옷을 입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마침 토종닭 20여마리가 모이를 주자 우르르 몰려와서 영상 소품으로 ‘딱~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농장 한편에서 자라고 있는 토종닭에게 모이를 주는 것으로 인터뷰는 바로 진행됐습니다. 보기엔 평범하고 토실토실한 닭이지만, 김부수 대표에게 이 닭들은 지난 30년 가까이 이어온 닭고기 인생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김 대표가 이끄는 농업회사법인 대한푸드는 육용닭을 전문으로 하는 닭고기 가공 업체입니다. 토종닭을 키우는 농장과 회사의 주력 사업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닭을 다뤄온 세월만큼은 한결같습니다.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대한푸드 본사 모습 ©더농부
대한푸드는 어떤 기업인가?
대한푸드는 도계장에서 막 잡은 육용닭을 공급받아 발골, 성형, 가공 과정을 거쳐 학교 급식, 백화점, 프랜차이즈 등에 납품합니다.
단순히 생닭을 유통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닌 닭갈비, 치킨가스, 꼬치류, 치킨 소시지와 햄, 스테이크 등 닭고기로 만들 수 있는
대부분의 가공품을 생산합니다.
토종닭에게 모이를 주는 김 대표님의 뒷모습 ©더농부
1998년부터 2025년까지의 대한푸드 여정 ©더농부
김 대표님은 단순히 유통만 하는 업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제품화하여 소비자들에게 판매까지 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루 평균 가공하는 물량은 약 7천 수, 무게로는 8~9톤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물량은 대부분 학교 급식으로 공급됩니다. 일반적으로 학교 급식은 원료육 위주로 납품되지만, 대한푸드는 가공 제품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치킨가스나 닭갈비 등 반가공 형태로 납품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죠. 실제로 감칠맛나고 바삭한 치킨가스는 학교 급식에서 잔반이 거의 안 남을 정도로 학생 층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에디터인 저도 맛봤을 때도 이건 남기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습니다…)
대한푸드의 치킨세프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가공육 제품들 ©더농부
닭고기 유통업에 발을 내딛게 된 계기는?
김 대표가 이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다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감정평가사를 준비하던 시절, 우연히 닭고기 가공업에 들어왔고 그렇게 28년 넘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오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임감과 소명 의식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닭고기 유통업의 장인정신이 인생에 양념처럼 자연스럽게 배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님과 함께 야외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더농부
특히 김 대표가 강조하는 부분은 단연코 위생이었습니다. 그가 업계에 들어왔던 1990년대만 해도 닭고기 가공 공장은 시설이 낙후된 곳이 많았다는데요.
그는 이를 개선할 여지가 있는 틈새로 봤고,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위생 설비와 시스템에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현재 대한푸드는 포장육, 분쇄육, 양념육, 햄류, 가열 가공품까지 전 공정에 걸쳐 위생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한푸드에는 ‘무조건 3원칙’이 존재합니다. 신선육, 국내산, 당일 도계품으로 이 3가지가 무조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맛과 품질이 검증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김 대표는 “좋은 고기를 보다 좋은 상태로 소비자에게 보내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소비자에대한 배려와 사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위생 관리에서는 입이 아플 정도로 검증된 곳이었다 ©더농부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닭고기를 다뤄온 만큼 식생활도 닭과 함께했습니다. 김 대표는 한때 1년에 300일 이상 닭고기를 먹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삼계탕, 백숙, 닭갈비, 숯불 닭요리, 내장탕까지 닭으로 만든 음식은 거의 다 먹어봤지만, 여전히 질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경영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직원 급여가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28년 동안 직원 월급이이 한 달도 밀린 적이 없다”고 말씀했습니다.
업무를 보시는 김 대표의 모습 ©더농부
끝없는 터널 같았던 ‘코로나 19’ 2년 6개월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코로나 19 팬데믹((2020년 1월~2023년 3월)’이 한창이었던 2년여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대한푸드의 주된 매출처는 초중고 단체급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각급 학교가 셧다운 되면서 매출도 ‘제로’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언제 학교 급식이 재개 될지 몰라 생산 인력과 시스템은 계속해서 유지를 했었어야 했기에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나가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것이죠.
생산된 물량은 냉동 재고로 쌓일 수 밖에 없었지만, 직원들의 월급은 지급되어야 했던 것이죠. 김 대표는 “그냥 무작정 버텨야 했다”며 그때를 회상했습니다. 거친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토양을 더욱 단단하게 하듯 이때의 경험이 이후 사업을 할때 웬만한 어려움은 극복할 힘이 됐다고 하네요.
코로나19 이후 그는 이전 사업 구조의 이면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라보신 것이었죠. 그때 당시 학교 급식에만 의존했던 한계를 느끼고 유통, 군납 등 다른 채널로도 눈을 돌렸습니다.
“아직 뚜렷한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때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김 대표님의 모습 ©더농부
대한푸드에서 근로하시는 직원 분들 모습 ©더농부
현재 대한푸드 직원은 약 35명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외국인 근로자입니다. 김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의사소통 문제, 근로시간 관리, 임금 구조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제도 안에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먼 하늘을 바라보시는 김 대표님의 모습 ©더농부
앞으로의 대한푸드의 모습은?
앞으로의 계획으로는 스마트팩토리를 꼽았습니다. 현재 구리에서 포천 이전을 준비 중이며, 자동화와 로봇 공정을 도입해 위생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사람 손을 조금이라도 덜 타면서도 더 안정적인 공정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소비자가 신선한 닭고기를 고르는 방법도 소개했습니다. “뼈 없는 닭고기는 살색이 선홍색일수록 신선도가 높고, 껍질과 뼈가 있는 닭은 껍질 돌기가 꼿꼿하게 살아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세요.”
소,돼지,닭 등의 육류는 도축·도계를 하면 경직되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 가공해야 참맛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닭의 경우 도계후 8~36시간 이내 고기가 육질이 부드럽고 맛있다고 하네요. 하루가 지나면 육즙과 중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시간이 지난 닭은 아예 받지 않는 것이 대한푸드의 철칙이라네요.
김 대표는 끝으로 “신선한 닭을 당연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씀 했습니다. 30년 동안 쌓아온 현장의 경험이 그의 말에 묵직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닭 한 마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사람과 먹거리에 대한 책임으로 끊임 없이 지속됩니다.
‘농키움’ 유튜브로 대한푸드 대표님을 만나보세요!
더농부 인턴 이진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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