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못지않은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 과천·성남시 분당구의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 50% 선이 무너졌고, 분당은 44%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이어진 재건축 호재와 급등한 매매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 성남시 아파트 전세가율은 48.7%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시·군·구 단위 전세가율 조사가 시작된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성남시 분당구는 같은 기간 전세가율이 44.9%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과천시도 같은 기간 전세가율 47.4%로 3개월 연속 40%대를 이어갔다. 과거 집값 하락기였던 2022~2023년에도 과천은 40%대 전세가율을 기록한 바 있어 매매가 급등 시기에 다시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업계에서는 재건축 이주 수요와 이후 입주로 인한 전세 수요 유입이 반복되며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전세가율이 60~70% 수준이면 안정적인 시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60%를 밑돌 경우 매매가 상승 속도가 전세가를 압도하는 것으로, 투자 수요 과열의 신호로도 읽힌다. 반대로 70%를 넘으면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 위험이 커진다.
같은 달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51.1%였다. 강남구는 37.6%로 가장 낮았고, 송파구(39.6%), 용산구(39.6%), 서초구(41.8%), 성동구(43.3%) 순이었다. 경기 전체 평균은 66.6%로 전국 평균(68.2%)과 비슷했지만, 과천과 분당처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예외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같은 전세가율 하락 배경에는 집값 급등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과천 아파트값은 20.92% 올라 수도권에서 송파구(20.92%)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셋값도 8.27% 상승했지만, 매매가 상승 폭이 더 컸다. 성남시 전체는 14.07%, 그중 분당구는 19.1% 상승해 경기 지역 중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전세가율 하락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매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월세 수요 증가로 전세 수요가 분산되며 전세가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은 당분간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급락 가능성은 낮아 전세가율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라며 “월세 수요 증가로 전세 시장의 가격 왜곡이 이어질 경우 임대차 시장 전반의 불안과 서민 주거 질 저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세가율 하락이 단순한 수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실수요자와 임차인들의 주거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전세를 끼고 매매에 나서는 ‘갭 투자’ 유인이 커지는 반면,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은 높은 매매가 부담으로 내 집 마련 시기를 조정하거나 월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전세 시장 축소와 월세 시장 팽창이라는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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