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며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주거지에 대한 가압류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민 측은 향후 강제집행을 우려해 재산 보전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으로 관련 민사 절차의 향방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5단독 장준현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시민들이 신청한 가압류에 대해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라며 이를 기각했다. 앞서 시민 1만 2,000여 명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3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김경호 변호사는 지난해 9월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공동불법행위 성립 여부와 비상계엄의 위법성에 대한 고의·교사·방조 책임이 인정될 경우 승소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해 온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8월 19일 “내란의 주범 윤석열과 공동불법행위자인 채무자 김건희를 상대로 총 12억 2,250만 원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하고 있다”라며 김건희 여사 명의의 아크로비스타 아파트를 가압류 대상으로 특정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파면과 구속, 각종 수사와 거액의 민사소송에 직면한 상황에서 장래 강제집행을 피하고자 주요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유로 유일한 핵심 자산으로 지목된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김건희 여사 소유의 양평군 토지와 부동산, 그리고 윤 전 대통령 통장의 영치금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시도할 방침을 밝혔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재산은 총 79억 9,115만 원으로, 2024년 3월 공개액보다 약 5억 1,000만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김건희 여사 명의 재산은 약 73억 원으로,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는 3억 원 상당의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토지와 부동산도 포함돼 있다.
이번 가압류 기각 결정이 본안 소송의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 다툼은 계속될 전망이다. 법원은 이번 판단에서 가압류 요건인 피보전권리와 보전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지, 비상계엄의 위법성이나 손해배상 책임 여부 자체를 판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1심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존재한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 소송의 심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추가 가압류 시도와 법원의 판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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