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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담스러운데…” 아랍에서 튜닝한 롤스로이스가 호불호 갈리는 이유

뉴오토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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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절제미, 롤스로이스 정체성의 실종
25대 한정판, 15억 원과 호불호의 괴리
두바이에서 날아온 파격적 괴작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발칵 뒤집어놓은 한 대의 차량이 있다. 멀리서 보면 우주선 같기도 하고, 비디오 게임 ‘GTA’의 커스텀 차량을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이 모델은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명차로 꼽히는 롤스로이스 던(Dawn)을 기반으로 제작된 튜닝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럭셔리 튜너 ‘베눔(Venuum)’이 선보인 ‘에로스 화이트 에디션(Eros White Edition)’은 공개와 동시에 “혁신적이다”라는 찬사와 “원형을 파괴한 흉물이다”라는 극단적인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이 차량은 지난 2025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박람회 ‘2025 SEMA 쇼‘에서 그 실물이 공개되며 정점을 찍었다. 미국의 유명 커스텀 업체 ‘크리에이티브 비스포크(Creative Bespoke)’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이 모델은 현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동시에 롤스로이스가 가진 고유의 품격을 기대했던 수많은 팬에게는 ‘시각적 폭력’에 가까운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15억 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면서도 “너무 과해서 부담스럽다”라는 여론이 지배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정체성을 지워버린 디자인 분석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가장 큰 논란은 전면부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롤스로이스의 상징이자 자존심인 ‘판테온 그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기묘한 삼각형 패턴이 들어간 플라스틱 패널과 기하학적인 보조 조명이 돌출된 새로운 범퍼가 자리 잡았다. 롤스로이스 특유의 위엄 있는 마스크 대신 조잡한 SF 영화 소품 같은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전면부를 감싸는 거대한 와이드 바디 키트는 차체를 실제보다 더 비대하게 보이게 만들며, 롤스로이스가 추구해 온 절제된 라인을 완전히 뭉개버렸다.

사진 출처 = 'Creative Bespoke'
사진 출처 = ‘Creative Bespoke’

후면부의 파격은 더 심각하다. 기존의 고전적인 후미등을 아예 삭제하고, 차체 전체를 가로지르는 얇은 일자형 LED 라이트 바를 장착했다. 이는 현대적인 미래지향성을 의도한 설계지만, 정작 네티즌들은 “롤스로이스의 고급스러운 뒷모습은 간데없고 저렴한 튜닝카의 흔적만 남았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풀 카본 파이버로 제작된 플로팅 펜더와 공격적인 디퓨저는 과한 볼륨감을 형성하며, 럭셔리 컨버터블이 가져야 할 우아함보다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있다.

“중동에서도 끔찍하다” 냉혹한 네티즌 반응

사진 출처 = 'Creative Bespoke'
사진 출처 = ‘Creative Bespoke’

실제 해외 자동차 매체 댓글 섹션은 이 차량에 대한 조롱과 비판으로 가득 차 있다. 대다수의 네티즌은 “돈으로 취향까지 살 수는 없다(Money can’t buy taste)”라는 반응을 보이며, 롤스로이스 고유의 미학을 훼손한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Too Much(너무 과하다)”, “Horrible(끔찍하다)”이라는 단어가 도배될 정도로, 이 파격적인 변신이 대중에게는 세련된 튜닝이 아닌 ‘부담스러운 과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동 부호들을 표적으로 한 튜닝임에도, 정작 그 지역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라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동의 커스텀 문화가 화려함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에로스 화이트 에디션은 그 화려함의 수위가 일반적인 감각을 초월했다는 평가다. 사이버펑크 스타일을 럭셔리카에 접목하려던 시도가 오히려 조잡한 장난감이나 비디오 게임 속의 기괴한 창조물처럼 보인다는 비판은 튜너인 베눔에게도 뼈아픈 대목이다.

사진 출처 = '롤스로이스'
사진 출처 = ‘롤스로이스’

결국 롤스로이스의 팬들이 느끼는 감정은 ‘배신감’에 가깝다. 그들은 롤스로이스가 가진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와 ‘절제의 미학’을 사랑하지만, 베눔의 에로스는 그 반대편 극단에 서 있다. “사이버펑크의 잘못된 예시”라는 댓글은 이 차량이 지닌 시각적 피로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위해 브랜드의 영혼을 팔아넘겼다는 식의 냉소적인 시각은 이 차량이 한정판 모델이라는 희소성을 가졌음에도 대중의 존중을 받기 어렵게 만든다.

15억의 몸값과 기술력, 그리고 과시욕의 절정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이 차량의 가격은 제작 비용을 포함해 약 100만 유로(한화 약 15억 원 이상)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반 모델인 롤스로이스 던의 가격에 풀 카본 와이드 바디 키트와 수작업 인테리어 비용이 더해진 결과다. 전 세계 단 25대만 제작되는 한정판이라는 점은 희소성을 중시하는 초고액 자산가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은 “15억 원을 들여 멀쩡한 롤스로이스를 망쳐놓았다”라는 차가운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사진 출처 = 페이스북 ‘Venuum’

실내 디테일 역시 시각적 자극의 정점을 찍는다. 화이트와 오렌지 가죽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인테리어는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지만, 동시에 눈이 둘 곳이 없을 만큼 피로감을 준다는 평이다. 독자 설계한 대형 단조 휠과 빈티지 에어로디스크 스타일의 조합은 과시욕의 정점을 보여준다. 튜닝의 목적이 오로지 “내가 여기 있다”라고 소리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럭셔리카가 마땅히 제공해야 할 안락함과 품격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그런데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분석도 있다. 차량 전체를 감싸는 복잡한 형상의 바디 키트를 모두 풀 카본 파이버로 구현해 낸 베눔의 시도 자체는 고급 튜닝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록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할지언정, 기존 차체를 완전히 재설계(Rebuilt) 수준으로 뜯어고친 집념과 마감 품질만큼은 튜닝 업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진 출처 = 'Creative Bespoke'
사진 출처 = ‘Creative Bespoke’

결국 베눔의 롤스로이스 던 에로스 화이트 에디션은 “돈으로 취향은 살 수 없다”라는 명언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튜닝은 때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보다, 원형이 가진 고귀함을 훼손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프로젝트가 롤스로이스라는 브랜드가 가진 최상위 럭셔리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으로서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누군가에게는 전 세계 25명만 소유할 수 있는 독보적인 개성의 표현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원형을 파괴한 괴작에 불과할 뿐이다. 과연 15억 원을 들인 이 파격적인 변신을 “예술적인 개성 존중”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명차의 영혼을 훼손한 과한 욕심”으로 봐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당분간 베눔의 롤스로이스는 꾸준히 자동차광들 사이에서 문제작으로 회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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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오토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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