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바겐이 너무 흔다다고 생각한다면
랜드크루저, 럭셔리하게 재탄생
자동차 튜닝 끝판왕의 결과물은?
호화 오프로더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와 랜드로버 디펜더는 이미 ‘정답’처럼 여겨진다. 어디를 가도 보이고, 어떤 컬렉션을 봐도 빠지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그 익숙함이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틈을 파고든 존재가 있다. 화려한 최신 플랫폼도, 미래적인 디자인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기본적인 토요타 랜드크루저에서 출발했다. 농장과 광산, 오지 현장을 누비던 투박한 70시리즈가 무대의 주인공이다.
“이게 왜 여기서 나와?”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지만, 실물을 마주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호주 튜너 PVS가 손댄 랜드크루저 76 왜건은, 기존 럭셔리 오프로더의 공식 자체를 뒤집는다.
깡통에서 콘셉트카로, 70시리즈의 파격 변신

이번 프로젝트의 베이스는 2025년형 토요타 랜드크루저 76 시리즈 왜건 GXL이다. 주행거리 128km에 불과한 사실상 신차 상태이며, 주목할 점은 AdBlue가 적용되지 않은 마지막 디젤 사양 중 하나라는 점이다. 1984년 처음 등장한 70시리즈는 지금까지도 일본과 호주 등 일부 시장에서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신 SUV들과 비교하면 구조도, 감성도 완전히 다르다. 래더 프레임 기반에 각진 차체, 실용성 위주의 구성은 그 자체로 상징에 가깝다.
PVS는 이 투박함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외관은 스페인 오프로더 전문 브랜드 Urnieta의 파츠로 무장했다. 새 프론트 범퍼, 튜블러 사이드 스텝, 루프랙, 측면 수납 브래킷, 후면 사다리까지 정통 오프로더 감성을 극대화했다. 블랙 포지드 휠과 굵직한 타이어, 여기에 XPEL 자가복원 PPF까지 더해 실사용까지 고려했다. 겉모습은 여전히 거칠지만, 마감과 완성도는 전혀 다른 차다.
실내는 외관보다 더 극적이다. 기존 70시리즈의 빈약한 인테리어는 완전히 사라졌다. 레카로 크로스 스포스터 GK100 버킷시트, 토요타 툰드라에서 가져온 카본 파이버 포인트 스티어링 휠, 그리고 실내 전체를 덮은 블루 알칸타라가 분위기를 지배한다. 오렌지 컬러 스티치와 안전벨트, 대시보드 포인트는 콘셉트카를 연상시킨다. PVS가 밝힌 목표는 명확하다. “농장 트럭이 아니라, 쇼카에 가까운 오프로더.” 그 의도는 실내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기술적인 변화도 있다. 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최신 연결성을 확보했고, 트렁크에는 서랍형 수납 시스템과 테일게이트 테이블이 들어갔다. 호주 아웃백을 전제로 한 실용적 럭셔리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다. 2.8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500Nm를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와 상시 사륜구동, 센터 디퍼렌셜 락 구성도 유지됐다. 섀시나 서스펜션 튜닝은 언급되지 않았다. 성능보다 감성과 희소성에 집중한 선택이다.
가격은 충격적이다. 완성차 기준 AU$20만, 세금 포함 시 약 AU$22만. 한화로 환산하면 약 1억 5천만 원 수준이다. 호주에서 기본형 랜드크루저 76 GXL이 약 8천만 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값이 거의 세 배로 뛰었다.
G바겐이 지루해진 사람들을 위한 선택지

이 차는 합리적인 소비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모두가 선택하는 럭셔리 오프로더 대신, 이야기와 맥락이 있는 차를 원하느냐는 질문이다. G바겐과 디펜더는 완성형에 가깝다. 반대로 이 랜드크루저는 정반대다. 출발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결과는 가장 과하다. 그래서 더 강렬하다.
특히 70시리즈가 지닌 헤리티지와 상징성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여기에 콘셉트카급 실내와 최신 편의사양을 얹은 이번 빌드는, 틈새를 정확히 노린 결과물이다.
결국 이 차는 모두를 위한 오프로더가 아니다. 이미 지루해진 사람들, 남들과 다른 선택을 원하는 소수에게만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런 시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