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잇따른 한국 도심… 공통점은 ‘전기차’였다
폭발적 가속과 원페달 시스템, 초보자에겐 치명적
전기차 시대, 안전 체계 재정비 필요
최근 전기차가 연달아 사고의 중심에 서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본인 모녀가 음주 전기차에 치여 어머니가 숨진 사건부터, 대전 도심에서 발생한 10중 추돌 사고까지, 사고 차량 모두 전기차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급가속 특성과 민감한 반응성을 가진 전기차는 인지능력이 떨어진 상황이나 초보 운전자가 조작할 경우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운전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동일한 사고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전기차의 폭발적 가속이 사고 위험을 키운다
전기차의 가속 방식은 내연기관차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 회전수(RPM)를 높여나가며 속도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지만, 전기차는 페달을 밟는 즉시 모터 출력이 전달돼 순간적으로 속도가 붙는다. 제로백이 3초대인 차량도 다수이며, 일반 전기차조차 초기 토크가 매우 높다. 이러한 특성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예상보다 빠르게 속도가 올라가는 상황을 만들고, 특히 초보자·고령자·음주 상태에서는 제어 능력이 따라가지 못한다.


전기차 특유의 ‘원페달 드라이빙’도 사고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 원페달 모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회생제동이 걸리며 속도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익숙해지면 운전자가 별다른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감속과 정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는 급박한 상황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혼동할 수 있고, 회생제동을 의존하는 운전 습관이 형성되면 돌발 상황에서 제동 반응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용인에서 테슬라가 카페로 돌진해 11명이 다친 사고에서도 운전자는 “원페달에 익숙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판단이 늦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전기차 사고율 1.25배… 구조적 위험이 통계로 드러났다
실제로 사고 통계에서도 전기차의 높은 사고율은 확인된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기차의 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6만여 건에 달하며, 1만 대당 사고 건수는 1,096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의 1만 대당 사고 건수는 880건으로, 전기차의 사고율이 약 1.25배 더 높다. 전기차의 전체 보유량이 아직 내연기관의 절반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사고 발생 빈도는 결코 적지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운전이 기존 운전 방식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숙지하지 못한 운전자가 많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전기차 가속은 ‘뛰어오르는’ 형태에 가까운데, 내연기관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는 이를 체감하지 못한 채 기존 운전 방식으로 전기차를 조작한다. 가속페달 오조작이나 발 착각이 발생하면 차량은 순식간에 속도를 내기 때문에 제동할 시간 자체가 매우 짧아진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크게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급성장한 전기차 시장, 이제는 ‘안전 보완’이 시급하다
전기차 보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20만 대를 돌파했으며 전체 신차 판매의 13% 이상을 차지한다. 내년 초에는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수가 늘어날수록 관련 사고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술적·제도적 안전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2029년 이후 출시되는 신차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규칙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기존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제 효과는 최소 10년 이후에야 체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는 친환경성과 성능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운전 방식이 내연기관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전기차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안전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이번 연속 사고 사례는 전기차의 본질적 구조가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음을 보여주며, 전기차 특성에 맞춘 기술적·제도적 보완책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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