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철강, 수출길 막힌 데 이어
이젠 탄소 장벽까지…’삼중고’에 신음

한국 철강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때 국가 경제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철강업계가 지금은 사방에서 몰아치는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수입 철강에 높은 관세 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과 환경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삼중고’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거대한 장벽이 된 미국과 유럽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이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특정 철강 및 알루미늄 품목에는 여전히 50%에 달하는 높은 관세가 매겨져 있다.
이는 사실상 수출을 포기하라는 의미나 다름없어 관련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할당량(쿼터)을 큰 폭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전에는 일정 물량까지는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문턱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이 기준을 넘어서는 물량에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5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문제는 EU가 우리나라 철강 제품의 가장 큰 수출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이다. 이미 지난 4월, EU가 1차적으로 쿼터를 줄이면서 한국산 물량이 14%나 감소한 바 있다.

이번 조치까지 더해지면 국내 철강업계가 입을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환경 규제, 또 다른 복병
수출 장벽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탄소 중립’ 역시 철강업계에는 큰 부담이다.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각국 정부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공정으로의 전환이 시급해졌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정부는 미국, EU 등 주요국과의 협상을 통해 무역장벽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추진, 기업들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독려할 계획이다.
특히 총 5,7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패키지를 통해 중소 철강업체들의 경영난 해소에도 힘쓸 예정이다.
또한, 국회에서는 ‘K-스틸법'(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법) 통과를 서두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철강 산업의 체질 개선과 기술 혁신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보호무역주의와 환경 규제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선 한국 철강 산업이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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