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EC 정상회의를 치르며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주가 이번에는 시민들을 향해 조명을 돌린다. 제목부터 강렬한 공연 ‘레트로 인 더 나이트’가 그 신호탄이다.
경주문화재단은 19일 오후 7시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동해선 개통과 APEC 경주 개최를 기념하는 특별 공연 ‘레트로 인 더 나이트’를 연다. 국제회의 도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은 경주가 시민들에게 선물하는 일종의 APEC 앙코르 무대다.
이번 공연의 키워드는 단연 레트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전국을 뒤흔들던 클럽문화와 가요계를 이끌던 얼굴들이 무대에 오른다. 클럽 DJ 출신이자 혼성그룹 쿨의 래퍼로 사랑받은 DJ 김성수, 당시 댄스씬을 장악했던 혼성그룹 스페이스 에이, 강렬한 존재감의 DJ 춘자가 경주의 겨울밤을 디지털 턴테이블 위에서 다시 호출한다.

관객 구도도 흥미롭다. 기획 의도는 분명하다. 그 시절 음악에 청춘을 걸었던 3040 세대에게는 ‘내 청춘 리마스터 버전’을 선물하고, 레트로를 하나의 트렌드로 소비하는 MZ·Z세대에게는 ‘직접 체험하는 복고 클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세대가 다르지만 같은 비트에 몸을 맡기는 순간만큼은 같은 시대를 공유하게 되는 셈이다.
공연은 약 80분 동안 이어진다. 단순히 DJ가 음악을 틀고 관객이 듣는 구조가 아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함께 따라 부르고, 일어나 춤추고, 호흡을 맞추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경주예술의전당 로비에는 과거로 떠나는 여행을 콘셉트로 한 포토존이 설치돼 관객이 직접 사진을 찍고 개인 SNS에 올리며 또 하나의 기억을 기록하도록 유도한다.
APEC 기간 동안 경주는 세계 정상과 언론 앞에서 도시의 품격과 역량을 증명했다. 이제 시선은 다시 시민으로 향한다. APEC이 보여준 것은 경주의 행정 능력과 도시 인프라였다면, 이번 공연은 경주의 문화적 감수성과 시민들의 에너지다. 무료 공연으로 전석 개방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경주가 단지 회의 한 번 잘 치른 도시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문화의 체온을 유지하는 도시임을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다.

시민들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황리단길과 대릉원, 첨성대 야간 관광이 APEC 이후 주말마다 붐비는 가운데 이번 공연은 ‘밤의 경주’를 즐기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동해선 개통을 앞두고 교통 접근성이 좋아지면 경주예술의전당은 보문단지와 더불어 문화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레트로 인 더 나이트는 그런 변화의 시작점에 놓인 상징적인 무대가 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지정좌석제로 운영된다. 사전 예매자에 한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공연과 관련한 세부 내용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대표번호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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