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금융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가운데 원화 약세라는 중대한 난관에 봉착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다니엘 모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15일(현지 시각) 기고문에서 “한국이 지금 마주한 외환 상황은 시장 개방이라는 대외 전략과 충돌하고 있다”라며 “난관 봉착 상태”라고 평가했다. 외신의 시선이 한국 경제 정책의 복잡한 딜레마에 집중되면서 통화당국의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그리고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금융당국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는 게 모스 칼럼니스트의 분석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까지도 최근 원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시장은 한국 정부의 환율 개입 여력을 주시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구조 변화의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하고 역외 거래 규제를 전면 완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동시에 당국의 환율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 틈을 파고들며 원화를 매도하고 있다”라며 최근 급격한 환율 상승의 원인을 설명했다.
다니엘 모스 칼럼니스트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거대 경제권은 시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급이 되지만, 한국과 같은 중견국은 그와 같은 여력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즉, 한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는 순간 글로벌 자본의 충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큰 환율 시장에서 외부의 충격은 통제하기 어려운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에는 외부 요인뿐 아니라 국내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모스 칼럼니스트는 1997년 외환위기를 기억하는 중장년층과 부동산 가격 급등에 실망한 청년층이 ‘서학개미’로 대거 미국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정부가 미국과 체결한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도 외화 수요를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주요국들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는 시점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유시장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모스 칼럼니스트는 “이 같은 결단은 전략적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라면서도 “시장의 과도한 반응과 급격한 변동성이 반복된다면 그 결과가 과거처럼 눈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우려를 덧붙였다.
이 같은 외신 분석은 단순한 환율 흐름을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국제 금융 질서에서의 위치까지 재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심리적 저항선까지 하락할 경우 한국은행의 개입 가능성, 그리고 외환보유고 활용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외환 당국의 정책적 판단은 금융시장 안정은 물론, 향후 MSCI 지수 편입 등 대외 신뢰도에도 직결되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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