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에서 실질적 조치를 도출하는 데 뜻을 모았고, 대북 정책 공조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942년 조세이 탄광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 이후 80여 년 만에 구체적 진전이 이뤄지면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이 대통령은 일본 나라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셔틀외교의 토대 위에서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절차는 당국 간 실무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는 1942년 일본 우베시 조세이 탄광에서 발생해 한국인과 일본인 노동자 183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들의 유해는 80여 년이 지난 지난해 8월에야 발견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동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라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뜻깊다”라고 말했다.
조세이 탄광과 관련한 논의는 다카이치 총리가 먼저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경화 성향이 짙다고 알려진 다카이치 내각에서 과거사 논의가 공식 의제로 다뤄진 만큼 유의미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강제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현안까지 논의가 확대되지는 않았다. 이에 향후 과거사 전반으로 논의를 넓혀가야 한다는 제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한국과 일본 양국 역사적 논의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대북 정책 공조에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또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을 둘러싼 인식에서는 양국 간 온도 차가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상호 이익을 확보할 협력을 추진하고 공급망 협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라고만 밝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교역 중심을 넘어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국제 규범 형성까지 포괄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실무 협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양국은 초국가 범죄 대응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경찰청이 주도해 발족한 국제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가하고 이를 뒷받침할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위협이 되는 초국가 범죄 해결에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사, 안보, 경제 전반에 걸쳐 실무적 합의를 하며 한일 협력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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