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수사 단계로 본격화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공천헌금 의혹과 가족 관련 의혹이 동시에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경찰의 출국금지와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며 김 의원은 사실상 고립된 상황에 놓였다.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 이후 수사 압박이 가중되면서 향후 거취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14일 경찰은 김병기 의원과 배우자 이 모 씨 등 5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출국금지 대상에는 김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과 김 의원에게 금전을 전달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 동작구 의원 2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을 중심으로 공천헌금 의혹의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 의원 2명으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2,000만 원을 건네받았다가 이후 돌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이지희 부의장이 금전 전달 과정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이수진 전 의원은 2023년 말 이창우 전 동작구청장과 전 동작구 의원 등이 이 같은 의혹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후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가 김 의원과 전 동작구 의원 2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며 수사가 확대됐다.
김 의원 차남과 관련한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김 의원이 토익 점수와 관련 경력이 없는 차남을 숭실대학교 계약학과에 입학시키는 과정에 개입하고,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을 청탁했다는 전직 보좌관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후 관련자 2명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부의장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무혐의로 종결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동작경찰서장에게 여러 경로로 연락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논란은 확산하는 양상이다.

경찰은 해당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7시 55분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김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지역구 사무실, 차남 자택 등 6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의원과 배우자, 측근으로 지목된 동작구 의원을 대상으로 약 7시간에 걸친 수색이 진행됐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한 뒤 김 의원을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여당은 김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각종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2일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제기된 의혹 중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라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소한의 시간을 달라”라고 밝히며 재심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와 당 징계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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