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군사 작전을 단행한 이후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한민국 베네수엘라화’ 주장에 대해 중남미 전문가가 “한국과는 구조적으로 전혀 다르다”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본질과 한국 사회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민주주의의 취약 지점에 대한 경고는 교훈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정환 한국외대 중남미 연구소장은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 배경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석유 문제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법무부가 마두로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로 마약 밀매·코카인 반출·불법 무기 소지·인권 탄압과 부패 등을 들고 있지만, 법적 유죄 여부와 별개로 자원 문제가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한국 사회를 베네수엘라에 빗댄 논평을 낸 것에 대해 신 소장은 “구조적으로 전혀 다르다”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정통성이 취약한 정권 아래에서 경제 정책 실패로 국가 시스템이 붕괴한 사례”라며 “민주주의 수준, 경제 기반, 제도적 안정성에서 한국과의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유사성에 대해 묻는 진행자의 말에는 일부 긍정하기도 했다. 진행자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영부인도 같이 체포가 됐는데 (영부인이) 검찰총장 출신이었고 각종 가족 비리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반문했다.
신 소장은 실리아 플로레스 영부인이 사실상 ‘브레인’이라고 불리는 점을 설명하며 “이념적으로는 오히려 마두로 대통령보다 더 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플로레스 영부인은 막후에서 영부인 이상의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소장은 모든 국가가 경계해야 할 공통된 위험 요소로 삼권분립의 붕괴를 언급했다. 그는 “어느 나라든 권력 분립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으며 베네수엘라 사례는 그 경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진단은 단순 비교가 아닌 구조적 교훈을 읽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한편, 신 소장은 미국의 군사 개입이 세계 질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의 유사한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사법재판소가 미국에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냐는 물음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신 소장은 “국제사법재판소가 국제법 위반 판단을 내리더라도 미국에 강제력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판단 기관일 뿐 집행 권한이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제재 역시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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