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텃밭‘ 이라 불리는 부산에서 정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차기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국민의힘 박형준 현 부산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민심의 방향이 급변하고 있음을 방증한 것이다.
4일 발표된 공동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의원은 다자 대결 구도에서 26.8%의 지지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박 시장은 19.1%에 그치는 지지율을 보였다. 해당 조사는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3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불과 4개월 전(지난해 9월) 조사와 비교하면 전 의원의 상승 폭은 6.5%p, 박 시장은 3.2%p 상승에 머물렀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39.6%)과 국민의힘(39.7%)이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며 ‘부산=보수’라는 공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욱 주목할 지점은 가상 양자 대결에서 전 의원의 경쟁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 의원은 박 시장과의 1대1 대결에서 43.4% 대 32.3%로 11.1%p 앞섰으며 김도읍 의원과의 대결에서도 43.8% 대 33.2%로 우세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대표 주자들과의 맞대결에서 연이어 우세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박 시장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의 대결에서 34.9% 대 29.3%로 소폭 앞서는 데 그쳤다. 박 시장에 대한 시정 평가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직무 수행 평가에서 ‘부정적’ 응답이 50.8%로 과반을 넘었고 ‘긍정적’ 평가는 38.0%에 그쳤다. 현직 프리미엄을 기대했던 박 시장 입장에서는 오히려 중도층 이탈과 반감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조사 결과는 단순한 여론 흐름을 넘어 부산의 정치 판도가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통일교 연루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 의원이 오히려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유권자들이 논란 자체보다 정치 전반의 변화와 방향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통신사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5.6%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는 지난해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셀가중을 반영해 산출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5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세 번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윤 전 본부장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정치권에 현안을 청탁하며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윤 전 본부장이 거론한 금품 수수 정치인 중에는 전재수 의원 외에도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혐의를 일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전 의원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은 단순한 인물 지지 이상의 흐름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유권자들이 정당 간 진영 논리를 넘어서 정책과 인물 중심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의 ‘보수 텃밭’ 이미지가 흔들리며 향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선택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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