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대만 문제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입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입장 표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대통령실이 기존 외교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외교적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과 중·일 갈등이 겹친 상황에서 한국의 메시지가 어느 방향으로 읽힐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새로운 입장 표명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을 유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일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서 양안 문제가 논의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일관된 입장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그 입장에 따라 대처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실무 차원의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대만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중국 외교 당국의 메시지와 맞물리며 주목받았다. 한중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믿는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입장 표명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중국의 발언은 최근 심화하고 있는 중·일 갈등과도 맞닿아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으며 이후 양국 간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신년사를 통해 “조국 통일은 역사의 대세”라며 대만 통일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에 다카이치는 올해 신년사에서 ‘강한 일본’을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행보가 일본을 겨냥하는 동시에 한국의 외교적 선택을 시험하는 성격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처한 외교적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라며 “전략적 입장을 더욱 정교하게 설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한국을 상대로 관계 개선을 위한 매력 공세를 펼쳐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방중 당시 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 건립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일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친중’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만큼 “외교적 선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어느 쪽의 신뢰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대만해협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이 커 정부의 후속 메시지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향후 회담 결과와 추가 발언에 따라 한국의 외교적 입장이 어떻게 읽힐지가 이재명 정부의 외교적 능력에 대한 평가를 동시에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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