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국회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묘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 인터뷰에서 의미심장한 발언과 함께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여기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위촉까지 겹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국회의장 후보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박지원 의원은 31일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국회의장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어제부터 양복을 입고 다닌다”라고 답하며 시선을 끌었다. 이어 “그동안은 청바지에 재킷 차림이었는데, 이제는 양복을 입고 제대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출마 선언은 피했지만, 정치적 행보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진행자가 이재명 대통령이 조정식 의원을 정무특보로 임명한 배경을 묻자, 박 의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조정식 의원이 당과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정무특보로 임명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보좌관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해석을 하지 않는 것이 제 해석”이라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은 이미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반기 국회의장의 뜻을 두고 있다”라며 “이재명 정부와 함께 유능한 민생 국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 의원의 행보에 대통령실 인사가 더해지자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안팎의 시선은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조정식 의원과 박지원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은근한 지지를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명청대전’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도전 당시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도 지낸 조 의원은 핵심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에 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박지원 의원을 연이어 언급하며 다른 흐름을 만들고 있다.
조 의원이 정무특보로 위촉된 다음 날인 29일 정 대표는 전남 무안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의원의 이름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전남 예산 증액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무죄 판결을 언급하며 박 의원을 치켜세운 것이다. 정 대표는 회의장에서 박 의원에게 직접 무죄 소감을 요청했고 박 의원은 당 지도부와 당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민주당의 국회의장 선거는 현역 의원 투표 80%와 권리당원 투표 20%가 반영된다. 이 제도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도입한 방식이다. 국회의장 선거 시점이 전당대회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경쟁은 단순한 의장 선출을 넘어 당내 주도권 싸움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국회의장 선거는 내년 5월 치러질 예정이다.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은 우원식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 29일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2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우 의장은 지난해 6월 5일 민주당 단독으로 선출됐으며 이는 역대 세 번째 원내 다수당 단독 선출 사례다.
우 의장의 뒤를 이어 83세의 박지원 의원이 전면에 나설지,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조정식 의원이 주도권을 이어갈지에 따라 민주당의 향후 권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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