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무너진 것은 5년 전이었다. 평생을 지켜주겠다며 재혼을 약속했던 연인에게 갑작스러운 뇌출혈이 찾아왔다. 여덟 번에 걸친 대수술 끝에 남성은 왼쪽 뇌와 두개골 절반을 잃어야만 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불릴 만큼 위중한 상황이었지만, 그 대가는 가혹했다. 그는 스스로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은 평생 곁을 지키겠다던 남자의 약속을 대신 지키기로 결심했다. 지난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여성은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는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그의 손발이 되어 헌신적인 간병을 이어왔다.
주변 사람들은 자식도 없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그를 만류했다. 그러나 여성의 의지는 확고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남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혼인 신고를 결심한 것이다.
이 선택은 가족들에게도 큰 아픔이었다. 친정엄마는 딸의 인생이 너무나 불쌍해 처음에는 혼인 신고를 반대하며 통곡했다. 하지만 자식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부모는 결국 딸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는 죄책감에 여성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지만, 남편 곁을 지키겠다는 다짐은 흔들리지 않았다.
혼인 신고를 마친 기쁨도 잠시, 남편은 다시 한번 생사를 건 두개골 복원 수술을 위해 차가운 수술실로 향했다. 여성은 이제 법적인 보호자이자 아내로서 수술실 밖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비극적인 사고 앞에서도 사랑의 힘으로 버텨온 두 사람의 사연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이들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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