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은 지우고 각을 세운 디자인
귀여움은 빼고, 존재감은 키웠다
자동차 튜닝킷 시장, 한국에도 유행 찾아오나?
혼다 프리드는 그동안 ‘귀여운 패밀리 미니밴’의 대명사였다. 둥글고 부담 없는 디자인, 실용성을 앞세운 구성 덕분에 일본 도심형 패밀리카 시장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튜닝 씬(scene)에서는 늘 아쉬운 대상이었다. 손을 대기엔 너무 착해 보였고, 개성을 드러내기엔 캐릭터가 약했다.

이 분위기를 정면으로 뒤집은 주인공이 등장했다. 일본 튜닝 하우스 DAMD가 선보인 혼다 프리드 전용 페이스 스왑 킷 ‘아이솔레이터(Isolator)’다. 둥근 얼굴을 통째로 걷어내고, 1980년대 미국 교외 차고에서 튀어나온 듯한 각진 전면을 덧씌웠다. 사진 한 장만 봐도 기존 프리드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다.
요즘 일본 튜닝 시장에서 확산 중인 ‘전면부만 바꾸는 튜닝’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차체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전면 디자인만 완전히 바꿔 일상형 차량에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프리드는 그 흐름의 가장 극적인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80년대 미니밴 감성, 전면에서 끝난다

아이솔레이터 킷의 핵심은 전면부에 집중돼 있다. 원형 헤드램프와 블랙 컬러의 각진 그릴은 1985년형 쉐보레 아스트로나 GMC 사파리를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헤드램프는 깊숙이 들어가 입체감을 강조했고, 그릴은 단순하지만 묵직한 인상을 남긴다.
범퍼 역시 요즘 미니밴과는 결이 다르다. 얇은 냉각구와 돌출된 턱을 살린 레트로 스타일 범퍼가 적용되면서, 전면의 인상이 한층 단단해졌다. 여기에 평평한 커스텀 보닛 커버까지 더해지며 ‘슬랩 페이스’ 느낌을 완성했다. 귀엽던 프리드는 사라지고, 존재감 강한 박스형 미니밴이 전면에 등장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차체 가공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펜더를 자르거나 바디를 다시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순정 차체를 유지한 채 볼트온 방식으로 장착된다. 기존 헤드램프 자리는 컬러 매칭 인서트로 가려지며, 선택 사양인 우드 패턴 데칼을 더하면 레트로 감성이 배가된다.

후면은 큰 변화 없이 순정 디자인을 유지한다. 직각에 가까운 테일 게이트와 수직형 리어 디자인이 오히려 전면의 레트로 감성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전면만 바꿨을 뿐인데 차 전체의 성격이 달라 보이는 이유다.
아이솔레이터 킷은 일반 프리드 ‘에어(Air)’ 트림과, 외장 클래딩이 추가된 ‘크로스타(Crosstar)’ 모두에 적용된다. 크로스타 버전에는 루프랙과 두툼한 타이어를 조합할 수 있어, 레트로 오프로더 같은 분위기도 연출 가능하다. 여기에 전용 15인치 스틸 휠까지 더해지면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기계적인 변화는 없다. 프리드가 사용하는 1.5리터 엔진 기반 e:HE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다. 전륜과 사륜 구성이 가능하며, 주행 성향이나 연비 특성도 순정과 동일하다. 단, 가솔린 단일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은 분명한 제약이다.
왜 지금, 프리드였을까

일본 내에서는 이미 일상형 JDM 모델을 대상으로 한 페이스 스왑 문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지프 체로키를 닮게 만든 혼다, 클래식 SUV처럼 변신한 경차 등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프리드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차종이다.
가격 역시 현실적이다. 기본 페이스 킷은 약 32만 엔대부터 시작하며, LED 헤드램프 업그레이드, 루프랙, 우드 데칼 등을 추가해도 부담은 제한적이다. 완전히 새로운 차를 사는 대신, 이미 소유한 차량의 인상을 바꾸는 선택지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 튜닝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더 이상 튜닝은 고성능이나 과시를 위한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일상에서 타는 차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대한 방식이 바뀌고 있다. 프리드 아이솔레이터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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