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동차 구독 모델에 첫 제동 걸었다
하드웨어 구독 금지, 어디까지 허용되나
미국발 규제가 글로벌 시장 뒤흔들 수 있다
뉴욕주가 자동차 제조사들의 구독 기반 수익 모델에 제동을 걸기 위한 규제 마련에 나섰다. 최근 완성차업계가 차량에 이미 장착된 기능을 구독 방식으로 잠금 해제하는 모델을 확대하자, 소비자 불만과 정치권의 비판이 동시에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주는 이런 흐름이 본격적인 ‘이중 과금’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제한하는 첫 입법 절차를 시작했다.

차량 가격에 이미 포함된 기능을 다시 유료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 침해라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점도 이번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특히 BMW가 2019년 열선 시트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려 했던 사건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다. 이 논란 이후 여러 제조사들이 기능별 잠금 해제·월간 구독 모델을 도입했지만, “차에 이미 있는 기능인데 왜 또 돈을 내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소비자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하드웨어는 금지, OTA 기능은 예외로 남는다

뉴욕 주의회를 통과한 ‘Assembly Bill A1095’는 차량 구매 또는 리스 시 이미 탑재된 하드웨어가 ‘추가 비용 없이 작동 가능한 기능’이라면 제조사가 이를 구독 방식으로 전환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쉽게 말해 열선 시트·열선 핸들·스티어링 보조 장비 등 물리적 장비가 존재하는 기능은 더 이상 ‘유료 해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기능이 이미 차에 달려 있고, 제조사의 서버나 외부 소프트웨어 지원 없이 현 상태 그대로 작동 가능한 경우라면 모두 규제 대상이다.
다만 모든 차량 기능이 일괄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OTA 업데이트가 필수적인 내비게이션, 반자율주행 기능, 인포테인먼트, 위성 라디오, 차량 통신(텔레매틱스) 등은 법안 적용 예외로 남는다. 즉, 데이터 업데이트·지도 정보 유지·AI 학습 등이 필요한 기능은 기존처럼 유료 구독, 일시불 업그레이드를 모두 인정받는다. 이는 테슬라 FSD처럼 개발 인력과 지속적 서버 운영 비용이 발생하는 기능을 고려한 조항으로 해석된다.
실효성은 낮아도 업계 논쟁은 크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구독 규제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현재 완성차의 주요 구독 수익은 OTA 기반 서비스에서 발생하며, 하드웨어 기능 구독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주의 이번 조치는 상징성이 크다.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 모델이 처음으로 제도적 견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자동차 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구독 모델이 소비자에게 부당한지’ 등 핵심 논쟁이 앞으로 더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규제가 다른 주나 국가로 번질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소비자 권리 보호를 이유로 기능 기반 구독을 제한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캘리포니아·워싱턴 등 환경·소비자 규제가 강한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에서도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규제를 논의하고 있어, 구독 모델의 국제적 규범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구독 규제가 트림 전략과 시장 판도까지 흔든다

제조사들 사이 분위기는 암담하다. OTA 기반 서비스는 여전히 허용되기 때문에 핵심 수익 구조가 흔들리지는 않지만, 하드웨어 기능의 구독화가 막히면 트림 구성이나 가격 정책을 다시 손봐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일부 업체는 이전에 무료로 제공되던 기능을 아예 상위 트림으로 묶어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자동차가 디지털 상품으로 전환되고 구독 비즈니스가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흐름 속에서 규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분간 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주의 법안은 이미 상·하원을 통과했으며, 주지사 서명만 남은 상태다. 서명과 동시에 일정 유예기간을 거쳐 정식 발효되면, 뉴욕은 미국 최초로 ‘이미 탑재된 기능의 유료 구독’을 금지하는 주가 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그동안 디지털 기능을 중심으로 구축해온 구독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와 업계 사이의 구독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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