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일정 조정 등 준비 난항
자영업자·여행사도 “특수 실종”
이상기후로 봄꽃 개화 시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축제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꽃 없는 꽃 축제’를 막기 위해 뒤늦게 일정을 조정하거나 개화율을 공개하는 등 자구책을 내놓는 모습이다.
17일 산림청의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에 따르면 벚꽃은 전국적으로 4월 7일 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4월 8일보다 개화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다. 생강나무와 진달래의 만개 시점도 각각 이달 26일, 4월 3일로 예측돼 지난해보다 이르게 봄 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예년보다 빠른 개화 소식에 꽃 축제를 준비하던 지자체들의 움직임은 분주해지고 있다. 축제가 지역 경제와 직결된 만큼 만발한 꽃을 제때 선보이기 위해 일정 조정에 나선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는 4월 8~12일로 발표한 여의도 벚꽃축제 일정을 개화 시기에 맞춰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 양산시는 원동매화축제를 당초 14~15일보다 일찍 개최했다.
문제는 개화 시기가 단순히 빨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북극 한파가 갑자기 강해져 꽃샘추위가 찾아오면 꽃이 늦게 만발할 가능성도 있다. 갈수록 개화 시기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각 지자체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해부터 단순 개화일이 아닌 ‘만개일’을 기준으로 군항제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개화일에 맞춰 축제를 열었다가 관광객들이 꽃봉오리만 보고 발길을 돌리는 일이 반복돼서다. 전남 광양시는 올해부터 축제 시기 확정 시점을 기존 2개월 전에서 1개월 전으로 늦췄다. 또 홈페이지에 ‘실시간 개화율’을 공개하기로 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매화 상태를 묻는 전화가 하루에 100통 넘게 이어져 개화율 공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꽃 축제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경남 진해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미선(62) 씨는 “우리는 3~4월 ‘한 철 장사’를 노리는데 개화 시기가 어긋나면 관광객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전했다. 여행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소규모 여행사 관계자는 “투어를 사흘 앞두고 꽃이 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고객이 많다”며 “축제 일정 확정이 늦어지면 상품 구성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기후변화로 개화뿐만 아니라 식재 시기에도 변화가 나타나면서 4월 5일인 식목일을 3월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실제 많은 지자체가 나무 활착에 유리한 여건을 고려해 식목 행사를 2~3월에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로 인한 예측 불확실성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북극권 고온화로 대기 균형이 흔들리면서 5월 폭설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예측이 점차 어려워지자 ‘데이터 무용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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