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만남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하는 사진작가 배진희의 개인전 ‘The Decade : The map that leads to us(10년: 우리에게 이르는 지도)’ 가 사진 전문 갤러리인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리고 있다.

20년에 걸쳐 지속되어 온 장기 프로젝트 ‘홧 어 원더풀 데이(What a Wonderful Day)!’ 연작을 기반으로 하는 전시이다. 이 작업은 2006년 작가가 영국 런던에 체류하던 시기에 함께 생활했던 외국인 친구들과의 일상 기록에서 출발했다. 북유럽과 대만,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 12명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홧 어 원다풀 데이!’ 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모두들 흩어져 각자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10년이 흐른 2016년, 작가는 SNS를 통해 그 친구들을 찾아 나섰다. 10명의 친구들과 연락이 닿았고, 한 명씩 찾아가 다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3년 가까이 걸렸다. 그리고 또 다른 10년이 흐른 지금, 20년의 세월이 묻어 있는 이 이미지들에 과거가 아닌 현재 속에서 다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12명 중에서 찾지 못한 2명은 모두 일본인 친구들이다. 그래서 한국 전시에 앞서 작년 일본 오사카에서 전시를 가졌다. 지난 작업에서 끝내 만나지 못한 친구들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전시이다. 이는 관계의 부재와 미완의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며 다음 여정을 예비하는 자리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한국 전시가 작가가 가는 여정의 종착지가 아니다. 또 다른 10년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배진희는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과 사진을 전공한 뒤 영국 Goldsmiths College에서 MA Media & Image 과정을 Distinction Grade로 졸업했다. 뉴욕, 런던, 도쿄, 피렌체, 방콕 등 여러 도시에서 개인전을 열며, 장기적인 시점에서 관계와 시간을 다루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배진희 작가는 “각자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간과 경험을 지닌 채 현재에 도착하는 장면을 관찰하고 싶어졌다”면서 “이번 전시는 그래서 과거를 회상하기 보다는 시간이 관계에 어떤 변화를 남겼는지를 관찰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월 11일까지(일·월요일 휴관)
송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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