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제525회 정기연주회에서 낭만주의 관현악의 정점으로 꼽히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작품이 요구하는 음향을 보다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해 연주용 처치벨을 처음 도입한다. 1부에는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을 배치해, 사랑과 비극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또 다른 결로 풀어낸다. 지휘는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이 맡는다.

이번 무대의 핵심은 협연 없이 ‘관현악 그 자체’로 서사를 구축하는 점이다. ‘환상 교향곡’은 한 예술가가 사랑에 빠진 뒤 집착과 환각으로 치닫는 과정을 다섯 장면으로 펼친 ’기악 드라마’로, 전곡에 반복되는 ‘고정악상(idée fixe)’이 연인의 이미지를 상징하며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작품의 배경에는 베를리오즈가 1827년 파리에서 배우 해리엇 스미드슨에게 품었던 일방적 사랑이 놓여 있고, 감정은 아편에 의한 환각과 죽음의 이미지로까지 확장된다.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 부분은 5악장 ‘마녀들의 밤의 꿈’이다.죽음과 조롱, 광기가 뒤엉킨 이 장면에서는 장례를 알리는 종소리와 ‘진노의 날’ 선율이 더해져 압도적인 음향을 형성한다. 대구시향은 이 5악장의 음향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연주용 처치벨을 동원한다. 2025년 제작한 C조와 G조 처치벨 2개를 울려 장례를 알리는 종소리의 깊은 공명과 교차하는 잔향을 만들고, 금속성 울림이 홀 전체로 퍼지며 음산한 공간감으로 극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킨다.

공연 전반부에 연주되는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은 러시아 5인조를 이끌던 발라키레프의 제안에 따라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간결하게 담은 관현악곡이다. 두 가문의 갈등을 그린 격렬한 주제, 그리고 잉글리시 호른과 현악기가 전하는 사랑의 주제가 대조를 이루며 연주된다.
두 작품 모두 사랑에서 출발하지만, 결말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차이콥스키가 절제된 서정으로 비극 이후의 감정을 남긴다면, 베를리오즈는 감정이 무너지고 왜곡되는 과정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낭만주의 두 거장이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 관람료 : R석 3만원, S석 1만6천원, H석 1만원.
송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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