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의 작은 전시실에 사람 냄새 나는 그림들이 걸렸다. 화려한 기교보다 정성과 삶의 이야기가 먼저 다가오는 민화 작품들이다. 그림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어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민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울진연호문화센터 2층 전시실에서는 오는 17일까지 ‘김성희 민화교실 회원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畵緣(화연)’ 그림으로 맺어진 인연이라는 뜻처럼 회원들은 민화를 배우며 이어온 우정과 배움의 시간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취미 활동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를 넘어 생활예술이 지역 공동체 안에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회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붓을 잡으며 서로의 삶을 나눴고, 그 시간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민화는 오랜 세월 서민들의 삶과 소망을 담아온 우리 고유의 그림이다. 책가도와 화조도, 십장생도 등 다양한 작품에는 복과 건강, 평안에 대한 바람이 담긴다. 회원들은 전통 민화 특유의 색감과 상징성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내며 각자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화려하면서도 정겨운 민화의 매력에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 하나하나를 천천히 감상했다. 작품 앞에서는 ‘정성이 느껴진다’, ‘그림 속 색감이 따뜻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함께 그린다’는 과정의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회원들은 그림 실력보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이어온 시간이 더 소중했다고 입을 모았다. 민화를 통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고 지역 안에서 문화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의미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는 강효정, 강희순, 김문희, 김세용, 도춘호, 박달수, 박순천, 엄홍지, 원정희, 윤수경, 이나라, 이말혜, 이미선, 이순금, 이영희, 이원복, 이은미, 이유주, 이혜영, 전명숙, 전은순, 정춘희, 최시몽, 최정선, 홍성희, 황경숙 등 27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했다.
김성희 민화교실 회장은 “민화는 단순히 그림을 배우는 것을 넘어 서로의 삶을 나누고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작품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전시가 생활예술 활성화와 주민 문화 향유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예술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예술을 통해 소통하고 지역 문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김성희 민화교실 회원전’은 오는 17일까지 울진연호문화센터 2층 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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