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아주 묵직한 예술철학적 물음을 주제로 한 전시가 영천 시안미술관에서 지난 10일부터 시작했다. ‘봄의 씨앗’전으로 시안미술관이 올해 상반기 특별 기획전으로 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바로 ‘경북 산불’이다. 2025년 의성군을 비롯한 경북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 재난을 주제로, ‘예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재난의 기억을 성찰하고 회복의 메시지를 모색하는 자리이다.


이번 전시에는 총 2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의성 등 피해 지역을 직접 찾아 현장조사와 기록을 진행했다. 잿더미가 된 산과 타다 남은 나무, 변해버린 지형,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예술적 언어로 채집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 70여 점의 신작을 최초 공개했다.


작품들은 모두 ‘재난 이전으로의 복귀’보다 재난이 남긴 흔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전시는 불’과 ‘씨앗’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축으로 여섯 개 섹션(발화·터·재·씨앗·곁·다시 봄)으로 구성돼 재난 이후의 세계를 함께 바라보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불의 씨앗’전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인터뷰 등 밀착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공공 프로젝트 성격을 띤다. 전시 결과물로 발간되는 도록(ISBN 등록)도 작품 목록을 넘어 재난의 과정을 예술적 시선으로 담아낸 공적 기록물로서 남길 계획이다.


변숙희 시안미술관 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작가들이 표현한 다양한 장르의 참상 흔적과 행위를 통해 과연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아가 관람객들에게는 회복이라는 단어를 공유하고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전시는 6월28일까지 시안미술관 1,2,3관 전관에서 진행된다.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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