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전수 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토론회
3월 27일 국회…농특위 발제·농민단체 토론자로 참석
정부의 농지 전수 조사를 앞두고 지난 3월27일 국회에서는 ‘농지 전수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농특위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초 “이르면 이달 중 전국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착수 전이지만) 만약 이번에 전국 단위의 농지 조사가 실시된다면 1949년 농지개혁 이후 78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전국 단위 전수조사가 됩니다.
벌써부터 사람들은 전국의 조사 대상 농지는 어느 정도 규모며, 그 비용은 얼마나 될까를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관리 강화를 위한 농지 전수조사 실행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조병옥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TF 단장은 “대상농지는 대략 195만ha, 필지는 1500만 필지가 될 것”이라며 “선행연구에 따르면 관련 예산은 110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실은 1264억원의 비용 예산을 추정했습니다.
발제를 통해 조 단장은 “현재 농지 중 직불금을 부당하게 수령하고 있는 농지가 약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이 온갖 방식으로 위반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전수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토론회를 주최한 농특위 김호 위원장은 “농지는 식량주권의 보루”라며 “이번 농지 전수조사는 농업·농정 대전환의 기초가 될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24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헌법에 경자유전을 써 놓고 온갖 방식으로 위헌행위를 하고 있다”며 “투기 목적으로 농사를 짓겠다며 취득하고 임대차하는 농지는 강제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농지 전수조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전국 195만ha에 비용은 1100~1200억 추산 ‘농지조사 역대급’
이번 전수조사의 규모는 가히 역대급입니다. 전국 약 195만ha, 1,500만 필지에 달하는 전·답·과수원 전체가 조사 대상입니다.
조 단장은 “조사에 드는 비용은 선행연구에 따르면 1개 마을에 평균 200~300만 원 선으로, 전체 예산은 약 1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김정호 의원실의 추계는 최대 1,26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사전 교육과 사후 검증을 포함해 약 3~4개월동안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각 마을마다 실조사 기간은 7~10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사항목은 3가지 영역으로 이뤄집니다. 우선 공통영역에선 필지지번, 공부지목,공부면적,실제지목,실제면적 등을 조사하게 되며, 소유영역은 소유자명,성별,취득원인,영농승계여부 등을 파악합니다. 끝으로 이용영역에선 경작 임대차여부 등 실제 농지를 원래의 취지대로 사용하고 있는지가 핵심 조사 항목입니다. 조사절차는농식품부 농지과·정보통계담당관실·공익직불정책과의 사전 자료준비를 바탕으로 농정원의 팜맵 정보, 행정안전부(지자체)의 새올행정시스템, 농어촌공사의 농지종합정보(농지정보시스템 자료), 국토부의 토지대장, 농산물품질관리원의 농업경영체 정보, 법원행정처의 등기정보(등기부등본) 등의 자료 취합해 실경작 여부와 임대차 현황을 대조하는 과학적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럼 농지전수 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조 단장은 “이번 전수조사가 대한민국의 농지정책을 새롭게 세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농지법이 올바르게 개정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치 근거 자료로 활용되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농지 전수조사는 1회성 이벤트가 아닌 5년 단위 주기적 조사를 통해 후세대를 위한 한국 농업과 농정의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열린 농지 전수 조사 토론회에서는 농지 조사방법, 조사 비용 등에 대한 내용들이 공개됐다. ©농특위
농민단체 “부재지주 보호보다 경작권 보호가 우선”
토론자로 나선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현장의 우려를 가감 없이 전달했습니다. 엄 위원장은 “현장 농민들은 부재지주가 드러나도 결국 농민이 그 땅을 소유하거나 안정적으로 경작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농지는 공공임대주택처럼 국가가 공적으로 매입·관리하여 지주가 바뀌어도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경작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실장은 “주관적 조사에서 벗어나 농자재 구매 이력, 농산물 판매 입금 계좌 추적 등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조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번 농지조사를 담당할 농림축산식품부의 김기환 농지과장은 “이번 조사의 목적은 실제 현황과 공적 정보를 일치시켜 농업 정책의 기초인 DB를 고도화하는 것”이라며 “조사를 통해 투기 및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 농지 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지 전수조사 목적은 ‘농지제도 국민적 신뢰회복’ ‘농지 정보 투명성 확보’
1945년 대한민국 해방 직후 우리나라 농지의 65%는 소작지였습니다. 당시 농민의 86%는 소작농이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1949년 ‘유상매수, 유상분배’를 원칙으로 하는 농지개혁법을 제정했습니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의 확립해 “농사는 농민이 지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지주제를 폐지하고 실제 경작자에게 땅을 나눠주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분배 대상 농지를 확정하기 위해 단군이래 첫 전국적인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작농 체제가 확립되었습니다.
1994년엔 뿔뿔이 흩어져 있던 농지 관련 법들을 하나로 묶은 통합 농지법이 제정(1996년 시행)되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 등 농업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법인의 농지 소유를 허용하고, 상속이나 이농 시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규제를 점차 완화했습니다. 이것이 농지의 투기화 바람을 몰고 온 것이지요.농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경자유전 원칙이 약화되었고, 농지는 점차 ‘생산 수단’에서 ‘투기 대상’으로 변질되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10% 정도의 표본 조사만 이루어지다 보니 실제 경작 여부를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농지 전수조사의 목적은 농지 투기 세력을 가려내고 농지 정보를 투명하게 디지털화하여, 진짜 농민들이 혜택을 받는 ‘장기적 농지제도 개혁’에 있습니다.
더농부 에디터 주연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클릭 한 번으로 농업·식품의 전문가를 만나보세요!▽
▽더농부 구독하고 영상으로 농업 콘텐츠를 즐겨보세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