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제목이 ‘기묘한 동거’다. ‘동거’라 함은 공간을 같이 하는 것인데, 더불어 있기에는 어색한 작품들이 한자리에 있다는 말인가? 여러가지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전시가 대구 021갤러리(대구 동구 안심로 54)에서 열리고 있다. 류재하, 김영범, 강윤정, 정세빈, 김유 등 경북대 출신 5명의 작가들로 이뤄진 ‘창, 비욘드(BEYOND)’라는 팀의 그룹전이다. “창 너머 무언가를 본다는 뜻인가?” 단체명도 평범하지는 않다.
이들 5명의 작가들이 동원한 재료들도 제각각 남다르다. 혼합재료는 물론이며 파이프가 등장하고 철재, 합판, 퍼티도 동원됐다. 흔히 마주치기 힘든 재료들이니, 이 역시 전시명 대로 ‘기묘하다’고 해도 될성 싶다.

‘창, BEYOND’는 장소를 해석하거나 점유하기보다, 작업과 공간이 맺는 관계의 방식을 지속적으로 실험해온 팀이다. 이번 전시는 그들의 이번 전시는 첫 갤러리 내부 전시다. 5명의 작가들은 함께 연구하고 축적해온 사유를 바탕으로 개인 작업과 공동 작업을 나란히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위계나 대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 작업은 공동 작업을 설명하지 않으며, 공동 작업 역시 개인 작업을 통합하지 않는다. 그저 각 작업은 독립된 상태를 유지한 채 하나의 공간 안에 놓여 있을 뿐이다. 하나하나 낯선 작품들이 ‘동거’하고 있을 뿐이다.

류재하는 오래되고 전통적인 물리적 오브제와 미디어 키네틱을 결합해 작업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업은 물리적 오브제와 기술적 장치가 함께 놓인 상태를 통해,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시간감이 공존하는 감각을 만들어낸다.강윤정은 파이프를 설치해 전시장 안에 또 하나의 내부 공간(통로·관문·방)을 구축하고 있다. 이 틈은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라 시선과 몸의 이동을 조직하는 구조로서, 관람자가 ‘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장치가 된다.

김영범의 작품에는 ‘비행’이라는 개념이 접목된다. 물리적 구조물과 움직임, 조명과 사운드가 시각적 인상을 넘어 분위기와 감정을 신체적으로 체감하도록 하고 있다.정세빈의 설치작업은 우연히 발견된 경험과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그 발견의 순간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그려내고 있다.그의 작업은 직접적인 설명 없이 작동하며, 관람자다 공간 안을 이동하며 장면을 ‘발견’하도록 한다.김유는 사라지거나 사라질 예정인 공간과 그 이후에도 남아 있는 흔적을 다룬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자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겹쳐 바라보며, 개인적인 기억이 공간 안에서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는 3월6일까지.(매주 일, 월요일 휴관)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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