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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 두 번 받고 울었는데…” 엄마 보자 다시 올라탄 17세, 일본서 금메달 따고 또 울었다.

올빼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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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도, 0.00점.

두 번째 시도도 0.00점.

강준이는 그 자리에서 울었습니다. 이미 잘했던 경기였어요. 앞서 런에서는 전체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거든요.

그런데 정작 준비한 고난도 기술을 두 번 연속 실패하면서 순위가 7위까지 내려갔습니다. 남은 기회는 한 번뿐.

그때 관중석을 올려다본 강준이의 눈에 엄마가 들어왔습니다.

잠시 뒤 강준이는 세 번째 시도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쉬운 기술로 바꾸지 않았어요. 두 번 자신을 넘어뜨린 바로 그 기술을 다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 그렇게 나왔어요.

처음부터 울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에서 열린 남자 스트리트 결승.

강준이의 출발은 좋았습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코스를 돌며 기술을 보여주는 ‘런’에서 88.45점을 받았어요. 런 점수만 보면 전체 1위였습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얻으려면 다음 순서인 ‘트릭’ 점수도 필요했습니다.

트릭은 준비한 고난도 기술을 한 번씩 보여주는 순서예요. 강준이는 보드를 공중에서 회전시키고 몸을 틀어 난간을 타는 기술을 준비했습니다.

연습한 만큼 해낸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이었죠.

그런데 첫 시도에 넘어졌습니다.

“한 번은 그럴 수 있지.”

다시 올라간 두 번째 시도에서도 착지하지 못했습니다. 두 번 모두 점수를 얻지 못했고,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어요.

두 번째로 넘어진 뒤에는 진짜 눈물이 났다.

강준이는 두 번째 실패 뒤 코스 밖으로 나와 울었습니다. 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감정을 추슬러야 했어요.

나중에 그는 이렇게까지 준비했는데 여기서 끝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 마음이 이해되더라고요. 런에서는 가장 잘했는데, 자신이 가장 공들여 준비한 기술이 말을 듣지 않은 거니까요. 마지막 한 번마저 실패하면 금메달은 멀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는 당시 다른 기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어요. 이미 두 번 넘어진 기술을 또 시도하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웠겠어요.

강준이는 코치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매달렸다고 했습니다. 코치는 자신을 믿으라고 했고요. 그렇게 마지막 출발대에 섰을 때 관중석에서 엄마가 보였습니다.

엄마를 보고 결심했다…세 번째도 같은 기술

강준이는 관중석의 어머니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믿어준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었다고요.

그래서 마지막 시도에서 기술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두 번 실패했지만, 가장 많이 연습했고 성공했을 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아는 기술이었습니다.

세 번째 도약.

이번에는 보드가 난간에 걸렸고, 강준이는 끝까지 균형을 지켜 착지했습니다.

92.40점.

앞서 얻은 런 88.45점을 더한 최종 점수는 180.85점이 됐어요.

두 번의 0점으로 7위까지 밀렸던 선수가 마지막 한 번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1위가 된 겁니다.

성공하고 또 울었다…시상대에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강준이는 착지한 뒤에도 울었습니다.

이번에는 실패해서가 아니었어요. 해냈다는 안도감과 기쁨이 한꺼번에 밀려온 눈물이었습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서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28일 기자회견에서는 우승 뒤 어머니를 부르며 운 게 자신이 해냈다는 표현이었고,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아 기뻤다고 설명했어요.

그래서 이 경기의 눈물은 한 장면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실패 뒤의 눈물.

마지막 성공 뒤의 눈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서 흘린 눈물까지.

같은 사람이 하루에 흘린 눈물이지만, 마지막에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엄마가 관중석에 있기까지, 양산과 서울을 오갔다.

강준이는 경남 양산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때 보드를 타기 시작해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적도 있어요.

화면 속에서는 ‘보드 신동’이었지만, 실제 훈련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강준이의 설명에 따르면 양산에는 마땅한 훈련 시설이 없어 맨땅에서 연습했어요.

더 본격적으로 훈련할 때는 금요일 밤 심야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주말 동안 공원에서 보드를 타고, 다시 늦은 버스를 타고 양산으로 내려갔죠. 이 생활을 수년간 했다고 합니다.

앞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때는 무릎뼈 골절로 출전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보드에 올라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쌓았지만, 아시안게임 메달만큼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강준이가 마지막 시도 전에 관중석의 어머니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는 말이 더 오래 남는 이유입니다.

일본 선수 둘 제치고 한국 첫 금…생일도 이틀 남았다.

은메달은 일본의 사사키 도아가 172.35점, 동메달은 오노데라 기누가 168.11점으로 차지했습니다.

사사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선수예요. 일본에서 열린 결승에서 강준이가 정상급 일본 선수들을 모두 앞선 겁니다.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건 2018년입니다. 그 뒤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강준이가 처음이에요.

그리고 강준이의 생일은 9월 29일입니다. 금메달은 생일 이틀 전에 찾아왔어요.

경기 전 친구들에게 이번 생일이 웃는 생일이 될지 우는 생일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는데요.

결승에서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금메달을 들고 웃는 생일을 맞게 됐어요.

두 번 넘어진 기술에 세 번째로 다시 올라탄 17세 강준이. 다음에는 LA 올림픽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고 싶다고 합니다. 이번 금메달을 보고 나니, 그 도전도 기다려집니다.

#강준이 #아시안게임스케이트보드 #스케이트보드금메달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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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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