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사실상 내란 범죄에 관여한 혐의에 대한 특검팀의 첫 구형으로, 향후 같은 혐의로 기소된 국무위원들에 대한 처벌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해 징역 15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윤제 특검보는 최종 의견에서 이번 사안을 “군과 경찰 등 국가 무력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 지시의 의미를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충성심과 권력 욕심으로 직무를 저버렸다고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은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수장으로서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경찰청과 소방청에 관련 지시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가 포함된 대통령 문건을 인지하고도 이를 실행 단계까지 전달한 정황이 CCTV 영상 등을 통해 확인됐다는 게 특검 측 주장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문제의 지시 문건 수령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문건을 받거나 열람했을 가능성을 추궁했고, 이 전 장관은 “책상 위에 문건이 놓인 것을 봤을 뿐”이라며 수령 자체는 부인했다. 특검이 제시한 CCTV 화면에 대해서는 일정표를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ㅡ의도적인 실행 지시는 없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한덕수 전 총리에게 문건을 보여주는 장면,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한 정황 등을 들어 내란 가담의 ‘순차적 행위’를 강조했다.
또한, 이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지시를 받은 적 없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을 들어 위증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특검 측은 이를 “국가 최고위층의 내란 은폐 시도”로 규정하며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재판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며 우연히 문건을 보게 됐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특검은 “듣는 사람조차 낯부끄럽게 만드는 비루한 변명”이라고 반박하며 이 전 장관의 진술이 진실을 왜곡하고 역사 기록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결심은 내란 사건의 국무위원급 피고인 가운데 두 번째 구형이다. 앞서 한덕수 전 총리에게도 같은 혐의로 징역 15년이 구형된 바 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최종 선고는 변론 절차가 마무리된 후 재판부가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등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인물들의 법적 책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검팀은 향후 재판에서 추가 증거와 진술을 통해 내란 관련 책임의 범위를 계속 좁혀나갈 방침이다.













댓글0